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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그대의 삶에 하얀 연꽃을 피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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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비의 소리 - 혜능 2003년 01월 251호
다시 찬란히 빛나는 희망찬 계미년의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난해에는, 하얀 연꽃처럼 깊고 맑은 계율의 향기로 우리 승단과 교단이 더욱 맑아지도록 총림율원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어른스님과 총림대중의 여망으로, 법신 비로자나불의 연화장세계와 같은 곳이라고 해서 ‘화장원華藏院’이라 이름한 수승한 도량으로, 극락전에 있던 율원을 옮겼습니다. 이 곳 율원에서 장중하고 힘차게 올려다 보이는 가야산 상왕봉 봉우리에 지율청정持律淸淨의 하얀 연꽃 한 송이 올려놓고, 범행梵行의 연꽃향기를 <해인>가족 모두에게 일일이 정성스레 나누어 드립니다.
진리의 꽃다발로 아름답게 장엄한 불국토를 노래한 《화엄경》 <이세간품>에는 이런 연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뿌리는 유연한 자심慈心이요, 줄기는 으뜸가는 대비심大悲心이라. 공덕의 잎사귀에 지혜의 하얀 꽃 피니 지계持戒의 미묘한 향기 온 누리에 풍기네”라고 하여 커다란 사랑(大慈)으로 뿌리를 삼고 깊은 연민(大悲)으로 줄기를 삼으며, 무량한 공덕은 잎사귀가 되고 더없는 지혜가 꽃이 되니, 맑고 청정한 지계는 미묘한 향기를 내뿜는다고 했습니다. 《화엄경》은 이렇게 한 송이 연꽃을 마하야나의 위대한 실천자인 보디삿트바(보살)의 구체적이고 생동감 나는 삶에 비유한 것입니다.
연꽃은 불보살이 중생을 이익케 하는 공덕장엄에도 비유됩니다. 이 꽃의 바탕은 지혜와 자비의 공능功能이고, 다른 사람에게 감화와 영향을 주는 것은 이 연꽃의 향기입니다. 이 미묘한 향기는 맑은 위의와 엄정한 계행에서 풍겨나는 것입니다. 연꽃향기 나는 보디삿트바의 계율은 단 두 가지로 집약됩니다. 하나는 해야 할 일은 반드시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해서는 안 될 일은 절대로 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러한 계율을 지키는 보디삿트바야말로 위대한 선지식이며 우리 모두가 기쁘게 친근해야 할 선우입니다. 위대한 보디삿트바가 아닌 자 누구이겠습니까? 단지 지혜와 자비, 그리고 계율을 엄정히 지키는 마음을 배움으로써만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자신을 이러한 보디삿트바의 청정한 삶으로 가꾸기 위해, 새해를 맞으며 더욱 희망차고 결연한 서원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서원이란 마음속의 강력한 바램입니다. 마음속의 간절한 바램은 어떤 결과를 달성할 수 있는 힘을 제공해 준다고 부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확고한 결정과 강한 의지는 항상 서원으로 연결되는 것이지만, 그러나 서원은 무조건 다른 존재에게 의지하려는 행동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반드시 스스로 성취하겠다는 확고한 의지이어야 합니다.
지혜와 자비, 그리고 범행을 청정히 닦는 수행을 통하여 혼돈과 무지를 극복하고 지혜를 갖추어서, 자신의 몸과 마음에 스며들어와 있는 나쁜 습관(번뇌)이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 하얀 연꽃이 되어 확고한 서원으로 부지런히 수행(노력)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에게 가장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일이며 아름다운 삶일 것입니다.
새해 아침, 깨달음의 땅 진리의 바다 <해인>에서 두 손 모아 모든 존재들이 온갖 고통으로부터 벗어나 항상 행복하고 평안하기를 발원하며 제가 지은 모든 공덕 회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