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무아無我 이론
밀린다왕은 불교 교리에 대해서 토론하려고 나가세나 비구를 왕궁으로 초청했다. 그는 나가세나가 자리에 앉자 마자 질문했다. “존자여 그대의 이름이 무엇입니까?” 나가세나는 그에게 답했다. “사림들은 나를 나가세나라고 부릅니다. 내 동료들도 나를 그렇게 부릅니다. 그러나 왕이여, 부모들이 그들의 자식에게 나가세나라든지, 수라세나라든지, 비라세나라든지, 시하세나리든지 하는 이름을 지어 줍니다만 그것은 단지 하나의 호칭이나 통속적인 개념, 일상적인 표현, 단순한 이름일 뿐입니다. 거기에 인격적인 개체는 없습니다.”
나가세나가 한 말들 가운데서 밀린다에게 충격을 준 것은 바로 이 “인격적 개체는 없습니다.”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밀린다는 나가세나에게 “인격적 개체가 없다면 누가 그대에게 옷과 음식과 거처할 곳과 약과 그릇들을 줍니까. 그리고 누가 그것들을 사용합니까. 누가 덕을 닦으며, 누가 수행을 합니까. 누가 도와 과보와 열반을 성취합니까. 누가 살생, 도둑질, 부정한 짓, 거짓말, 음주를 합니까. 누가 오역죄를 범합니까…’ 하고 반문 했다. 밀린다가 제기한 이 모든 문제들은 불교가 무아 이론과 더불어 언제나 부딪치는 근본적인 것들이다. 밀린다는 이 문제에 대한 모든 가능한 질문들을 모아서, 우리들이 한눈에 볼 수 있게 해준 것 같다. 그러면 그것에 대한 답은 무엇인가
밀린다는 나가세나의 답을 기다리지 않고 다시 계속했다. “ 내 동료들이 나를 나가세나라고 부른다 하고 그대가 말할 때 그대가 말하는 이 나가세나란 무엇입니까. 머리털이 나가세나입니까” “그것은 몸에 난 털, 손톱들, 이, 피부, 살, 힘줄, 뼈, 골수, 콩팥, 심장, 간, 진피眞皮, 비장牌臟을 허파, 장... 뇌수입니까” 밀린다는 먼저 인격적 개체 에 대한 답을 얻으려고 육체의 서른두 가지 부분을 하나하나 들면서 질문했다. 거기서 아무런 답을 얻지 못하자, 이번에는 인간 존재 전체를 분석하면서 “그것은 색色 수受 상想, 행行, 식識입니까 하고 질문했다. 나가세나가 그에게 계속해서 ‘아니’라고 답하자, “그렇다면 오온五蘊의 집합입니까”, “오온과 다른 것입니까” 하고 질문했다. 이들 질문에서도 나가세나는 역시 ‘아니’라고 답했다.
‘인격적 개채’ 가 존재한다는 답을 얻으려고 가능한 모든 질문을 하고 나서 밀린다는 마침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그대에게 할 수 있는 모든 질문을 해 보았지만, 나는 나가세나-인격적 개체-를 발견할 수 없습니다. 나가세나란 무엇입니까. 하나의 말, 그 이상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존자여, 그대의 말은 잘못된 것이고 거짓입니다. 나가세나는 없습니다.” 밀린다의 이런 공격에 대해서 나가세나는 밀린다가 사용한 것과 같은 방법으로 응수했다. 먼저 그는 밀린다에게 그가 타고 온 수레에 대해 설명해 달라고 부탁했다. “사람들이 수레하고 부르는 것, 그 수레란 도대체 무엇입니까. 굴대들이 수레입니까.” 그러자 밀린다는 굴해 들어 수레가 아니라고 답했다. 나가세나는 계속해서 수레 바퀴테, 바퀴살, 바퀴통... 수레 지붕, 덮개들에 대해서도 같은 식으로 질문했고, 밀린다도 역시 계속 같은 답을 했다. 나가세나는 밀린다에게 ‘이 모든 재목材木들을 모아서 한구석에 놓아 둔 것, 그것이 수레입니까’ 하고 물었다. 밀린다는 역시 ‘아니’ 하고 답했다. 나가세나는 계속해서 질문했다. “이 모든 재목들을 모아 놓지 않는다고 생각해 봅시다. 그것이 수레입니까?” 밀린다의 답은 물론 ‘아니’라는 것이었다. 나가세나는 다시 물었다. ‘수레’의 소리가 수레입니까? “수레의 소리가 수레일 수 없다.”나가세나는 마지막으로 밀린다에게 “수레란 무엇입니까” 하고 말했다. 밀린다는 마침내 침묵해 버리고 말았다. 그러자 나가세나는 밀린다에게 “나는 대왕에게 수레에 대해 물을 수 있는 것은 모두 물어 보았지만 수레는 볼 수 없습니다. 수레란 무엇입니까. 하나의 말, 그 이상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대왕이여, 당신의 말은 잘못된 것이고 거짓입니다. 수레는 없습니다” 하고 말했다. 그러고는 나가세나는 짓궂게 밀린다에게, “왕은 인도의 왕들 가운데서 첫째입니다. 그런데 누가 겁이 나서 그렇게 거짓말을 합니까’ 하고 말했다. 그러자 밀린다는 “존자여, 나는 거짓말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수레채 따위에 의해서 수레라는 호칭과 공통적인 개념, 일상적인 표현, 나가세나라는 이름이 형성됩니다” 하고 대답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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