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서(血書)의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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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려시인 창작시 - 이청화
1986년 11월 57호
가야산 불이 된 스님의
붉은 혈서(血書)의 큰 울림은
죽음같은 해인사(海印寺) 마당
욕된 적막을 깨고,
장하여라
살벌한 정육점 뒷방
토막난 역사(歷史)를 베고 누워
이국인(異國人) 같이 코 고는 사람
깊은 잠도 깨워주고,
장하여라
후미전 헛간의
오백여년 습기에 묻힌 향로
녹도 닦아 광(光)나게 해주고,
장하여라
그만하면 장하여라
내시(內侍) 같이
오래 허리 구부리고 살아온
퍼런 가슴들이여
들어라
가야산 불이 된 스님은
그 붉은 혈서(血書)의 큰 울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