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자는 북 천축국(北天竺國) 사람으로 성이 바라타(婆羅墮)였다. 항상 깨끗한 옷을 입고 손에는 술병을 들고 마을을 다니면서 무언가 중얼거리기도 하고 휘파람을 부니, 사람들은 그를 미쳤다 하였다. 그러던 중에 스승인 미차가 존자를 만나 여래의 예언을 전해 들음으로써 전생의 인연을 깨닫게 되어 마침내 술그릇을 버리고 출가하였다.
법을 받은 뒤에 존자는 기마라국(迦摩國)에까지 가서 광대한 불사와 교화를 행하셨다. 한번은 법좌(注座) 앞에 있던 한 슬기로운 사람이 큰소리로 말하기를,
“나의 이름은 불타난제(佛陀難提)인데 이제 스님과 이치(義)를 토론(論) 하고자 합니다” 하니, 존자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대가 토론한다면 이치가 아니요, 이치라면 토론이 아니될 것이다. 만일 이치를 토론하려 한다면 끝내 이치의 토론은 못될 것이다.”
불타난제는 스승의 법이 더 수승함을 알고충심으로 흠모하며 말했다.
“저는 도를 구하여 감로(甘露)의 이슬에 젖고자 합니다. 거두어 주소서” 하니, 존자께서 그의 머리를 깎아주고, 구족계를 주며 말씀하셨다.
“여래의 정법안장을 지금 그대에게 전하노니 그대는 잘 지니고 펴라.”
그리고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허공과 같은 마음으로
허공과 같은 법을 보이니
허공을 증득할 때에
옳은 법도 그른 법도 없을 것이다
존자가 게송을 마치고 자심삼매(慧心三昧)에 드니, 법왕·제석과 여러 하늘들이 모두 와서 절을 하고 함께 게송으로 말했다.
현겁(賢劫)의 여러 조사 가운데
일곱번째 어른에 해당하시는
존자여, 저희들을 가엾이 여겨
부처의 경지를 말씀해 주소서
존자께서 삼매에서 일어나 대중에게 설법하시기를,
“내가 얻은 법은 있지 않음에 있다. 만일 저의 경지를 안다면 그는 있음과 없음을 여의었기 때문이다.”
존자께서는 짧은 설법을 마치고 다시 삼매에 들어가서 곧 열반에 드시었다. 제자 난제가 그 자리에다 7보의 탑을 세우고 전신(全身)을 봉안하니 정왕(定王 ) 19년 신미(辛未)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