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생을 한꺼번에 녹인 불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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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생각하며 - 송월
2000년 10월 224호
예나 지금이나 부처님의 진리(인연법)는 무량하고 틀림이 없으나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여러 가지로 복잡하게 나타나기에 지금 여러분의 일상생활 속에서 눈 앞에 나타나는 인과를 의심할 수도 있고 잘 믿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부처님께서 일러 주신 인과 법문은 한치의 오차도 없는 것입니다. 예전(조선중기)에 지리산 심원사에 계시는 스님은 헐어진 법당을 새로 짓기 위해 천일 기도를 올렸습니다. 기도 마지막날 스님의 꿈에 부처님이 현몽해서는 불사에 대한 방법 즉 화주책을 만들어 아침에 고을로 내려가 제일 먼저 만나는 사람에게 주라는 것이었습니다. 스님은 일어나자 말자 화주책을 만들어 기분 좋게 산으로 내려가는데 제일 먼저 그 고을에 사는 머슴을 만났습니다. 스님은 마음속으로 뭔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 싶어 망설이다가 어제 저녁 꿈이 너무 생생한 것이라 머슴일지라도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고는 화주책을 건네 주고는 절로 돌아 왔는데 영 마음이 놓이지 않았습니다. 한편 머슴은 며칠을 고민을 하다 장가갈 때 받아갈 수십 년 동안 일한 품삯을 일시로 받아서는 심원사 법당을 짓고는 장가가기를 포기하고 머슴살이를 계속하였습니다!
. 스님도 언제나 머슴을 위해 기도했고, 고을 사람들도 “너에게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거야” “너는 아마 복 많이 받을 거야”하며 머슴의 신심에 대한 칭찬이 자자할 때 머슴은 일하다 실족하여 하반신을 못 쓰게 되었습니다. 대감 집에서 쫓겨난 머슴을 스님은 절에 데려와 앉아서 하는 일을 시키고 있었는데, 고을 사람은 물론 스님마저도 자신의 기도에 대한 위신력과 부처님의 인과법문에 회의를 가졌어요. 그런데 또 얼마 안 있어 이번에는 머슴은 중풍에 걸려서 대소변도 못 가리는 신세가 되었어요. 참으로 어이가 없었어요. 이렇게 착하고 생명처럼 소중한 자신의 온 재산을 불사에 바치고 스님이 조석으로 지극히 기도를 올렸는데… 이제 고을 사람들은 부처님의 인연법이나 가피력을 믿지도 않을 뿐더러 절에 오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또 얼마 안 되어 머슴은 범에게 잡혀 먹히고는 머리만 절에 나뒹굴었습니다. 박복薄福해도 이렇게 박복할 수 있을까! 스님은 부처님에게 위신력이 없다며 도끼를 들고 법당에 가서는 부처님 어깨를 내리쳤습니다. 다시 내리치려고 도끼를 빼려 해도 다시는 빠지지 않았습니다. 스님은 두렵고 놀라서 법당을 뛰쳐나?
暠??절을 떠나 버렸습니다. 소문을 듣고 고을 사람들이 올라와 도끼를 아무리 빼려 해도 어림도 없었습니다. 세월은 흘러 사십 년 후 새로 부임한 군수가 이 고을의 이러한 이상한 일을 보고 받고는 직접 절을 찾아 도끼를 잡으니 도끼가 저절로 빠졌는데 도끼 끝에는 “이 불사佛事로 삼생의 인과를 한꺼번에 벗은 자가 이 도끼를 빼리라”라는 글귀가 적혀 있어 군수는 깜짝 놀랐습니다. 한 생은 머슴으로, 또 한 생은 불구자로, 또 한 생은 중풍으로 살 긴 세월의 업장이 불심佛心으로 삼년만에 소멸된 후 이제 군수가 되어 금의환향錦衣還鄕 한 것이지요. 불자 여러분! 지금 심어 놓은 보리심과 공덕의 씨앗은 앞으로 언젠가 큰 열매가 되어 심은 자 만이 거둘 수 있음을 꼭 확신하시고 신(몸)과 구(입)와 의(뜻)로 좋은 일 많이 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