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와 기독교의 비교연구
증곡문웅(增谷文雄) 지음
회현각 옮김/진여원
불교에는 다른 종교나 이념과의 대화가 그렇게 많지 않다. 부처님 당시에는 이교도들과의 대론(對論)의 장이 비교적 많았다. 그러나 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는 불교와 비견할만한 종교나 사상이 없었던 탓도 있지만, 불교내의 다양성으로 말미암아 종파간에 자기의 주장을 펴는 종론(宗論)이 유행했을 뿐이다.
현대는 다양성의 시대이다. 하나의 통일된 세계관이 세계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세계관이나 가치관이 서로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은 세계문명의 전시장이라할 만큼 다양한 세계의 종교나 이념들이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동과 서의 서로 이질적인 문명의 교류점 이기도 하고 불교와 기독교 동의 다양한 세계 종교의 전시장이기도 하다. 특히 한반도는 현대사상의 양대 조류인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대결장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갈등 관계를 해소하기 위하여, 비교 연구나 대화를 통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이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다.
미린다왕문경은 기원 전 2세기 인도의 승려 나가세나와 희랍의 왕 미린다와의 대화로, 인도의 불교적 사고와 희랍의 헬레니즘적인 사고의 토론이다.
이 경의 원제는 ‘미린다 팡하’(팔리어)로 한역 경전에서 나선 비구경(那先比丘經)으로 번역되어 있다. 세계나 인간에 대한 실재론적인 사고와 연기론적인 사고의 차이 뿐만 아니라, 시간이나 인식의 문제 사고나 행동양식 동의 다양한 문제들이 논의되고 있다.
불교와 기독교는 어떤 의미에서 가장 상대적으로 대립되는 종교이다. 기독교가 감성적인 종교라면 불교는 이성적인 종교이다. 유신론적인 사고와 무신론적인 사고의 차이, 그리고 이상적 세계로서의 천국과 열반의 차이 등이다. 이러한 기본적인 세계관의 차이로 인하여 수행방법이나 행동양식에 있어서 서로 많은 차이를 가지고 있다.
불교와 기독교의 비교연구를 저술한 증곡문웅은 불교학자지만 객관적 태도로서 불교와 기독교의 차이점이나 동질성을 비교 분석하고 있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하지만, 기독교나 불교에 있어서 세계나 인간을 보는 눈에 따라 행복을 추구하는 방법이 달라진다.
수행의 방법에 있어서 원시불교에서는 신(信)은 있지만, 신앙(信仰)의 개념은 없었다. 그러나 대승불교나 특히 정토종이 취하는 철저한 자기무화(自己無化)나 신적인 어떤 것에 구원을 원하는 태도는 기독교적인 신앙과 같은 구조이다. 그리고 실천적 의미에서 기독교의 사랑과 불교의 자비는 거의 비슷한 개념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동양인 그리고 한국인이다. 그러나 서양의 교육방법에 의해서 교육되어졌다. 이러한 어설픈 교육태도는 우리 자신을 잃게 했고 서양을 이해하는데도 실패했다. 이러한 상황이 ‘불교와 기독교의 비교 연구’나 ‘미린다왕문경’같은 것에 우리의 관심을 끌게한 것이다.
동서의 문명과 종교의 차이나 서양을 이해하는데 필요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서양적인 사고에 젖은 우리들에게 우리 자신을 이해하고 찾는데 더 필요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