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세월은 흐르는 물과 같고, 계획은 그 흐르는 물 속에서 무엇인가 건지려고 쳐 놓는 그물과 같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그 그물을 치는 것을 깜빡 잊었다든가 그물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면 시간과 세월은 속절없이 흘러갈 뿐이다. 공자는 삼계도三計圖의 교훈을 우리에게 강조하셨다. 일생지계재어유一生之計在於幼 일생의 계획을 어릴 적에 세워야 하며, 일년지계재어춘一年之計在於春 일 년의 계획은 봄에 세워야 하며, 일일지계재어인一日之計在於寅 하루하루의 계획은 새벽에 세워야 한다고 하셨다. 그러므로 어릴 때에 배우지 않으면 늙은 뒤에도 아는 것이 없고, 봄에 밭 갈고 씨 뿌리지 않으면 가을에 거두어들일 것이 없으며, 새벽에 일찍 일어나지 않으면 그날을 헛되게 보내어 한 가지 일도 이루는 것이 없을 것이라고 경계하셨다.
덧붙이자면 21세기와 새로운 천 년의 계획은 바로 2000년 오늘에 세워야 만하는 것이다. 「장아함경」 ‘기세경起世經’에 따르면 광음천光音天의 천인天人들이 천국의 복락을 다 누리고 새로이 건설된 욕계欲界로 내려와 최초의 인간이 되었다고 한다. 그들은 모두 천상에 태어나는 복과 지혜를 지었으므로 복력이 최승하고 미묘하여 팔만 세의 수명을 살았으며, 남녀의 구별도 없었고 몸에서는 찬란한 광명이 빛을 발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 업력에 따라 복력이 감소되고 자업자득自業自得의 결과로 신성하고 안락했던 생활은 차츰 복잡하고 속세적인 사회로 전락하게 되고 말았다. 욕심과 아만심, 그리고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는 곧 인간의 복력을 감소시키는 행동이다. 그리하여 선과 악이 교차되는 사회로 전락하고 결국에는 모략과 중상, 시기와 질투, 사기와 폭력 등 심지어는 강도질까지 자행하는 불안한 사회가 되었다. 이것은 누구에 의하여 조작되는 것이 아니고 우리 스스로 조성한 것이며 이러한 업력이 더욱 강화되면 자신의 파괴는 물론 인간이 살고 있는 천체까지도 파멸된다. 다시 말해서 인간에게 선업善業은 하나도 없고 악업惡業만 남아 있다면 그 악업의 결과로 삼재三災(풍재風災, 수재水災, 화재火災)의 재앙을 유발하여 결국에는 우주 천체까지도 멸망하게 되며, 우리 인간은 이러한 삼재의 현상을 막을 수도 없고 피할 수도 없다. 이처럼 자연이 인간을 보호할 때에 인간은 화평하고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지만 만약 자연이 인간을 등지고 또 버린다면 인간에게는 그야말로 종말이 온다. 그러나 인간이 선업을 닦고 옳은 일만 행한다면 자연은 항상 인간의 편에 서서 유익하게 해주고 맑은 공기와 쾌적한 환경과 모든 양식과 음식도 원하는데로 공급해 줄 것이다.
천상은 한없는 복락을 누리는 것이기는 하지만 선업을 다 써 버리면 인간계나 더 나쁜 세계로 떨어지게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올바른 진리에 접근하기에는 천상보다 우리 인간계가 더욱 좋은 곳이며, 무엇이나 의지적으로 창조할 수 있는 용맹과 지혜를 가질 수 있는 곳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인간계이다.
스스로 반성하고 깨달을 수 있으며 윤리와 도덕을 잘 지키고 자비로운 정신으로 남에게 보시하고 이익을 주어 무한한 복력을 다시 쌓을 수 있는 환경과 조건을 가진 곳이 곧 우리가 사는 세계이다. 더욱 모든 진리를 탐구할 수 있는 것은 몰론 최상의 경지인 성불을 기약하는 세계라는 것은 누구나 희망을 갖고 정진하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성취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지난 세기말 우리가 겪어야만 했던 이상기온 현상이나, 태풍 그리고 지진 등의 재난을 막아낼 수 있는 것은 오직 우리가 행하는 선업의 힘으로 가능하다. 지구촌에 살아가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악한 일을 짓지 말고 선한 일을 행하여 복덕과 지혜를 쌓아 가는 것이 바로 천재지변天災地變을 막아낼 수 있는 원천이다.
부처님께서 수행자 스스로 자신의 악업을 경계하고 선업을 장려하도록 제정하신 계율은 바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관계에서 조화와 화합을 도모하는 실천덕목이다. 그러므로 삼재의 재난은 피할 수 없는 운명적이고 숙명적인 재앙이 아니라, 각자의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개선되고 막아낼 수 있는 현상이다. 올바른 일에 힘써 노력한다면 자기 앞에 장애를 제거하는 것은 물론 사회적으로 전인류적으로 정토를 건설함에 기여하는 여력까지도 발휘할 수 있다.
지난 백 년이 대결에서 비롯된 참화를 딛고 경제적인 안정을 이룩한 세기였다면, 이제 시작하는 새로운 백 년은 미묘한 지혜와 복력으로 극락과 같은 정토를 일구는 문화의 세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것은 바로 무한한 과거세로부터 이미 지혜와 용기와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우리의 성품을 개발하느냐 않느냐에 따라 좌우되며, 이유 없이 남의 목숨을 살해하지 않고, 남의 물건을 훔치지 않으며, 사음을 행하지 않고, 거짓말을 행하지 않으며, 간사한 말로 남을 유혹하지 않고, 이간질하는 말로 사회를 혼란하게 하지 않으며, 악한 말로 남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고, 남의 것을 탐내지 않고, 또 성을 내어 남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으며, 사리事理와 도리道理에 분별없이 행하지 않고, 어리석지 않고 지혜롭게 살아가는 열 가지 선행善行이 인류의 미래를 보장해 줄 부처님의 말씀이라 확신하며 새 천년의 정초기도에는 십선행 발원 기도를 시작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