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자식을 위함은 그 자식이 자신의 몸의 일부이기 때문이요, 자식이 부모를 공경함도 자신의 몸을 이룬 모든 것을 부모로부터 받았기 때문이다. 부모와 자식이 그러할지니 이는 우리가 이 우주를 생각함과 같은 것이며, 이 우주가 삼라만상을 여기는 바와 같다.그 옛날 신라의 문무대왕이 나라를 위하고 자손을 위하는 마음이 그러했으리라. 자신의 자손과 그 나라를 끝내 지키지 못하고 가야 하는 발걸음을 다시 용龍이 되어 되돌리려 했던 문무대왕의 마음은 마치 진 자리와 마른 자리를 가려 눕히던 어머니의 마음일 것이다. 이에 아들인 신문왕은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절을 완공하고 이름을 감은사感恩寺라 하였다.
감은사지 삼층석탑이 감은사 금당金堂 앞 좌우에 든든히 버티길 천삼백여 년을 더했다. 이 석탑이 만들어진 이후 많은 탑들이 이를 본받아 조성되었으니, 다만 그 모습만 닮은 것이 아니라 진리를 몸소 행한 그 마음까지 함께 이어오기를 바랄 뿐이다. 자식은 부모의 은혜를 갚고자 하나 부모는 기다리지 않기 때문이다.
만 가지 법이 원래 한 곳으로 돌아가니, 돌아가는 그 곳은 과연 어디인가.
나는 이 우주의 일부이고, 이 우주는 곧 나와 같으니 세상의 삼라만상이나와 다를 것이 없다. 그러므로 여럿이 모여 하나가 되었고, 그 하나는 곧 여럿과 같다는 이치가 이것이다. 이 우주가 존재하므로 내가 존재하며, 내가 존재하므로 이 우주가 있다. 내가 있어 네가 있고, 네가 있으므로 내가 있다. 너와 나 사이에는 우열優劣이 없으며 선후先後가 있을 수 없다. 피아彼我의 구분이 없고, 음양陰陽의 구분이 없으며, 시비是非라 구분할 것도 없다. 진리는 구별하지 않으니 그 뿌리가 모두 한 곳에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가령 어떤 사람이 왼쪽 어깨에 아버지를 업고 오른쪽 어깨에 어머니를 업고서, 피부가 닳아서 뼈에 이르고 뼈가 닳아서 골수에 이르도록 수미산을 백 천 번 돌더라도 오히려 부모의 은혜는 갚을 수가 없느니라.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