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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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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김명웅 1985년 12월 46호
또 한 해가 다 간다.
사람들은 자기 스스로 그 시간을 토막내어 한 시간이다 한 해다 만들어 놓고 날이 갈수록 세월의 노예가 되어가고 있다.
이제 며칠이 지나면 이 한 해도 다 간다.
세월이란 있는 자 없는 자 남녀노소 그 누구에게나 공명하다. 그러나 그 시간의 흐름은 맞는 사람마다 그 느낌이 다 다를 것 같다.
지금의 내 심정은 일정 시점에서 출발한 고속버스가 이제 목표 지점에 곧 도착되는 짧은 시간을 남긴 것처럼 지나올 때는 막연히 아직 많은 시간이 남은 것 같았고 그 시간들이 무척 지루하고 긴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으나 지금 이 순간 ‘아! 벌써 여기까지 왔구나’ 하는 세월이 빠름을 실감케 된다.
되돌아 보면 떳떳하긴 하나 이렇다 할 보람도 없이 그저 그렇게 어정쩡 흘러 보냈나 싶다. 이제부터라도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모든 일을 하나하나 착실하게 부처님의 진리대로 올바르게 실천하는 참된 삶이 되도록 노력하련다.
더 많은 지식도 중요하지만 이미 알고 있는 것만이라도 제대로 실천하며 살아가는 그러한 생활인이 되자고 다짐한다.
아무리 아는 것이 많아도 몸소 실천함이 없다면 이것은 마치 입으로만 참선하는 사람이 될 뿐이고 사업을 일으켜도 은덕을 베풀 생각을 하지 않으면 운 앞에 잠깐 피었다 지는 꽃처럼 덧 없는 것이 될 뿐이다.
세상에는 좀 안다는 사람들이나 남을 도울 수 있는 사람들이 있지만 자기 자신을 완전한 존재인 것처럼 자기 허물은 돌이킬 생각도 없이 남의 일에만 입방아를 찧어가며 백해무익한 갈등과 불화의 씨앗을 만드는 사람들이 많다. 차라리 할 일이 그렇게 없으면 중국 사람들처럼 벼룩을 잡든지 이태리 사람처럼 노래를 부르는 것이 오히려 더 낫지 않을까?
우리 생활 주변에서 유치원만 다녀도 지킬 줄 아는 작은 거리질서를 서슴없이 위반하면서 육교 밑을 유유히 횡단하는 사람들은 어떤가? 자신의 직분을 잃어버린 사람들이여, 시한은 황금과 같이 귀한 것이니 새해에는 더욱 착실히 내보면 어떠하겠는가. 세월을 쏘아 놓은 화살과 같이 지나가나니 희망을 가지고 저 피안으로 달려가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