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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토지세, 토지초과이득세의 부과가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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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리포트 - 편집실 1993년 02월 132호
분명 철은 한 겨울인지라 추위가 한참이지만 나라 안 팎의 정세는 추위를 아랑곳하지 않은 채 뜨겁게 돌아가고 있다. 현재 국제 정세의 열쇠를 쥐고 있는 미국은 신임 대통령이 취임하자 곧 기존 정책을 고수한다는 입장을 시위라도 하듯 이라크에 대해 군사력을 앞세운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으며, 국내 역시 곧 취임할 차기 대통령을 중심으로 꾸려질 정계 재편을 위한 행보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어서 각 언론 매체는 이를 숨가쁘게 보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얼마 전에 짧막하게 보도된 한 기사는 우리 불교계가 당장 종합적으로 대처해야 할 사안이기도 하여 무심히 지나칠 수 없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 기사는 차기 대통령 김영삼씨가 각계의 지도급 인사를 돌아가며 만나고 있는 참에 어느 유교계 인사가 김씨에게 향교 소유의 토지에 대한 토지초과이득세의 부과에 대한 면제를 부탁했다는 내용이었다. 토초세 문제는 이미 작년에 불교계의 언론에서도 보도되었거니와 교계가 당장 해결해야 할 중대 사안으로 지목되고 있다. 따라서 토초세 때문에 겪고 있는 어려움을 그저 남의 집에 든 우환쯤으로 치부할 수만은 없을 뿐더러 어쩌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유교계와 보조를 함께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
92년8월 31일자 법보신문에 따르면 서울의 수유리 화계사와 경기도 고양군의 흥국사가 관할 세무서로부터 거액의 토지초과이득세를 납부하라는 통지를 받았다고 한다.
먼저 수유리 화계사의 경우 91년 11월 관할 도봉세무서로부터 사찰 주차장터 2백20여 명에 대한 토초세 1천6백83만9천9백30원을 납부하라는 통지를 받았다. 이 터는 화계사의 자가 주차장으로서 대중스님과 직원 및 신도들이 화계사를 내방할 때에 사용하고 있는데, 잠시 타인에게 임대한 적이 있다. 따라서 이 토지는 토초세법 제9조 4항(유휴 토지 제외 규정)에 따라 종교 목적을 위해 직접 사용하는 토지에 해당한다는 것이 사찰 측의 주장이다. 그러나 도봉세무서는 과제 기간 종료일 현재 임대용 토지(주차장 영업 임대)에 해당하는 유휴 토지로서 당초의 처분이 유효하다 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또 고양군 흥국사는 작년 8월 15일 파주세무서로부터 사찰 소유 농지 9백53명에 대한 토지초과이득세 3백12만5천6백19원이 부과될 것이라는 통지를 받았다. 이 농지는 주변의 신도시 개발로 지가가 상승된 상태에서 현재 사찰측에 의해 대리 경작이 행해지는 곳이다. 파주세무서는 이 토지가 급등 지역 내에 있는 토지로서 그 이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유휴 토지에 해당되어서 토초세의 과세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한편 부산의 범어사는 작년 10월 현재 종합토지세 3천1백29만6천원과 택지초과소유부담금 1억3천1백20만원이 부과되었고, 이에 범어사 측은 불복하여 행정 소송을 내어 현재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계사와 흥국사도 역시 각각 행정소송을 제기해 놓고 있다.
토지는 인간이 임의로 생산해낼 수 없으므로 특정 개인이 전유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임의로 생산할 수 없는 토지의 특성을 악용하여 특정인이 타인의 사용을 배제한 채 독점적 소유를 주장하는 제도하에서는 필연적으로 토지 사용에 대한 이득이 발생하기 마련이어서 그 이득을 둘러싼 갈등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지주와 소작의 문제가 그러하거니와 현대에 와서는 독점자본의 항상적 이윤 획득을 위한 제도가 그렇다.
토지는 제한적으로 주어진 자연의 시혜물 그대로이므로, 인간은 필요로 하는 토지를 얻으려면 개발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 개발은 지가를 더 올려서 결국 지가의 차익을 노리는 투기는 언제나 있기 마련이다. 토지가 공유화되기 이전에는 해결될 수 없는 구조를 갖고 있는 생이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는 급격한 도시화의 부산물로 토지 투기가 성행해서 불로소득계층의 배만 불렸다. 이런 구조적 모순은 국민 일반에게 상대적인 박탈감을 불러일으키는 동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어서 마침내 지난89년 12월 30일 토지초과이득세를 신설하게 되었다. 말하자면 토지의 사적 소유는 보장한 채 그 소유에 따른 초과 이득을 정세로써 환수하겠다는 ‘토지공개념’을 도입해서 신설한 조세 제도이다.
토지공개념의 도입은 그 취지에서 볼 때 조금도 이의를 제기할 필요가 없을 만큼 합당하다. 토초세법 제1조 (목적)에는 개발사업이나 그 밖에 사회 경제적인 요인으로 유휴 토지 둥의 지가가 상승함으로써 그 소유주가 얻는 토지초과 이득을 조제로 징수함으로써 조세 부담의 형평과 지가의 안정과 토지의 효율적 이용을 기하고자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런 한편 그 소유주가 기본적으로 초과 이득의 수혜자가 될 수 없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특별한 명령으로 토초세가 과세되지 않는 예외 규정도 있다. 종합토지세법 제234조의 12항(용도 구분에 의한 비과세)에 보면 ‘제사,종교, 자선, 학술, 기예 기타 공익 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영리 사업자가 그 시업에 직접 사용하는 토지. 이 경우 그 사업에 직접 사용할 건축물을 건축중인 때의 건축물의 부속 토지는 이를 그 사업에 직접 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고되어 있다. 토초세법에서도 유휴토지의 예외 규정을 두었다. 9조 4항 규정의 내용은 종합세법의 예외 규정과 거의 같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문화재보호법에 의한 지정문화재나 보호물의 부속토지 및 그 보호 구역 내 토지(소유자가 사용, 수익하는 토지를 제외), 그리고 전통건조물보존법에 의하여 지정된 보존 대상 전통 건조물의 부속 토지 60년 이상 된 민가 사찰, 향교, 정자 동)가 이에 속한다.
따라서 전통사찰보존법상의 사찰은 당연히 토지초과이득세가 과세되지 않는 등으로 분류되어 있다. 즉 토초세는 토지를 소유한 사람이 개발이나 다른 사회 경제적 요인으로 인해 불로 소득을 얻었다고 추정될 때에만 그 차익에 대한 정세를 목적으로 할 뿐, 종교 활동에 따른 토지 이용이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음을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 법이 시행되면서 관할 세무적 측의 판단에 따라 법 취지를 벗어나 정세에 유리한 조항을 지나치게 확대 해석하여 사찰토지에 대한 과세 판정이 내려지고 있다. 화계사의 경우 사찰의 부속 토지임이 분명한데도 주차장으로 일시 임대되었다는 사실만을 적시하여 소유자가 사용, ‘수익하는 토지’ 라고 판정하여 과세하였고. 흥국사는 소유자가 농지에 거주하지 않는 토지’로 분류하여 유휴 토지라고 판정함으로써 과세 대상으로 삼고 있다. 앞으로 이 과제 기준에 대한 주무관청의 자의적인 판정 때문에, 이미 공개적으로 거론된 몇 개 사찰만아니라 다른 많은 사찰도 일방적으로 피해를 입게 될 것은 불문가지이다.
그래서 지난해 조계종 원로회의에서 이 문제가 거론 되었고 대통령선거를 앞두고는 각 당이 불교 공약으로
종합토지소득세와 토초세의 합리적 개선책을 들고 나왔다. 민자당은 이에 면제해 주겠다는 발표도 했다. 그러나 각 당의 공약에만 의존 할 사안이 아니다. 사찰의 토지는 엄연히 사적 소유의 토지가 아니라 공적 토지에 속한다.
그래서 이미 투기 관련 법률이 정해지기 이전에 정부가 그 사실을 인정하여 갖가지 법률로써 불교 재산의 권리를 통제해 왔다. 전통사찰보존법에 따라 매수와 매도가 신청인의 임의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임대조차 법의 허가를 얻어야 가능하다. 심지어는 다 허물어져 가는 사찰의 부속 건물 하나조차 뜻대로 손 볼 수 없는 실정이다. 그런데다 이제 사찰 토지에 대한 과세 기준 판정 여하를 관할 관청에 넘겨준 채 가만히 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 엄밀히 말해서 불교는 개발 사업으로 이득을 보는 일이라고는 거의 없다. 오히려 수행정진의 도량이 정부의 일방적인 개발 정책으로 파괴되고 오염되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동국대 한상범 교수는 ‘비단 토초세다 종토세다 하는 문제에 국한된 대처만이 아니라 불교를 에워 싼 전체 법 체계에 대한 총체적이면서 전문화된 대응 기구가 필요하다’고 밝힌다. 워낙 법의 내용이 방대할 뿐더러 세법 관계는 매우 복잡하고 그 해석 기준이 애매모호한 점이 많다. 고도로 조직된 기업체도 세법에 대한 전문 부서가 있음을 볼 때 그냥 단순히 대책만 세울게 아니라 전문화된 기구를 마련하는 일이 절실하다. 자칫 개별 사찰의 일로 치부하여 어설픈 ‘로비’로 대응하다가는 전국의 사찰에 모두 과세 통지서가 날아들지도 모른다. 이제는 불교계의 전문인으로 구성된 연구 기관이 빠른 시일내 결성되어 불교 발전을 욱죄는 법률의 개폐를 전문적으로 다루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