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에 부처님께서 베라냐 마을 만다라우 아래에 계셨다.
그 때에 존자 사리불은 고요한 곳에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과거의 일곱 부처님 가운데 어느 부처님이 범행(梵行)을 닦으실 때 그 가르침이 오래 머물렀고 어느 부처님이 범행을 닦으실 때 그 가르침이 오래 머무르지 못하였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그래서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 부처님께 여쭈어 보았다.
「부처님이시여 과거의 7불 가운데에서 어느 부처님이 범행을 닦으실 때 가장 그 가르침이 오래 머물렀으며 어느 부처님의 가르침이 가장 오래 머물지 못했습니까?」 하고 묻자 부처님께서는 사리불에게 자세히 말씀하시었다.「비파신부처님과 쉬킨부처님, 크라쿠얀다부처님, 카아샤파부처님들은 범행을 닦아 모든 제자들을 위하여 12부 경을 널리 말씀하시고 또 계율도 제정하시어 제자들의 마음이 피로하지 않아 그 가르침이 오래 머물렀으나 비슈바브부처님 카나카무니부처님들은 12부경을 널리 설하지도 않으셨으며 계율도 제정치 않아 모든 비구들의 마음이 피로한 까닭에 그 가르침도 오래 머무르지 못하였느니라」
비유로써 이렇게 설명하셨다. 「보아라 사리불이여 여기 책상이 있다고 하자 그 위에 가지가지 꽃을 흩어 두면 바람이 불어 날려 버리나니 무슨 까닭인가, 실로서 그 꽃잎을 꿰지 않는 까닭이니다」 이 말을 들은 사리불은 석가모니 부처님의 가르침이 이 땅에 오래 머무름을 간절히 청하사 계율의 제정을 말씀드리매 이로서 계율이 제정되었다.
2. 계율제정(制定)의 요의(要義)
일체 중생이 무명(無明)으로 말미암아 가지가지 업을 지어 삼계 화택에 윤회하여 벗어날 기약이 없음으로 제불여래(諸佛)께서 이를 불쌍히 여기사 중생들로 하여금 삼악도를 벗어나 모든 욕염(欲梁)을 여의게 하고자 하여 금계(禁戒)를 제정하셨으며 이는 곧 부처님의 가르침을 보호하고 능히 세간에 부처님의 가르침이 오래 머물게 하며 승단의 기강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먼저 세간의 바른 길을 행해 마치고 점차로 마음을 고요히 닦아 바른 지혜를 이루어 모든 번뇌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남을 얻고자 함이니 그러므로 계는 일체 해탈의 근본이요 갖가지 꽃을 꿰는 실과 같아서 오래도록 중생들의 착한 법이 드러나 이익하게 함에 그 근본이 있다 하겠다.
3. 계율의 근본정신
악을 멈추고 착함을 닦음은 모든 번뇌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나 열반을 성취키 위한 목적과 수단으로써 이를 비유하자면 강을 건너는 자에게 계는 땟목과 같고 캄캄하고 어두운 방에 등불을 켬과 같아서 도(道)에 이르도록 도와 주는 어진 벗이라 할 수 있다.
먼 길을 떠나려 하는 사람은
먼저 그의 발을 잘 보호할지니
만약에 발을 상하면
먼 길을 갈 수 없으리
者愈涉遠路 當自護具足
足若짧壞者 不能涉遠道
또한 송(頌)에 이르시기를
모든 악을 짓지 말고
착한 것을 받들어 행하여라
스스로 깨끗한 뜻을 가지어라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이라네
諸惡莫作 껴핫善奉行自澤其意 풀:諸佛敎
라 했는데 여기서 모든 죄를 짓지 않음(諸惡莫作)은 악을 멈추게 함(止惡門)이요 모든 착함을 행함(聚善奉行)은 착함을 닦는 문(흉善門)이다.
위에서 밝혔듯이 불교의 근본입장은 일종의 지행합일(知行合一)적인 지혜론인데 지(智)만 있고 행함이 없으면 공리공론(空理空論)에 그치게 되며 행은 있으나 앎이 없으면 맹목적인 행위에 불과하다고 하겠다.
수도와 수증(修證)은 계율로써 실증수도를 구체적으로 표현함이니 이 수도를 함으로써 능히 진리에 이를 수 있는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어진 어머니가 어린아기를 보살피듯 계율을 제정하여 열 귀절의 이치로써 어리석은 중생들을 거두어 주셨는데 첫째는 승가를 거두어 주고, 둘째는 승가를 기쁘게 하고, 세째는 승가를 안락하게 하고, 넷째는 믿음이 없는 이를 믿음이 일어나게 하고, 다섯째는 믿음이 있는 이는 더욱 믿음이 깊게 하고, 여섯째는 길들이기 어려운 이를 길들게 하고, 일곱째는 걱정하는 이를 안락케 하고, 여덟째는 현재의 번뇌를 끊고, 아홉째는 미래의 번뇌를 끊고, 열째는 부처님의 가르침이 오래도록 이 땅에 머무려고 함에 있다 하겠다.
4. 능엄경 (能嚴經)에 나타난 네가지 율의(律憐)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말세 중생들이 마음을 오로지 하여 깊은 삼매에 들려면 도량에 어떻게 머물러야 모든 장애가 멀어지고 보리섬에서 물러나지 않겠사옵이니까?」 하니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l) 불음(不婬)
네가 삼매를 닦음은 번뇌에서 벗어나고자 함이니 음심을 없애지 않고는 번뇌에서 벗어나지 못하리라. 비록 지혜가 많아 선정에 깊이 들더라도 음심을 없애지 못하면 반드시 삿된 길에 떨어져서 상품(上品)은 마왕이 되고 중품은 마의 권속이 되고, 하품은 마녀가 되리라.
네가 세상 사람들로 하여금 삼매를 닦게 하려면 먼저 마음의 음욕을 끊게 할 것이니 이것이 모든 부처님들께서 첫째로 제정하신 청정한 가르침이니라.
음행을 끊지 않고 선정을 닦는 이는 모래를 쪄서 밥을 이루려는 것 같아서 백천겁을 지내더라도 뜨거운 모래일 뿐 밥이 될 근본이 아님과 같나니라.
2) 불살생(不殺生)
네가 삼매를 닦음은 번뇌에서 벗어나고자 함이니 죽이려는 마음을 없애지 않고는 번뇌에서 벗어나지 못하리라. 비록 지혜가 많아 선정에 깊이 들었다 하더라도 죽이려는 마음을 끊지 못하면 반드시 삿된 길에 떨어져서 상품은 대력귀(大力鬼)가 되고 중품은 비행야차(飛行夜又)나 귀사(鬼師)가 되고 하품은 지행나찰(地行羅利)이 되리라.
네가 세상 사람들로 하여금 삼매를 닦게 하려면 살생을 끊게 할 것이니 이것이 모든 부처님들께서 두 번째로 제정하신 청정한 가르침이니라.
살생을 끊지않고 선정을 닦는 이는 마치 사람이 제귀를 막고 큰 소리를 치면서 남이 듣지 못하기를 바라는 것과 같나니 이런 것을 말하여 숨길수록 더욱 드러남이라 하느니라.
3) 불투도(不愈짧)
너가 삼매를 닦음은 번뇌에서 벗어나고자 함이나 도둑질 하려는 마음을 없애지 않고는 괴로운 번뇌에서 벗어나지 못하리라. 비록 지혜가 많아 깊은 선정에 들었다 하더라도 홈치는 일을 끊지 못하면 반드시 삿된 길에 떨어져서 상품은 정령(精靈)이 되고 중품은 요괴가 되고 하품은 삿된 귀신 들린 사람이 되리라.
내가 비구들로 하여금 걸식(乞食)하게 한 것은 탐욕심을 버리고 검소하고 지족함을 알아 보리도를 이루게 함이며 살아있는 동안 삼계(三界)의 나그네가 되어 한번 다녀가고 다시 오지 아니하는 것을 보임이거늘 어찌하여 도적들이 나의 옷을 벌어 입고 여래를 팔아 가지고 갖은 업을 지으면서 모두 부처님 법이라고 말하고 출가하여 구족계를 지니는 비구들을 소승의 도라비방하며 무량한 중생을 그르치고 의혹케 하여 무간지옥에 떨어지게 하느뇨.
네가 세상 사람들로 하여금 삼매를 닦게 하려면 뒤에 홈치는 일을 끊게 할 것이니 이것이 모든 부처님들께서 세번째로 제정하신 청정한 가르침이니라. 훔치려는 마음을 없애지 않고 선정을 닦는 이는 마치 사람이 새는 그릇에 물을 부우면서 가득 차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아서 오랜 세월을 지내어도 보리심을 얻지는 못하리라.
4) 불망어(不妄語)
네가 삼매를 닦음은 번뇌에서 벗어나고자 함이나 큰 거짓말 하는 것을 버리지 않고는 번뇌의 괴로움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애욕의 생각이 삿된 것을 이루어 여래의 종자를 잃어버린 것이니 이른바 얻지 못한 것을 얻었다 하고 증(證)하지 못한 것을 증(證)했다 함이니 이런 무리들은 부처종자를 소멸함이 마치 톱으로 전단 향나무를 끊는 것과 같아 선근이 영원히 없어지고 다시 지진이 없어 삼계 고해에 빠져서 삼매를 이루지 못하느니라.
네가 세상 사람들로 하여금 삼매를 닦게 하려면 대망어(大妄語)를 끊게 할 것이니 이것이 모든 부처님들께서 네번째로 제정하신 청정한 가르침이니라. 그러므로 대망어를 끊지 않는 이는 마치 인분(人糞)을 깍아 전단향을 이루려는 것과 같아서 향기나기를 구하나 결코 얻지 못하는 것과 같느니라. (능엄경 제6권 중에서)
5. 결어(結語)
진리에는 멀고 가까움이 없으며 오고 감이 없으나 인간생활의 많은 변화와 계율에 대한 인식적 사고의 차이로 말미암아 계율을 등한시 하며 안일과 자기의 허물을 부끄럽게 생각하기 보다는 오히려 계율을 배척하여 점점 멀어져가는 이 시대에 “계로써 스승을 삼으라”고 하신 부처님의 마지막 유훈이 새롭게 가슴에 와 닿는 시대적 상황이다.
그리고 불교의 계율정신은 형벌주의나 집권주의 위협주의가 아닌 교화주의적 방법으로써 부처님의 가르침의 근본 목적은 몸을 청정케 보호하고 적게 구함으로서 만족함을 알고 부지런히 정진하여 악을 끊고 선을 닦아 사람들로 하여금 믿음을 내게 하며 번뇌를 멸해 교단을 보호하며 정법을 오래가게 하여 해탈로 나아감에 그 목적이 있다 하겠다.
그러므로 계율은 소극적으로 악을 멈추게 하는 법이 아니고 적극적인 수도정신을 선양함에 었다. 이와 같이 계율에 대한 바른 인식으로 원만한 수행자가 되어 중생에게 요익한 진리의 대도사(大道師)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者有搖RK者 於佛法寫死持械如護命 守之無짧失
만약 계율을 버리는 사람이 있다면
이 사람은 불법에서 죽은 것이니
계율 지니기를 목숨같이 하여
상함이 없이 잘 지키도록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