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이 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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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 - 오수현
1985년 06월 40호
돌아와 열면 흐르는 5월의 창변…
바람소리 고요로워 창을 열었다. 먼데 밤하늘이 무적이나 투명스럽고 맑은게 꼭 상아해안의 은파 같은 도레미파의 눈부신 음향이 흐르는 것 같기도 하고 어느 이쁜 사람이 살아 다하지 못한 한이 승화한 영혼 같기도 하다.
아니, 거기엔 아무것도 견줄 수가 없을 것 같아
그 무렵의 바람이라면 기억하고 있을까. 밤이 익어 떨어지는 여름날의 로우터리. 소낙비처럼 쏟아지는 꽃가루.
과거보다는 미래를 더욱 많이 이야기했던 시절, 그러기에 꿈이 많았던가. 그래, 그땐 분명 미래를 더욱 많이 얘기했었다. 다시 갈 수 없는 나라 -
지난 것은 모두 아름답게 생각된다고 하지만 어떤 아픔 같은 게 밀려 온다.
유월이 오면 이 보잘 것 없는 생명을 허락해 주신 모든 인연 앞에 감싸드리고 싶다. 보잘 것 없는 생명이지만 부여 받은 사실을 절감하며, 또 누구에게나 귀중한 생명임을 스스로 긍정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어두웠던 지난 날의 가슴 아픔을 저 새파란 풀잎의 색깔로 지워버리고 빛나는 목숨을 소유하고 싶다.
천생의 업인으로 이 세상에 왔고, 이 세상의 업인으로 다음 세상이 있다는 사실 앞에 우리는 외경해야 한다. 하여 이 세상을 떠날 때 가벼웁도록 이 목숨의 많은 빚들을 갚고 싶다.
유월이 오면 떠났던 벗들 모두를 만나고 싶다.
만나서 밝다는 어둠처럼이나 무거운 나날의 울타리 속에서 생활에 찌든 음성으로 가슴 속에 남아있는 우리들 노래를 목이 아프게 부르고 싶다. 마음이 비어 버리면 그때처럼 교교한 달빛을 채우고 그래도 차지 않으면 내 가슴 작은 하늘까지 꼭꼭 담아서 밤새워 얘기를 하고 싶다. 어느 것 한가지도 뚜렷이 내세울 것 없었던 과거에 대한 후회도 한 친구의 꼭 의미있는 사람임에 가슴 풋풋한 자부심을 가지고 싶다. 지금은 먼 타국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을 내 친구-. 언젠가는 가까운 거리에서 보고 싶을 때 뛰어가서 볼 수 있기를 벌어 본다.
유월이 오면 스물 일곱살의 나이에 묻었던 세상의 먼지와 오만을 벗어 버리고 지혜와 겸손이 충분한 슬기로움을 지니고 싶다.
세상의 숱한 유혹에 빠져 지은 수많은 죄들을 용서 받고 거듭 죄악에 빠지지 않을 현명함을 갖고 싶다.
유월이 오면 이 나라 서민으로 태어나 부처님 말씀을 듣게 해 주신 나의 주위 분들에게 한없는 감사를 드리고 싶다. 하잘 것 없는 이 목숨을 한없이 빛나는 생명으로 이끌어 주신 분들께 이 은혜를 꼭 갚아야 할 터인데…
이생에서 못하면 내생에서라도 갚아야 될 것이다. 그래서 난 이 현실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은 것이다. 아집과 오만으로 뭉친 나의 굳건한 성을 허물고 사랑과 이해로 자신보다 먼저 타인을 생각해서 더욱 열심히 공부하여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싶다.
아울러 나의 작은 가슴속에 한없는 정을 키워 내 작은 하늘 닫기우는 날까지 잊을 수 없는 사람들의 이미지 속에서 부처님 말씀과 함께 나는 구김살없이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