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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동물산책(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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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강화 - 윤상림 1994년 01월 143호
공작 - 공덕과 주술의 힘
깃을 펼친 공작은 이 세상의 것이 아닌 양 멋지다. 「아미타경」에는 공작이 극락정토를 아름답고 꾸민다고 했다.
「쟈타카」159에 석존이 금빛 공작으로 태어나던 때의 일이 쓰여 있다.
태어나면서부터 금빛 나는 공작 한 마리가 산 속 깊은 곳에 살았다. 아침마다 공작은 해가 뜨면 몸을 지키려고 햇님과 부처님을 기리는 주문을 소리 높여 외운 뒤에 먹이를 찾으러 나섰다. 하루를 보내고 돌아온 공작은 다시 주문을 외웠다. 공작은 날마다 외우는 주문 덕에 사냥꾼의 그물에 한 번도 걸리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왕의 사랑하는 왕비가 꿈속에서 금빛 공작이 설법하는 것을 보고는 왕에게 “어떻게든 금빛 공작의 설법을 듣고 싶어요. 금빛 공작을 좀 찾아 주세요” 하고 청을 올렸다. 그 말에 왕은 사냥꾼에게 금빛 공작을 산채로 잡게 했다.
사냥꾼은 명령을 받고 산에 들어가 칠 년이나 애를 썼지만 끝내 잡지 못하고 산에서 죽었다. 왕비는 실망한 나머지 그만 죽고 말았다. 왕은 공작 탓에 왕비가 죽었다고 크게 노해서 금으로 만든 판에 “산 속에 사는 공작의 고기를 먹는 이는 늙지도 병들지도 않는다”고 새겨 상자 속에 넣어서 대대로 물리도록 했다. 얼마 뒤에 왕도 죽었다.
왕은 죽은 뒤, 금판의 글을 본 여섯 왕은 늙고 병들지 않으려고 저마다 사냥꾼의 자손에게 금빛 공작을 잡도록 했지만, 아무도 잡지 못했다. 그런데 일곱 번째 왕의 명령을 받은 사냥꾼은 별난 꾀를 내어 금빛 공작을 잡으려 했다. 암놈 공작을 길들여서 금빛 공작 곁으로 데려가 암놈을 울게 하자 금빛 공작은 애욕의 정을 일으켜 아침저녁으로 하던 주문 외우기를 까맣게 잊은 채 암놈이 있는 곳으로 날아갔다. 마침내 금빛 공작은 사냥꾼의 그물에 잡히고 말았다.
왕에게 끌려간 공작은, 자기를 먹어도 인간은 끝내 죽는다는 것과 자기가 금빛으로 태어난 것은 과거세계를 지킨 덕이며 모든 것은 실체가 없고 반드시 없어진다는 설법을 하면서 오계五戒의 공덕을 왕에게 가르쳤다.
이 이야기는 뒤에 밀교쪽 「대공작명왕경大孔雀明王經」같은 경전의 밑바탕이 되었다고 한다. 「불모대공작명왕경佛母大孔雀明王經」에 공작은 공덕을 지닌 불모대공작명왕으로 나와 “누구든 마음으로 공작명왕을 생각하면서 부르면 두려움이나 앙심 같은 괴로움이 모두 사라진다. 더욱이 경을 소리내어 읽고 잘 지키는 사람은 반드시 괴로움이 없어져 편해질 것이다”라고 했다.
이 경에는 또 불모대공작명왕 다라니를 소리내어 외우면 모든 괴로움과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석존의 이야기가 내려온다.

어느 날 석존의 제자인 수행승이 독뱀에게 물렸다.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입에는 거품을 물고 눈은 하얗게 뒤집어진 채 몸부림을 치며 괴로워하는 모습을 본 아난존자는 이 일을 석존에게 여쭈었다. 그러자 석존은 아난에게 불모명왕다라니를 내리셨다.
“아난아, 이 다라니를 몸소 지니고 그 수행승을 위해 소리내어 읽어라. 그러면 그 수행승은 괴로움이 사라지고 편안해질 것이다.” 이어서 석존은 “이 다라니는 중생들의 모든 병, 괴로움과 심란함을 없애 줄 것이다” 하면서 다라니를 내려 주었다.

또 공작명법경법孔雀明法經法은 밀교의 네 개 큰 비법 가운데 하나로 내려온다. 천재지변, 두려움, 가뭄, 큰 비, 병, 출산 같은 모든 재앙을 멈추도록 닦는 비법이다.
이런 기도법과 다라니 등이 보기 드문 새, 공작의 공덕과 주문의 힘을 연으로 해서 내려오는 것은 매우 흥미 깊은 일이다.

나까무라 하지메 편.윤상림 한글 번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