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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토피아에 살어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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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살며 - 장원 1995년 11월 165호
“나라는 작고 백성은 적어서 백 사람 몫을 할 도구가 있어도 쓸 데가 없고 배나 수레가 있어도 탈 일이 또한 없으며, 갑옷 입은 군대가 있어도 진을 벌일 일이 없다. 백성으로 하여금 모든 것을 만들어 쓰게 하고 그 음식을 달게 먹으며 그 옷을 아름답게 입으며 그 거하는 곳에서 평안하게 살게 허며 그 풍속을 시시로 즐기게 한다.”
노자가 그리는 에코토피아이다. 에코토피아는 이 세상 모든 것이 모자람도 지나침도 없이 서로 잘 어우러진 녹색 이상촌 이다. 신이든 인간이든 자연이든 또는 물질이든 정신이든 영靈이든 모든 것이, 서로 다르지 않은 하나이며, 그래서 계급도 분리도 억압도 없는 `조화’ 와 `평등’ 과 `정의’ 의 세상이다.
이 곳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번잡스런 제도, 규율, 속박과 온갖 오염으로부터 자유로운 참된 의미에서의 해방 공간 이요, 극락정토 이다. 또 모든 것이 돌고 돌아 단절과 적체가 없는 순화의 현장이며, 진실로. 작은 것이 아름다운 저마다 지족知足의 한마당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땅과 하늘과 바다에 떠 있는 뭇 것들이 싱싱하게 살아 펄떡이며 서로 기쁨을 나누는 생명의 공동체이다.
이러한 에코토피아 건설은 녹색 정서를 되찾아 녹색 문맹에서 깨어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인간중심의 삶을 생태 중심의 삶으로 복귀시키는 것으로 완성된다. 또 인간의 무지와 전횡의 결과인 모든 생태적, 사회적, 문화적, 이념적 단절과 속박으로부터의 해방의 과정이며, 그에 바탕에 새 인류 질서의 정립이요 늘 푸른 문화의 구체적 표현인 것이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우리의 녹색 이상촌은 어떤 곳이어야 할까.
먼저 이 마을의 대표는 높은 지혜와 경륜을 지닌 어른으로 일반행정뿐 아니라 마을의 모든 길흉사를 주관하며 무엇보다 도덕적으로 스승의 역할을 한다. 또 법이나 규율보다는 도덕적 권위에 바탕한 공동체 규범에 근거하여 만사를 다스린다. 학교는 우선적으로 생태학을 가르친 다. 곧 학생들은 생태계의 중요한 특징인 관계성, 다양성, 순환성, 공생성 등을 통해 인간사와 자연의 살림살이가 서로 다르지 않음을 배운다. 한마디로 생태적 삶을 사는 방법을 가르치고 배운다. 또 인간과 지연을 함께 구하는 생태경제학을 통해 참되게 ‘삶의 질’ 을 높이며, 선하고 참한 공동체 곧 에코토피아건설에 이바지하는 근검 절약과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내생적內生的 발전을 배운다.
과학 기술도 인간의 인간에 대한, 인간의 자연에 대한, 인간의 신에 대한 착취와 지배와 저항의 도구로서가 아니라
이러한 모든 것이 상호 조화와 화해를 위해 개발되고 사용된다. 또 과학 기술로 인한 부작용과 부산물을 책임질 수 있는 ‘참과학` 을 연구하고 가르친다. 산업 구조는, 중화학공업 위주의 자원 소모형 산업에서 벗어나, 모든 것을 덜 쓰고 또 되돌려 쓰는 순환 절약형 산업이 주를 이룬다. 특히 전형적 순환형 산업인 자연 농업이나 유기 농업의 의미가
중요해진다. 여기에서 생산되는 모든 먹거리는 무공해일 뿐 아니라 땅과 하늘의 온갖 신령한 기운을 다 응축하고 있다.
이러한 먹거리를 먹는 에코토피아의 선남선녀들에게 식사는 곧 하늘과 땅에 감사하는 제사 행위요 잔치 이기도 하다.
이 곳의 종교는 세속화와 위선의 구각을 깨뜨리고, 다른 종교의 존재를 존중하며, 무엇보다 자연과의 화해와 조화를 으뜸 가는 덕목으로 삼는다. 구원을 받든 득도를 하든 해탈을 얻든 인간과 자연이 같은 일체로서 작용하여 이 모든
천지 공사에 함께 참여한다. 또 진정한 노동 곧 ‘모두 함께 땀 흘림’ 을 가장 귀한 것으로 여겨, 노동이 곧 삶이고 또한
여기이기 때문에 노동 따로 삶 따로의 분리 개념이 없다.
도시 역시 순환 체계를 가장 중요시한다. 자전거와 보행자 중심의 교통 체제와 장애자와 노약자 존중의 복지시설 동, 진정 삶의 질을 높이는 도시 계획이 이루어져 있다. 무엇보다 도시가 크지않고 각지지 않으며 지구 생명 체계의 근본인 푸른 나무가 많아 공원 속에 도시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무엇보다 에코토피아에 존재하는 모두가 영적인 진보 없는 삶은 겉보기 삶이라는 것을 사려 깊게 깨달아 명상과 침잠, 신앙 고백과 자기 성찰로 온 천지의 창조적 순환 과정에 저마다 열심이다. 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