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솔래의상 / - 도솔천에서 보살도를 닦으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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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이야기 - 성원
2000년 05월 219호
어디로 갈 것인가. 어떻게 된 일인지 내 몸이 하늘로 부웅 떠오른다. 주변에는 작은 참새들이 나와 함께 날고 있다. 순간, 큰 날개를 가진 무엇인가의 부리가 보이더니 이내 어둠. 몸이 자유롭다. 어느새 나는 수초가 향기로운 한 호수의 한적함이 나를 통과시키고 있음을 느낀다. 몸에 닿는 물의 촉감이 부드럽다. 햇빛에 반사된 수면의 반짝임이 가슴 설렌다. 그것도 잠시, 빛나는 은빛 낚시바늘에 혀가 곳이고 숨이 막혀 온다. 그리고 몸이 말라갔다. 어리석은 중생은 그렇게 그렇게 수백만 생을 떠돌았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중생세계는 생노병사의 고해 속에서 희노애락을 거듭하고 있었다. 나는 저 중생계에 내려가서 정각을 이루어 많은 중생을 제도하리라, 옛적 선혜보살이 십지의 공덕이 차서 보처보살의 지위에 오르자 도솔천에 태어나 호명보살이 된 이가 말하였다. 그리고 곧 금단천자에게 명하였다. “내가 장차 남섬부주에 태어나서 도를 닦아 많은 중생들을 제도하려 하니 너는 그 종족 가운데 가장 깨끗하고 복덕이 갖추어진 집을 가려서 나의 부모가 될 수 있는가를 살펴라.” 이리하여 보살은 삼천대천세계의 중앙이 될 뿐만 아니라 백성이 모두 덕행이 있는 카필라국에 하생을 결심한다. 부모가 될 정반왕과 마야부인은 모두 어질고, 그 덕화가 초목금수에까지 미치고 있었다.
보살의 하생은 세상의 빛을 다 모아 내뿜는 하늘의 진동으로 이루어 졌다. 하늘이 열리며 보살이 위의를 갖추시고 빛을 타고 내려오신다. 왼손은 연화를 잡으시고 오른손에 백옥 홀을 들고 코끼리를 타고 표연히 나투신다. 무수한 보살들이 호위하며 내려오심에 하늘에 꽃비가 내리며 음악소리가 진동하더라. 보살은 월하에 거닐다가 난간을 의지하여 잠깐 졸고 있는 마야부인에게 이르러 합장배례하고 말하였다. “도솔천 내원궁에 있는 호명보살이옵니다. 다생인연으로 하계에 내려온지라 부인의 복중에 입태하오니 어여삐 여기소서.” 보살이 부인의 오른편 갈비를 헤치고 들어가자 부인은 놀라 잠에서 깨어났다. 맑은 향기가 진동하며 하늘 풍악이 귀에 쟁쟁하고 꽃비가 뜰에 가득했다.
정반왕과 마야부인은 길몽이라 여겨 선인에게 물어본다. 왕비께서는 반드시 태자를 낳으시며, 태자가 궁에 있게되면 전륜성왕이, 출가를 하게 되면 정각을 이루어 삼계중생을 제도할 것이라고 선인은 말한다. 마야부인은 그날부터 몸이 편안하고 마음이 쇄락하여 항상 전보다 상쾌하더라. 살랑거리는 봄바람에 만발한 꽃들이 흩어진다. 꽃과 벌이 하나가 되어 끊이지 않는 날개음을 자아낸다. 혹 모든 천인이 마야부인의 복중에 드신 보살을 위해 벌로 화하여 꿀을 따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당시 도솔천의 일대회중은 보살이 인간계에 하강하여 정각을 이루어 불과를 전하실 것이니 우리들도 인간계로 내려가 부처님을 도와 교화를 드날리고 그 법문을 들으리라하여 분분히 내려오셨다고 기록은 전하고 있다. 때문에 온 하늘이 열리고 세상이 진동하였음도. 언제라도 중생을 위하여 세상에 내려오실 분, 그 이름 부처시여. 이 시대라고 어찌 부처가 없으실까.
그러나 나, 이 시대의 부처를 보지 못하고 있다. 시방세계가 울리고 광명이 대천세계에 빛나도, 오늘같이 맑은 향기가 코끝을 떠나지 않고 벌들의 투명한 날개짓 소리가 가득하여도 부처의 탄생을, 그를 쫓아 내려오는 제석천들의 광명을 보지 못하고 있다. 혹 꽃보라 흩날리는 나무 아래 앉아 그가 왜 이리도 아름답게 꽃을 뿌리는가를 물으면 알 수 있을런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