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의 뿔처럼」
김 재영 지음
불광출판사
누구에게든지 불교에 대한 선입견(先入見)을 물어 보면 한마디로 어렵다든지 뭔가 구식이고 고리타분한 인상을 받는다고 한다.
또 묵은 향 냄새와 울긋불긋 칠해 놓은 단청의 빛깔은 아름답고 향기롭다기보다는 뭔지 모르게 괴괴하고 무당의 야단스러운 옷 빛깔에서 오는 이상야릇한 인상을 받는다고 하는 사람도 더러있다.
불교라고 하면 현대하고는 잘 안맞는, 또 보통 사람의 생활 감정과는 전혀 동떨어져 있는 그저 막연하고 우리네 조상들이 믿어 온 전통 종교다 라고 생각해 버리고 아예 그 이상은 잘 모른다고 하는 분을 많이 만난다.
그런 사람들 가운데에는 한국에서도 가장 높은 고등 교육을 받고 또 사회적으로도 저명하고 고명한 분들이 많이 있는데 대하여 놀라움을 느끼게 된다. 그러한 상황에서는 불교를 믿고 있는 쪽이 좀 이상스럽게 보여지거나 오히려 당혹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불교에 대한 인식을 그렇게 가지게 된 데에는 무슨 소리를 해도 현재의 불교계에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 그들이 불교에 대해 무식한 것을 욕하기 전에 한국 불교가 금세기에 들어서 그들을 위해 무엇을 가르쳤느냐 하는 반성을 먼저 해야할 것이다.
보다 더 보편적이고 보다 더 쉽게 설명해 줄 수 있는 책이 불교계에는 필요한 것이다.
전시대(前時代)에는 한 때 불교가 국민사상의 근본이 된 적도 있었고 또 지식인이라면 한문(漢文)에 능통하였기 때문에 수 많은 사람이 불교 경전을 익히고 배워서 불교사상을 그냥 일상생활의 원리로 삼고 살아 왔지만 시대가 바뀌고 모든 여건이 달라진 오늘날에는 현대인에게 맞는 새로운 불교의 지침서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불광출판사에서 펴낸 반 영규 선생님의 「자비의 소리」와 김 재영 선생님의 「무소의 뿔처럼」은 우리에게 많은 도움과 이해를 준다.
우선 두 분은 일찍부터 청소년 불자들에게 어떻게 하면 부처님의 가르침을 살아 있는 목소리로 전달할 것인가 하고 노력해 오신 분들이시며 활자를 통하기도 하고 직접 교단이나 강단에 서기도 하며 어느 누구보다도 전교(傳敎) 활동을 열심히 해 오신 분들이시다.
반 영규 선생님의 책 「자비의 소리」는 최초로 만든 작은 팜프렛 문서 포교지 「자비의 소리」 8년치를 한권의 책으로 만들었으며 김재영 선생님의 「무소의 뿔처럼」은 그 분이 자신의 책 서문(序文)에도 밝혔듯이 “불교를 하나의 철학이나 사상으로서가 아니라 오늘 이 땅에서 고뇌하고 있는 나와 당신들, 평범한 서민 대중들의 삶으로서 그 삶을 궤뚫고 흐르는 뜨거운 신앙으로서 받아 들이려 함이며 불교를 과거의 종교, 찬란한 민족문화의 전통으로서가 아니라 지금 여기 우리들 한국인들이 부닥친 현실과 미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찬연한 최선의 지혜로서 받아 들이려 함이다.”
오늘날 온갖 사상과 종교의 격류 속에서 부처님의 체온과 육성에 좀 더 가까이 가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두 권의 책은 많은 것을 시사해 주리라고 생각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