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호 보기


임금님의 옷을 입은 도둑

이전 게시물 다음 게시물
백유경 - 편집실 1985년 06월 40호
아주 먼 옛날에 임금님의 창고에서 보물을 홈친 도둑이 있었읍니다.
그는 홈친 보물들을 가지고 바다를 건너 멀리 도망을 가서 안심하고 살고 있었읍니다. 어느날 임금의 병사들이 와서 그를 붙들어 갔읍니다. 임금님 앞에 끌려온 도둑은 끝끝내 임금의 보물을 자기집의 가보라고 우겼읍니다.
“이 물건들이 정말 너희 집 조상 대대로 물려오는 가보란 말이냐?”
“네, 이 옷은 저희 할아버지 것이옵고 또 저것은 증조 할아버지께서 쓰시던 칼이 옵니다”
임금님은 화가 몹시 났읍니다. 도둑질을 하고도 뉘우칠 줄 모르고 계속 거짓말을 하는 도둑이 미웠읍니다.
“그러면 좋다. 이 옷을 한번 입어 보아라”
“이것이 너의 할아버지 때부터 내려오던 옷이면 너는 그것을 입을 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도둑은 임금님의 옷을 입어보지 못했읍니다. 옷을 입을 줄 몰라서 팔이 들어갈 곳에 다리를 끼우고 허리띠를 목에다 걸고 의젓한 모양을 지었읍니다. 임금과 대신들은 어릿광대와 같은 도둑의 그 모습을 보고 모두 한바탕 웃지 않을 수 없었지요.
“여봐라, 이 놈을 당장 옥에 가두어라”
그리하여 임금님의 보물을 훔친 도둑은 보물을 가지고도 그 값어치와 이용법을 알지 못해 한번 제대로 쓰지도 못하고 옥에 갇히게 되었답니다.

-불교우화 백유경-


※ 편집자 주
왕은 부처님과 같고 보물창고는 법과 같습니다. 어리석은 도적은 외도들과 같아서 부처님의 법을 훔쳐듣고 마치 그들의 법인양 자기의 것이라 생각합니다. 외도가 부처님의 법을 펼 수가 없는 것은 부처님의 참된 법을 모르기 때문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