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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슴 속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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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시 감상 - 신석정 1985년 06월 40호
〈제 1 장〉
내 가슴 속에는
대 숲에 드는 햇볕이 아른거린다.
햇볕의 푸른 분수가 찰찰 빛나고 있다.

내 가슴 속에는
오동잎에 바스러지는 바람이 있다.
바람이 멀리 떠나는 발자취 소리가 있다.

내 가슴 속에는
파초잎을 밟고 오는 빗소리가 있다.
빗소리에 이어오는 머언 우룃소리가 있다.

내 가슴 속에는
〈尹東柱〉의 시를 잘두 외우는 소년이 있다.
〈오피리아〉가 저희 누이라는 그 아리잠잠한 소년이 있다.


〈제 2 장〉
내 가슴 속에는
바람에 사운대는 꽃잎파리가 있다.
꽃잎파리가 마련하는 머언 세월이 있다.

내 가슴에는
오층탑을 넘어 석종을 스쳐간 하늘이 있다.
별들을 간직한 하늘의 착한 마음이 있다.

내 가슴에는
벚꽃 흐드러진 속에 젖먹일 업고 산채를 캐는 〈정상두〉 아낙네가 있다.
그 아주머니의 싸늘한 젖꼭질 물고 땅을 허비던 어린것의 뭉개진 손톱이 있다.

내 가슴 속에는
바다같이 울던 〈金山寺〉의 매미소리와 귀촉도가 있다.
향상 이방이라서 설리우는 귀촉도의 더운 피가 있다.


〈제 3 장〉
내 가슴 속에는
파르르 날아가는 나비가 있다.
나비의 그 가녀린 나랫소리가 있다.

내 가슴 속에는
굽이굽이 흐르는 강물이 있다.
강물에 조약돌처럼 던져 버린 첫사랑이 있다.

내 가슴 속에는
하늘로 발돋움한 짙푸른 산이 있다.
산에 사는 나무와 나무에서 지줄대는 산새가 있다.

내 가슴 속에는
산 같이! 산 같이! 하던 〈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