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수 아래를 떠나지 않고 수미산에 오르시다
제13, 승수미산정품昇須彌山頂品이다. “그 때에 여래의 위신력으로 시방 일체 세계 낱낱의 사천하 염부제 가운데 다 보니, 여래께서 나무 아래 앉아 계셨는데 각기 보살이 부처님의 신력을 받들어 법을 연설하여, 스스로 이르되 항상 부처님을 대하였노라고 하지 않은 이가 없었다.(爾時에 如來威神力故로 十方一切世界一一四天下閻浮提中에 悉見如來가 坐於樹下어시든 各有菩薩이 承佛神力하고 而演說法하야 靡不自謂恒對於佛이러시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 일체 보리수 아래를 떠나지 아니하시고 수미산에 오르시어 제석천의 궁전으로 향하셨다.(爾時에 世尊이 不離一切菩提樹下하고 而上昇須彌하사 向帝釋殿하신대)
여기서 눈여길 부분은 모든 중생은 모두가 자신이 바로 부처님을 늘 친견하는 것으로 느낀다는 점과, 세존은 항상 중생의 곁을 떠나지 않으시면서 온갖 곳에 모습을 나투시어 설법을 하신다는 점이다.
가섭여래께서는 큰 자비를 구족하시니 모든 길상 가운데 가장 높으사 그 부처님께서 일찍이 이 궁전에 오셨기에 그런고로 이 곳이 가장 길상하나이다.(迦葉如來具大悲하시니 諸吉祥中最無上이라 彼佛從來入此殿이실새 是故此處最吉祥이니이다)
연등여래께서는 크신 광명을 가지셨으니 모든 길상 가운데 가장 높으사 그 부처님께서 일찍이 이 궁전에 오셨기에 그런고로 이 곳이 가장 길상하나이다.(然燈如來大光明이시니 諸吉祥中最無上이라 彼佛從來入此殿이실새 是故此處最吉祥이니이다)
두 게송은 처음과 마지막 게송을 소개한 것이다. 이 내용은 부처님이 좌정하시니 그곳이 가장 길상한 곳이 되었다는 말이다. 장소가 길지명당吉地明堂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좋은 사람이 살면 그곳이 가장 좋은 곳이 된다는 뜻이다. 그 곳에 사는 중생이 착한 행동을 한다면 좋은 나라가 되겠지만 모두가 비리와 부정에 물든다거나 좋은 사람을 선출할 생각은 하지 않고 후보자에게 돈이나 선물을 요구한다거나 지역주의로 선거를 한다면 영원히 좋은 나라는 이룩할 수가 없으리라.
어둠 속의 보배도 등불 없이는
다음은 제14, 수미정상게찬품須彌頂上偈讚品이다. 여기서는 열 분의 보살이 각기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하는 내용이다.온갖 법들이 제 성품 없는 줄 알지니 이렇게 법의 성품 안다면 곧 노사나불을 뵈오리(了知一切法이 自性無所有니 如是解法性하면 則見盧舍那로다)
비유컨대 어두운 데 있는 보배 등불 없으면 볼 수 없듯이 부처님 법도 말하는 사람 없으면 지혜 있더라도 알 수 없는 일(譬如暗中寶를 無燈不可見인달하야 佛法無人說이면 雖慧莫能了로다)
차라리 지옥의 고통 받으면서 부처님의 명호 들을지언정 한량없는 낙을 받느라고 부처님 명호 못 들을까 보냐 (寧受地獄苦하야 得聞諸佛名이언정 不受無量樂하야 而不聞佛名이로다)
그 까닭 말하면 지난 옛적에 수 없는 겁 동안 고통 받으며 나고 죽는데 헤매면서 부처님 명호 못 들은 까닭이네 (所以於往昔에 無數劫受苦하야 流轉生死中은 不聞佛名故로다)
그 중에 위의 두 게송은 서방西方의 승혜 보살(勝慧菩薩)이 설한 게송이니 이는 자장慈藏스님(590-658)의 구도수행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게송이다. 유사遺事 권3의 대산오만진신臺山五萬眞身편에 정관貞觀10년(636년)에 구법求法을 위해 당나라에 갔다가 문수보살을 친견하지 못하고 태화지변太和池邊의 문수석상에서 칠일기도를 봉행하던 중 꿈 속에 문수보살로부터 부처님의 정골사리頂骨舍利, 금란가사金袈裟와 함께 전해받은 게송이라 전하고 있다.
뒤의 두 게송은 서북방西北方의 진실혜 보살(眞實慧菩薩)이 설한 게송이다. 이는 지난 10월호에서 참고했던 제24 도솔게찬품과 비슷한 사상[甘苦近佛]을 간직한 게송이다. 청량소에서는 “고통을 받으면서도 부처님 명호를 들으면 해탈이 빨라지기 때문이오, 즐거움을 받는 대신 불법을 만나지 못하면 반대로 윤회에 떨어지게 되기 때문이다.(受苦聞名 速解脫故 受樂不聞 反 淪故)”고 하였다.
글을 마무리하는 즈음에 지난 94년에 성사되려다 만 남북정상회담이 6월에 이루어진다는 소식을 접했다. 선거용이던 어쨌든 통일을 위한 물꼬를 트는 중대한 계기가 될 것이라 믿으면서, 화개 십리 벚꽃길을 가 보았다. 꽃눈이 되어 내리는 하늘 꽃들을 통일을 위한 천우사화天雨四花의 서상瑞相으로 보고 싶다. 초파일을 지나면 한껏 남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