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호 보기


금동미륵반가사유상(金銅彌勒半跏思惟像)

이전 게시물
여래의 미소 - 편집실 2000년 03월 217호
하늘에 뜬 밝은 달을 가리키는 것이 보살의 손이다. 이른 봄 촉촉한 단비가 되어 만물의 생장을 돕는 것이 보살의 마음이며, 더운 여름 내리쬐는 햇볕을 살짝 가려 주어 의탁할 그늘을 만들어 주는 것이 보살의 손길이다. 또한 보살의 눈길은 가을 산을 한 폭의 그림으로 여겨 중생에게 그 아름다움을 보게 하며, 보살의 음성은 추운 겨울날 멀게만 느껴지는 세간의 봄을 준비하도록 가르친다.
큰 바다나 험한 산같이 그 어려운 길을 중생과 함께 가는 것이 보살이며, 어려운 대목을 헤쳐갈 지혜를 알려 주는 것이 보살이다. 보살의 마음은 따뜻한 봄날의 햇살같이 세상을 비추며, 보살의 손길은 빠지는 곳 없이 곳곳에 닿는다.
그러므로 보살의 눈길은 위에서 아래로 향하나, 보살의 발걸음은 아래쪽에서 위로 행한다.
천지간 중생을 보듬어 안고 깨달음의 길로 향하는 발걸음이니 세간의 어느 중생 하나라도 놓지 못하는 것이 보살의 품이다.
적절한 방편이 없는 지혜는 속박이며, 방편을 지닌 지혜야말로 곧 해탈입니다. 그와 반대로 지혜가 없는 방편은 속박일 뿐이며, 지혜가 있는 방편이라야 해탈이라 할 수 있습니다.
又無方便慧縛 有方便慧解 無慧方便縛 有慧方便解 <維摩經>보살이 중생을 생각하는 바가 이와 같다. 보살이 중생을 귀히 여기는 것이 이렇게 클지라도 보살은 근심을 근심으로 생각하는 바가 없다. 보살의 근심은 근심이라 할 수 없으므로 보살의 중생을 향한 깊은 마음도 깨달음의 길과 다름이 아니다.
반가좌半跏坐로 생각에 잠긴 보살의 상호에 고통과 근심은 찾아볼 수 없다. 억지가 없으며, 애가 타는 조바심도 없다. 중생의 험한 발길을 억지와 조바심으로는 돌이킬 수 없다는 진리에 가까이 간 모습이다. 자연自然과 천연天然 사이를 지나며 중생과 함께 할 생각에 이미 즐거운 그러한 모습이다. 금동반가사유상에서 나타난 보살의 사유思惟와 입가에 어린 미소에는 시차時差가 없다. 보살이 중생과 늘 함께 할 생각은 마음의 근심이 아닌 얼굴에 미소를 만든다. 그러므로 번뇌가 깊을수록 보살의 보리심은 더욱 커지며, 중생의 근심이 깊을수록 보살의 자비가 더욱 커지는 것이 아닐는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