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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뒤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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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홍인 1985년 12월 46호
대중스님들의 사랑을 독차지 했던 뒷 뜰의 아름다운 은행잎이 제 몫을 다하고 시들어간다.
일순(一舜)을 잠시 왔다가 사라져가는 생이기에 오히려 더 커다란 애착이 있는 것일까? 우리들은 한해를 보내면서 흔히 무엇인가를 아쉬워 한다. 그러면서 다음 해는 새롭게 좀 더 지향적인 삶이 되기를 염원하면서 그 아쉬움을 달랜다. 나 역시도 예외는 아니다. 그 아쉬움이란 결국 열심히 살지 못했다는 결론이다. 아직은 학인의 자세로 열심히 부처님 경전만 보는 것이 마땅함인데도 부서활동으로 운문회보 편집을 맡아서 시간을 쪼개다 보니 괜시리 바쁘다는 핑계만 연발하게 된다. 제한된 규칙속에서 어려움이 없는 것은 물론 아니다. 스스로 택한 일이기에 묵묵히 해 나갈 뿐.
「인간은 인간이기를 포기하면서 인간성의 참된 완성품(完成)을 이룩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인간이 처한 그 제약 많은 조건을 그 스스로의 힘으로 개조(改造)하면서 비로소 참된 인간성을 회복하는 것이다」 라고 한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내가 설 땅이 없음을 불평하지 말고 스스로를 개척해서 자기 분수를 파악 영원한 이념에 몰두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겠다.
행자때 부터 인연을 맺은 해인지. 특히 해인 가족의 한사람으로 해인지에 거는 기대는 어느 누구 보다도 크다. 지면이 늘어남과 함께 새로워진 표지에서부터 품위를 달리해 주는 것 같다. 경을 배우는 과정에서 법성스님의 아함겸역해는 많은 도움을 주었다. 굳이 욕심을 부리자면 대담이나 취재형식의 글들이 아쉽다고 보겠다. 해인사는 총림인 만큼 우리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는 해인사의 동정, 크고 작은 소식에서 우리는 더욱 해인지와 가까워질 수 있으리라.
해인지의 앞날에 불은이 충만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