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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없이 흐르는 물은 海印에 이르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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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 일백호 기념특집 - 남동하 1990년 06월 100호
남동화/「불광」편집기자


내가 매일 집을 나와 일하는 곳이 책을 만드는 곳인지라 많은 간행물들을 접하게 된다. 그것들 하나 하나 모두가 제 나름대로의 빛깔과 소리를 내고 있지만 나는 그 가운데 특히 해인지를 좋아한다.
무어라고 할까. 이제 막 잠에서 깨어난 새벽의 물상들처럼 티끌없이 맑고 싱그럽다고 할까. 아니면 맑은 생물에 잘 다려낸 작설차의 빛깔이라고 할까. 나는 해인지를 볼 때마다 그런 빛깔을 본다. 그리고 맑게 울리는 죽비소리와 첫 새벽의 쇠북소리를 듣는다.
깔끔한 편집이 그렇고 그 속에 담긴 내용들이 그렇다.
이러한 빛깔과 소리는 아무래도 해인지를 만드는 분들의 뜻과 정성과 솜씨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고려대장경에서 글자를 뽑아 만들었다는 ‘海印’이라는 제자(題字)와 주명덕 선생님의 표지사진, 그리고 방장스님의 법문을 시작으로 해서 담겨지는 내용 하나 하나, 선 한 줄 한 줄이 꼭 그 자리에 그렇게 놓여야할 것처럼 놓여져 있다. 제목 하나 정하는 것에서부터 필자 선택, 표지 뒷면 처리까지 무엇 하나 소홀히 다룬 구석이 없다.
그리고 내가 해인지를 좋아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해인지를 만들고 계시는 스님들을 비교적 잘 알고 있는 까닭도 있을 것이다. 원택·종림·향적·현응스님을 비롯하여 해인지를 직접 만들었던 여연스님과 법연스님, 그리고 현재 그 일을 담당하고 계시는 시명스님까지…
책을 만들어 본 사람은 다 그렇게 느끼겠지만 책 한 권을 만드는 일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함에도 100호에 이르기까지 한번도 걸름없이 한 걸음 한 걸음 향상을 거듭하며 제 빛깔과 소리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모두가 이분들의 신념과 정성의 결실 때문이었을 것이다.
해인지가 비록 간경하는 스님들께서 찾아온 학생들을 지도하기 위해 틈틈이 쓴 글을 모아 활자화한 것으로 비롯되었다고 하지만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찾는 해인지가 되었고, 앞으로는 더욱 세찬 흐름으로 대해에 이를 것이다. 그리하여 모든 삼라만상을 비추고 모든 이들의 모습을 여실히 드러나게 하는 그런 해인으로 우뚝 설 것으로 믿는다. 또 그렇게 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