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카빌라바스투성에 정반왕의 왕자가 태어 나셨다. 그 왕자는 「나는 보리나무 밑에 앉아 부처가 되리라」고 하였기 때문에 삼십 삼천의 하늘 사람들은 매우 기뻐하며 옷자락을 흔들면서 즐거워 하였다.
그 때 정반왕의 궁중에 드나드는 여닮 가지 선정(禪定)을 얻은 카알라데에발라(아시타)라는 고행선인(苦行仙人)은 점심을 먹고 낮 휴식을 위해 삼십 삼천에 올라가 앉아 쉬면서 그 하늘 사람들을 보고 「당신들은 무엇 때문에 이처럼 기뻐하십니까. 내게도 그 까닮을 들려 주십시오」하고 간청하였다.
하늘 사람들은 「벗이여 정반왕의 왕자가 나셨읍니다. 그 분은 보래 도량에 앉아 부처가 되어 법 바퀴를 굴리실 것입니다. 우리는 그 한없는 위력을 우러러 법문을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처럼 기뻐하고 있읍니다」하고 대답하였다t
아시타 선인은 이 말을 듣고 빨리 삼십삼천에서 내려와 왕궁으로 물어가서 마련된 자리에 앉자 「대왕님,왕자가 탄생하셨다는 말을 들었읍니다. 그 왕자님을 뵈옵고 싶습니다」고 하였다. 왕은 아름답게 장식한 왕자를 데려 오라 하고 아시타 선인에게 예배하게 하였다. 그러자 왕자의 발이 딩굴러 행자의 결발(結髮)에 붙었다. 대개 이 세상에는 보살의 예배를 받을 만한 이는 따로 없는 것이다. 만일 모르는 결에라도 보살의 머리를 선인의 발 아래 붙이는 이가 있다면 그 사람의 머리는 일곱 조각이 날 것이다. 아시타선인은 「내몸을 망쳐서는 안되겠다」 생각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보살을 향해 합장하였다. 왕은 눈 앞에서 이런 이상한 광경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왕자에게 예배하였다.
아시타 선인은 과거 4O겁과 미래의 40겁 이 80겁 동안의 일을 알고 있는데 왕자의 상호(相好)를 완전히 갖춘 이 보살을 보고는 이 보살은 부처가 될 것인가 혹은 되지 못할 것인가고 추구해 보다가 반드시 부처가 되리라는 것을 알고 이 분은 불가사의한 사람이로구나 생각하고 빙그레 웃었다.
그리고 다시 「나는 이 왕자가부처가 되는 것을 볼 수 있을까 어떨까」를 생각하다가 「나는 볼 수 없구나. 나는 그전에 죽어 비록 백사람의 부처나 천 사람의 부처도 와서 내 깨달음을 열어 줄 수 없는 무형세계에 날 것이다」 하고 알고는 다시 「이런 훌륭한 분이 부처가 되는 것을 볼 수 없다는 것은 더 없는 내 손실이로구나」 생각하고 흐느껴 울었다.
왕과 대신들은 아시타 선언이 우는 모습을 보고 「선인께서는 아까는 웃으시더니 지금은 우십니다. 스승님 우리 왕자에게 무슨 장애라도 있읍니까」 하고 걱정스런 마음으로 물었다.
「아닙니다. 아무 장애도 없읍니다. 왕자님은 반드시 부처가 될 것입니다」
「그러면 왜 우십니까」
「나는 이 왕자님이 부처가 되는 것을 볼 수 없읍니다. 그것은 실로 내게 더 없는 손실입니다. 그래서 나는 내 일을 걱정하고 우는 것입니다. 부처가 이 땅에 출현하는 일은 참으로 회유한 일인데 나는 이분의 교화를 받을 수 없으므로 한편으로는 부처님의 출현으로 기쁘고, 한편으로는 내 늙음이 한탄스러워 우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아시타 선언은 「그러면 내 친적으로 누가 이 분이 부처가 되는 것을 볼 수 있겠는가」 고 생각하다가 그 생질 나알라카를 생각하고 그 누이에게 가서 말하였다.
「나알라카야 지금 정반왕의 왕자가 나셨다. 이 분은 부처의 종자로서 30년 뒤에는 부처가 될 것이다. 너는 그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니 지금 곧 출가하면 어떨까」그는 그 뒤에 부처님이 최상의 이치를 깨달았을 때와 부처님이 나알라카경(經)을 말하시는 것을 듣고는 다시 설산에 들어가 아라한과를 얻었다. 그러한 거룩한 길을 밟으며 7개월 동안 살다가 황금산(黃金山)이 가까운 어떤 곳에서 선채로 무여열반(無餘涅槃)에 들었다.
닷새자 되자 왕은 보살을 목욕시키고 명명식(命名式)을 행하기 위해 네 가지 향을 왕궁에 바르고 다섯번씩 묶은 곡물과 여러가지 꽃을 뿌리고 다른 것을 섞지 않은 젖죽을 끓이고는 세가지 베에다에 정통한 바라문 팔백명을 불러 왕궁 안에 앉히고 맛난 음식으로 그들을 대접하여 최대의 경의를 표한 뒤에 왕자가 어찌될 것인가 그 상호를 보게 하였다.
그 많은 바라문 가운데서도 여덟명의 바라문이 보살의 상호를 보았는데 이들은 보살이 태안에 계실 때에도 그 꿈을 예언했던 사람마다 이들 중의 일곱 사람은 손가락 두개를 들고 두가지로 예언하였다.
「이런 상호를 갖춘 이는 세속 생활을 하면 전륜성왕이 될 것이요, 집을 떠나면 부처가 될 것이다」하고는 전륜왕의 영광을 낱낱이 설명하였다.
그 중에서 콘단냐(교진여) 라는 성을 가진 젊은 바라문은 이 보살의 뛰어난 상호를 보고 「이 분은 세속에 머무를 턱이 없다. 이 분은 확실히 번뇌의 덮개를 없애고 부처가 될 것이다」 하고 손가락하나를 들어 한 길을 예언하였다. 그는 과거에 부처님 앞에서 서원을 세우고 최후의 생에 이를 사람으로서 그 지혜는 다른 일곱 사람들보다 뛰어났는데 「이런 상호를 갖춘 분이 가정에 머무를 턱이 없다. 이분은 반드시 부처가 될 것이다」 그 오직 한 길을 인정하였기 때문에 손가락 하나를 들고 이렇게 예언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 바라문들은 각기 집으로 돌아가 그 아들들을 불러 놓고 「아들아 나는 벌써 늙었다. 저 정반왕의 왕자님이 부처 되는 것을 뵈올지 어떨지 모르겠구나 저 왕자님이 부처가 되거든 너희들도 집을 떠나 그 분의 가르침을 따르도록 하여라」고 분부하였다.
그 일곱 사람은 살만큼 산 뒤에 그 업(業)을 따라 날 곳에 났으나 다만 콘단냐 바라문만은 아직 건장하였다. 보살이 진리를 구해 모든 것을 버리고 「우루벨라」라고 하는 작은 마을에 와서 「이 지방은 참으로 살기 좋은 곳이다. 이 곳은 좋은 집안의 자제로서 정근할 뜻을 가진 이가 정진하기에 목 좋은 곳이다」 생각하고 거기에 자리를 잡았다. 콘단냐는 보살이 출가했다는 말을 듣고 다른 바라문의 아들들에게 가서 「싯달타 태자가 출가했다 합니다. 그 분은 반드시 부처가 될 것입니다. 만일 당신의 아버지께서 살아 계셨더라면 지금 출가했을 것입니다. 당신들도 생각이 있으면 출가하십시오. 나는 저 분을 따라 출가합니다」 하였다.
그러나 그들의 뜻은 다 같지는 않았다. 그들 중에서 세 사람은 출가하지 않고 다른 네 사량은 콘단냐 바라문을 우두머리로 하여 출가하였다. 이들은 녹야원에서 최초로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부처님께 귀의한 「다섯 사람의 장로(長老)」가 되었다.
그러나 정반왕은 왕자가 부처가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귀의를 받고 많은 중생을 제도하리라는 말을 들었을 때 한량없이 기쁜 마음이 들었으나, 한편으로는 왕자가 수도자가 되어 자기 곁을 떠나리라는 생각에 미치자 그보다는 세속에서 그의 왕위를 계승하여 전륜성왕이 되어 강력하고도 위대한 통치자가 되어 주었으면 하는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왕은 대신들에게 물었다.
「왕자는 무엇을 보고 출가할 것인가」
「네 가지 징조입니다」
「네 가지 정조란 도대체 무엇들인가」
「늙은이, 병든 자, 죽은 자, 출가한 자입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는 그런 것이 왕자 곁에 오는 것을 허락하지 말라. 왕자는 부처될 필요가 없다. 나는 내 왕자가 일만 이 천개의 섬에 둘러싸인 사대주(四大洲)의 통치권을 쥐고 정치를 행하며 주위가 36유순이나 되는 대중에 둘러싸여 공중으로 걸어 다니는 것을 보고 싶다」
그리하여 그 네 가지 정조의 사람들이 왕자의 눈 앞에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사방 한 가나부다마다 수위를 두고 이를 살피게 하였다.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