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진번뇌(六塵煩惱)는 쉬임없이 일어나는데
고(苦)의 근원은 몸에 있구나
꺼져가는 호롱불 같고
반딧불 같은 생명은
아침에 태어난 하루살이 같은 데
언제나 생존하리라 생각지 말라
무명(無名)에 가리운 일물(一物)을 찾지 못하면
영겁(永劫)에 윤회를 면치 못하네
바른 길 못 찾는 고달픔이여!
하시(何時)에 삼계화택에서 탈출할 것인지?
하견산(下見山) 내 토굴은 맑고 깨끗하여
가히 천하대지라 할만하오.
이십 여 년을 산에서 보냈으나 이렇게 웅
장하고 절묘한 토굴은 지금 처음이며, 또한
환희심이 절로 생기는 곳이라오.
여기에서 생사의 두 갈래를 절단하고 중
생과 제불이 둘이 아닌 불이(不二) 경계에
들고자 합니다.
무명에 가려진 자성을 찾아 대광명을 성
취하고자 하면 죽음을 초개같이 여기는 용
기와 결단코 물러서지 않는 지구력이 필요
합니다.
육도에 윤회하기 그 몇 천 번이었으며 생
사에서 고통받기 몇 만 번이었겠오.
무상(無上) 불법을 만나서 대장부 몸을
받았을 때 부지런히 공부하여 대각(大覺)하
지 못한다면 또 다음 생에 받다야 할 과보
는 어이하리오.
중생이 본래 부처이건만 업식에 가려, 광
명을 보지 못함이니 육근을 살펴 육진을 일
으키지 않으며 견문각지분별식(見聞覺知分
別識)을 쉬면 자성을 보게 되어 부처가 먼
곳에 있지 않음을 알게 될 것이오.
下見山 토굴에서
慈海 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