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깊어 갑니다.
좋은 「해인」을 만드시느라고 얼마나 노고가 많으십니까?
저는 마산교도소 병동의 제소자입니다. 이곳 마산은 법무부지정 결핵요양소로서 300여 불자들이 매주 금요일에 정기법회를 열고 또 불교수련반이 있어 열심히 수행 정진하고 있습니다.
매달 보내 주시는 「해인」지는 우리 불자들에게는 말할 수 없이 크고도 알찬 불심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이런 곳에 들어와서나마 해인 가족이 된 인연을 기뻐하고 감사드립니다.
우리들은 한 때의 잘못과 업장을 참회하고 이제 늦게나마 부처님의 가피로 이 땅의 정토 장엄에 동참하려고 발원하오니 이 외진 곳에 버려진 가엾은 중생들을 버리지 마옵소서.
가야산 해인사-그곳은 우리 불자들의 마음의 고향이고 귀의처입니다. 여기 와서 살게 된 이후 우리는 늘 가야산의 가을 단풍과 솔바람 소리, 스님들의 청정무구한 모습을 못내 그리워 하며 살아가고 있답니다. 몸은 비록 매여 있어도 우리들 마음은 줄곧 가야산으로 해인사로 스님들에게 달려가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해인사 삼보(三菩) 전에 자주 정성 예불하는 마음으로 저마다의 가슴 가슴에 등불을 밝히려 합니다.
달마다 잊지 않고 찾아주는 「해인」을 읽고 또 읽으며 우리는 느끼고 생각합니다. 성철 큰스님의 자비 법문과 「말씀의 숲」에서 들려 오는 우뢰소리, 막힌 귀를 뚫어 주는 「죽비의 소리」 그리고 「노래여 해인사여」 이 모든 법문은 잠자는 우리의 혼을 흔들어 깨우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워닥 초발심 행자들인지라 무엇부터 공부해야 할지 모를 때가 많고 그럴 때마다 마땅한 불서(佛書)가 있었으면 하고 바라지만 이곳은 워낙 외부와 격리된 곳인지라 그런 책들을 구해 보기가 매우 어려운 실정입니다. 말씀드리기 심히 죄송하오나 신심 깊은 불자님들께서 보다가 남은 불서가 있으면 「해인」을 통하여 보내 주시면 공부에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
우리는 시방 아무 것도 베풀 수 없는 안타까운 마음뿐 우리의 뜨거운 불심만을 한데 모아 이렇게 전하며 다시 한번 가야산 해인사를 향하여 합장 배례합니다.
부처님의 자비광명이 온 법계에 충만하고, 가야산 혜인사와 「해인」 위에도 그 빛이 충만하사 무궁하소서.
나무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불기 2529년 겨 울
※편집자 주 : 우리들 주위에는 이와같이 부처님의 자비로운 목소리를 듣고자 원하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에게도 부처님의 자비광명을 같이 나눌 수 있는 훈훈한 인정, 은혜로운 겨울이 되게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