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소원은 통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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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리포트 - 원택
1990년 09월 103호
우리 국민치고 〈우리의 소원〉이라는 동요를 모르는 사람은 아마 별로 없을 것이다. 남북한 육천만 동포가 한결같이 염원해 온 통일, 우리의 소원인 그 통일문제가 어쩌면 이토록 무참하게 묵살될 수 있단 말인가.
남북문제가 나을 때마다 말없이 잘 되기만을 염원해 온 대다수 국민들의 심정은 얼마 전까지 통일문제의 제일선에 섰던 정부나 범민족통일추진위원회, 그 모두가 원망스러울 뿐이다.
독일이 통일된 이후 동구의 민주화 바람이 불어닥치고 그 해빙의 무드가 이 땅에도 영향을 주어 그 동안 굳게 닫혔던 남북이 대화의 문을 열고 보다 진일보된 통일에 대한 실마리라도 찾았으면 좋겠다는 꿈이 이렇게 무산될 줄을 정말 상상이라도 했으랴.
그동안 정부가 발표해 온 일방적인 통일에 대한 열정과 제의에 일말의 기대를 가게고 북한방문 접수창구를 들락거렸던 이산가족의 심정을 헤아린다면 공수표로 어떻게 통일문제를 논의할 수 있겠는가.
이제 대통령이든 누구든 개인의 희망사항으로 그치고 말거나 당리당략(黨利黨略)을 위한 정치적 인기발언 쯤으로 생각하고, 민족의 중차대한 통일문제가 제발 남발되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냥 뻥튀기는 식이 아니면 실현될 가능성도 전혀 없는 문제를 풍선 부풀리듯 국민으로 하여금 기대만 잔뜩 부풀려 놓고는 무산되어 버리는-그리고 그 책임전가는 북한 등 상대방에게 돌리는-처사는 일반국민을 우롱하는 것 이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제발 이렇게 분별없고 그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짓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적어도 이 문제가 딴 문제가 아닌 민족의 통일문제라면 말이다. 어디 민족의 중대한 통일문제가 아이들 공놀이와 같은 심심풀이 장난인가?
적어도 이 통일문제만은 신중해야 한다. 그리고 경건해야 하며 온 정성을 다 쏟아야 한다. 정부가 주도가 되든지 민간단체가 그 대화의 창구가 되든지 관계없이 전 국민의 절절한 소망이 담져 있어야 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북한과의 통일논의를 계속하려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국내의 여론의 통일이다. 국내의 의견 하나 일치시키지 못하면서 어떻게 40년 이상 분단되어 전혀 이질적인 체제와 이념을 가지고 살아온 사람들과의 의견일치가 가능 하겠는가. 툭하면 생트집을 잡기 일쑤인 그들 앞에서 사사오열의 분열된 모습으로 나선다는 것이 말이나 될법한 일인가.
그리고 이번 범민족대회에서만은 정부가 좀더 너그럽고 관대했어야 했다. 정부와 정부끼리의 접촉이 어렵다고 판단되어 시작된 이번 민간차원의 교류에 정부는 적극 도와주고 일단은 어떤 형식으로든 대화의 창구를 열도록 했어야 했는데, 아주 작고 지말적인 회담 장소문제나 축소문제 등으로 대화 자체가 무산되어 버리는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므로 많은 국민들은 결과적으로 우리 정부가 통일에 대한 열의가 없는 것으로 명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앞으로는 남북문제에 있어서 우리 정부가 보다 자신감을 가지고 일을 풀어 나갔으면 좋겠다.
이미 그동안 성장된 우리의 경제력이나 정치역량, 국제적인 외교와 여론의 우위 등 이러한 바탕을 가지고 보다 일관성이 있고 적극적인 자세로 굳게 닫힌 북한의 문을 열어야 할 것이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이 정성 다 바쳐 통일, 통일을 이루자’는 동요처럼 온 민족의 소원인 통일문제를 좀더 구체적이고 신중하며 또한 능동적으로 대처해줄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