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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뭇생명의 온그림을 이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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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살며 - 장원 1995년 12월 166호
언젠가 어떤 모양으로든 통일될 한반도는 서로 깨끗하게 써야 한다. 여기에 이의가 있는 쪽은 이마 없을 것이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못하니 안타깝다. 민족과 역사 앞에 큰죄를 짓는 일인 이 오염행위를 상호견제하고 저감시키는 노력이 시급하다. 경제적 측면에서 볼때도 지금 서로 노력하는 것이 환경복구로 말미암은 통원 비용을 꽤 줄이는 일이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단절된 자연생태계와 훼손된 환경의 복구를 통해서 민족의 동질성과 연속성을 회복하여 그것이 통일의 물꼬를 트는데 적지 않게 이바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환경보전을 위한 우리 공동의 노력과 그 영향은 한민족 내부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차제에 우리는 공해식민지와 환경제국주의로부터의 해방을 꾀해야 한다. 환경자주독립을 선언해야 하는 것이다.
지금 한반도는 남북 공히 환경제국주의의 위협 앞에 놓여 있으며, 이는 공해 식민지에 다름아니다. 남한의 경우 유해 폐기물과 공해산업을 수입해왔으며, 그것도 모자라 청정해역 여수 앞바다에서 일본 유조선이 기름을 옮겨 싣고 미군은 남한의 여러 군사기지에서 각종 오염 물질을 쏟아내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북한에서도 있을 수 있는 일로 생각된다.
환경문제는 지역이나 국경선마저도 무의미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조류연구나 백두산, DMZ 생태계 조사 등 개인적 학술조사 차원 외에는 남북환경교류가 없었던 것이 현실이다. 이런 현실과 급속도로 악화되는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바로 지난 10월, 남북한 환경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였다.
‘배달녹색연합` 을 비롯하여 ‘연세대동서문제연구원’ , 조선반핵평화위원회’ , 미국노틸리스 연구소` 등이 공동주최한 ‘환경과 개발에 관한 아시아회의` 자리에서였다. 이 회의는 남북한간의 환경논의를 위한 물꼬를 트기 위해 다자간 모임 형식으로 준비된 것이었다.
남북한에서 각각 다섯 명이 공식참가자로 참석하여 남한측은 필자가 북한측은 윤문명 박사(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반핵평화위원회 위원)가 각각 주제 발표자로서 남북한의 환경문제와 경제개발에 관하여 발표하였다. 필자는 남한 환경문제의 구체적 현황을 제시하고 북측에 남북한 민간차원의 환경협력을 위해 몇 가지 제안을 하였다.
한반도 환경공동체 선언, 한반도 그린플랜의 공동수립, 환경시범도시의 공동선정과 운영, 남북한 환경현황의 공동조사, 깃대종 운동의 공동전개, 차기 남북 민간환경회의 평양 개최 등이 그것이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남북간에 비정치적 상설 민간채널을 개선함이 중요한데, 이를테면 가칭 한국녹색망(Korea Green Network)이 그것이다. 다른 민감한 사안과는 달리 상호 충분히 깊이 있는 논의와 실속 있는 협력을 할 수 있는 것이 환경문제이니 만큼 더 이상 상호경쟁적으로 환경을 파괴하여 민족과 역사 앞에 죄인이 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북한측에서는 환경인식과 정책에 대한 일반적 입장을 발표하고 경제개방 정책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환경파괴 우려에 대해 다른 나라 환경오염의 경험등을 바탕으로 충분한 대응준비를 하고 있음을 강조하였다. 특히 지구환경 문제에 대하여 선진국이 후진국으로 환경기술 등을 제대로 이전해야 해결될 수 있음을 강조 하였다.
제3국에서 열리긴 했지만 정부, 민간을 통틀어 공식 대표단에 의한 최초의 구체적이고 본격적인 환경회담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회의의 의미는 사뭇 크다. 또한 환경협력의 구체적 논의를 위한 자리의 필요성에 대하여 북측이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반응을 보여 적어도 환경협력에 관한 상호대화 전망이 그렇게 어둡지만은 않음을 확인한 것도 중요한 성과이겠다. 그리고 산성비 문제와 같은 동북아 환경협력에서 남북이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일 것이다.
광복 50주년을 맞이하여 이번 남북한 환경전문가의 만남이 우리 한민족의 통일에 한 획을 긋는 계기가 되기를, 또한 이 한반도가 건강한 생태공동체로 하나되어 다시 태어나기를 모두가 기원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갈라진 땅덩이라도, 병든 자연도, 서로 다른 체제와 이념도 다 하나되어 우주생명의 온 그림을 그려낼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