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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삼매 - 수완 2000년 05월 219호
Ⅰ. 부처님오신날

샛노란 물감을 풀어 싱그러운 유채 밭을
병아리 깃털처럼 채색하던 날
벌 나비 떼 별똥별 되어
유채 밭 위에 포물선을 그리고
벌 나비 떼 쫓는 참새 떼
무수히 윤회의 폐곡선을 그린다.
봄바람에 실려온
뜬금없는 반전의 외침
“하늘 위와 하늘 아래 나만이 존귀하다”

귀먹고 눈멀은 이들
유채 밭에 퍼질러 앉아
마른하늘의 천둥소리 듣는다.
벼락불을 본다.

벌 나비 떼 날아오르고
참새 떼도 따라 오른다
봄바람에 들뜬 유채 꽃
번데기를 벗고 나비가 되어
나풀나풀 날아오르고

룸비니 동산에 꽃비가 내린다.

Ⅱ. 불타의 달빛 유희
빼빼마른 *전정각산을 내려온 달빛
금 모래톱 일렁이는 니련선하 강가에서
번뇌의 옷을 벗고 멱을 감는다.

한줄기 바람 쪽빛 깃을 세우는
파릇이 움터 오른 밀밭 사이를 지나
천하디 천한
불가촌 천것들이 사는 마을에서
행복한 여인
*수자타를 만났다.

수자타여
그대 행복한 여인아
신분이 비록 소똥보다 천해도
이슬처럼 맑은 눈빛
어진 마음의 공양이
삼계에서 가장 평화로운 이의
고행을 쉬게 하고
세상의 아침을 눈뜨게 하는구나.

※전정각산. 부처님이 6년간 고행을 했던 곳
※수자타. 6년간 고행을 마친 부처님에게 최초로 유미죽을 공양 올린 여인

수완 스님은 시인, 현대불교문인협회장, 불교문예 편집인, 조계종 종회의원이시며, 시집(이내
의 끝자리)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