남북 불교교류 추진과정
·민족화합 공동올림픽추진 불교본부
교계의 남북불교교류의 추진은 먼저 불교운동단체에서 시작되었다. 88년 불교계에서는 서울에서 올림픽이 열리게 되자 이것이 남북한의 긴장을 완화하고 민족통일의 초석이 되도록 하고자 그동안 민주화운동에 참여해 온 민족화합 공동올림픽추진 불교본부를 결성하였다. 불교본부는 북한 바로알기, 올림픽의 남북한 공동개최 등의 통일운동을 전개해 오면서 남북한의 불자가 힘을 합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88년 6월 12일 개운사에서 열린 ‘조국의 자주적 평화통일을 위한 공통올림픽기원법회’에서 북한의 ‘조선불교도연맹’에 보내는 공개서한을 채택하였다. 동 서한에서는 가)공동올림픽을 성사시키기 위하여 남북불자의 힘을 결집시킬 것, 나)동족간의 대결의식을 극복하고 상호존중과 신뢰 하에 민족 단결의식을 드높여 나가기 위해 남북불교간의 자주적 교류를 실현하고, 다)8월 15일 같은 형식과 내용으로 북한의 보현사와 서울의 조계사에서 ‘조국의 자주적 평화통일을 위한 남북불자 공동기원법회’를 개최할 것을 제의하였다. 또한 7월 21일에는 기자회견을 통하여 ‘조선불교도연맹’에 보내는 제2차 공개서한을 발표하고, 8·15법회와 폭넓은 교류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실무대표자회담을 8월 10일경 판문점이나 기타 장소에서 개최할 것을 제안하였다.
불교본부에서는 남북불교교류를 실현하기 위하여 국토통일원과 대한적십자사를 방문하여 동 서한을 조선불교도연맹에 전달해 줄 것과 필요한 제반사항을 협조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국토통일원에서는 ‘북한에는 종교 및 종교활동 그 자체가 부재하므로 전달할 대상이 없다’고 하면서 전달이 불가능함을 통고하였다.
관계당국의 미온적인 태도로 인하여 처음 시도된 남북불교교류는 좌절되었고, 남한측 준비위원회에 의해 8·15법회는 조계사에서 800여 불자가 참여한 가운데 개최되었다. 이후 서울올림픽이 남한만의 주최로 치루어지고 난 뒤 불교본부는 통일운동의 성과를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하여 ‘민족 자주·통일 불교운동협의회’를 결성하고 해산하였으며 이후의 과제는 통불협에서 해결해 나가도록 하였다.
·한국불교 종단협의회
불교운동단체에 의한 교류추진은 정부의 비협조로 좌절되었으나 종단차원의 교류는 조선불교도연맹과의 접촉과 적극적인 반응을 보임으로써 그 가능성이 열리게 되었다.
88년 11월, 박완일 신도회장은 WFB에 참여한 몽고대표를 통해 조선불교도연맹에 반가사유상을 전달하였고, 89년 7월 북한을 방문한 법타스님은 조선불교도연맹의 교류의사를 확인하고 한국불교 종단협의회에 백자불상을 전달하였다.
이에 크게 고무된 대한불교 조계종은 9월 19일 임시중앙종회를 열고 남북한 불교신자들의 상호방문과 불교교류를 추진하기로 결정하고 국토통일원에 북한 주민과의 접촉을 신청하였다. 9월 26일 18개 종단 연합체인 한국불교 종단협의회는 10월 14일로 예정된 ‘한민족대화합 남북평화통일기원 한강연등대법회’에 북한 승려와 신도 30명을 초청키로 결정하고 국토통일원에 신청하였다. 국토통일원의 승인이 결정되자 10월 6일에는 하와이 대원사의 기대원스님을 평양에 파견하여 조선불교도연맹과 한강유등제에 북한불자 참석을 협의하였다. 10월 7일 조선불교도연맹 중앙위원회는 특별담화문을 발표, 한국불교 종단협의회의 초청을 수락하고 판문점에서 남북불교도대표회담을 가질 것을 제의하였다. 동 담화문에는 남북불교교류를 포함하여 통일문제를 함께 협의하고자 하였으며, 종단협을 포함한 남한불교계를 총망라한 대표회담을 제안하였다. 국토통일원에서는 이 회담이 정치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즉각 거부의사를 밝혔으나 불교계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자 회담 하루 전날 한강유등제만 참여하는 것을 허락하였다. 10월 13일 예정된 회담은 서로가 확인할 수 있는 시간부족으로 무산되었다. 조선불교도연맹은 13일 정오 담화문을 통해 준비시간 부족으로 참석 못함을 통고하고, 향후 불교 교류와 한반도의 통일문제를 협의할 것을 제의하고 남한측 대표에 통불협 ·민불련 등이 참여할 것을 요청하였다.
이후에도 90년 법주사의 청동미록대불 회향식과 ‘부처념 오신 날’에 북한불자를 초청하였으나 별 성파가 없이 끝나고 말았다.
남북불교교류시 해결과제
남북불교교류는 그것이 민족통일에 기여할 수 있는 폭이 큼에도 불구하고 그 중요성만큼 신중하고 책임 있게 진행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지나온 경험을 올바로 평가하면서 헌신적인 자세로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먼저 교류당사자의 상황을 직시해야 하고 극복과제를 점검해 나가야 한다.
·남북불교교류를 바라보는 시각
가. 북한정부와 조선불교도연맹
북한당국과 조선불교도연맹은 한반도의 최대과업으로 평화와 통일을 상정하고 있으며 모든 남북간의 교류는 이것을 위해서 실현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북한에서 열리고 있는 불교행사의 내용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관한 것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남한의 불교 현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 불교교류에 대한 남한정부의 지나친 간섭을 우려하면서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반대하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나. 한국정부와 한국불교 종단협의회한국정부와 종단협의회는 불교교류가 정치적인 문제(한반도의 평화, 통일문제)로 확대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으며 학술·문화교류로 한정하려 한다. 또한 교류 주체에 있어서도 창구단일화를 주장하며 한국불교 종단협의회만 인정하고 있으며 정치적인 일정을 고려하여 실현여부를 결정하고 있음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다. 불교운동단체의 입장
통불협은 남북불교교류를 통해서 민족통일을 앞당길 수 있으며 남북간의 이질감을 해소하고 동질성을 회복할 수 있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불교교류 자체의 의미도 존중하면서 궁극적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기여해야 함을 주장하고 있으며 추진주체도 불교계의 각계각층이 포함되어야 현재의 조건상 실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불교교류추진시 극복과제
민족의 통일이 우리의 최대과제라 활 때 한국불교는 이의 실현을 위해 무엇을 했는가 하는 것이 통일후의 세계에서 불교를 바라보는 준거틀이 되리라 보여진다. 그렇기 때문에 불교와 민족의 미래를 위해서 지금의 통일을 위한 노력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현재의 교계 통일운동은 많은 한계를 갖고 있다. 교계의 관심을 하나로 통일시키지도 못하고 있으며 정보의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헌신적이고도 책임있게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범불교적인 역량의 집중이 필요하다. 다양한 견해의 차이를 인정하고 통일시켜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요청되며 가시적인 형태로 불교계 각계각층을 망라한 범불교도 교류추진기구를 구성하는 것이 요청된다.
동구사회의 변화에서 비롯된 세계정세의 변화는 한반도의 긴장완화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호조건을 적극 활용한다면 민족의 통일도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외세에 의존하지 않는 주체적인 사고가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다. 불교계의 자주적인 힘의 결집, 헌신적인 보살행이 남북불교간의 교류를 성사시킬 수 있으며 통일조국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