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신(書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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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여 해인사여 - 임성조
1985년 12월 46호
아직은 잊을 수 없습니다.
그 좋은 눈웃음 다 접어 놓고 끝내는 떠나 온 나의 그 안을, 내내 몰라 애태우던 사랑하는 이들, 동정(童貞)같은 뒤란의 꽃잎 속에서 울어 버린 가사(袈裟) 위에 곱게만 묻혀 갈대밤의 이내로 우시던 누님, 그 샅의 순한 밤을 쓸던 내 눈썹
아직은 잊을 수 없습니다.
홍류동(紅流洞) 열두굽이 해인사 동구, 잎비로 흩날리는 단풍잎 속을 돌아 아니 본 채 휘감아 들던 그 아련한 수묵(水墨) 속 뻐꾹새 울음, 더러는 상사목(想思木) 사랑닢 속에, 더러는 두리봉 갈꽃 속에서, 노을이 내리는 갈대 뿌리에, 쓰러져 울다 노닐다 펄리는 이슬 숲에 내숙(內宿)된 잠
아직은 잊을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