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호 보기


화엄경게송산책11

이전 게시물 다음 게시물
화엄회해 - 반산 2000년 09월 223호
다시 회향이란 말을 풀어보자. 청량소에서 \"회廻란 \'돌린다, 굴린다\'의 뜻이요 향向이란 \'나아간다, 향한다\'의 뜻이니, 자신의 만행을 돌려 세 곳으로 향하게 한다[廻者轉也 向者趣也 轉自萬行 趣向三處 故名廻向]\"는 의미라 하였다.

화엄에서 회향의 의미는 십지수행에 앞서서 행하는 삼현보살의 공덕쌓기의 의미가 있는 것이리라. 십지수행을 위한 준비단계라고나 할까! 그래서 여섯번째 수순견고일체선근회향에서 60종의 보시공덕布施功德으로 절정을 이룬다. 그 사상적인 일면을 경문에서 찾아보자.
\"--- 그 때 보살이 옥주獄主에게 말하기를 「내가 몸을 버려서 저의 목숨을 대신하려 하노니, 저러한 고초를 나에게 주며 저 사람에게 처벌할 것을 나에게 하라. 설사 저 사람이 받을 고통보다 아승지 곱이 심하더라도 내가 당연히 받고 저로 하여금 죄에서 벗어나게 하리라. 내가 만일 저 사람이 사형 받을 것을 보고도 생명을 버려서 대신 받지 않으면, 보살심에 머문 이라고 할 수 없나니, 왜냐하면 나는 일체 중생을 구호하기 위하여 온갖 지혜에 나아가 보리심을 발한 연고니라」하느니라.\"

선근이 비록 적으나 환희한 마음으로 광대하게 회향하나니

그 십회향품의 총론격인 제1 \'중생이라는 생각없이 모든 중생을 구호하는 회향[救護一切衆生離衆生相廻向]\'의 내용을 잠시 살펴보자. 먼저 많고 좋은 것으로 회향해야 한다는 내용이 아니라, \"--- 선근이 비록 적으나 중생들을 널리 포섭하여 환희한 마음으로 광대하게 회향하나니, 만일 선근이 있으면서도 일체 중생을 이익하려 하지 않으면 회향이라 이름할 수 없지만, 한 선근이라도 널리 중생으로 반연할 바를 삼으면 회향이라 이름하느니라.
[--- 善根雖少나 普攝衆生하야 以歡喜心으로 廣大廻向이니 若有善根이라도 不欲饒益一切衆生이면 不名廻向이요 隨一善根하야 普以衆生으로 而爲所緣하야사 乃名廻向이니라]\"라고 하였다. 이어서 게송 문장을 보자.

\"옛날에 모든 중생 건지시려고 한량 없는 겁 동안 지옥에 있어 조금도 싫어하는 생각이 없고 용맹한 마음으로 늘 회향하며[普爲一切衆生故로 不思議劫處地獄호대 如是曾無厭退心하야 勇猛決定常廻向이로다\"

시방의 한량없이 많은 국토에 부처님 계신 데는 모두 나아가 거기서 대비 세존 만나 뵈옵고 모두 공경하고 우러러 섬기옵니다[十方無量諸國土의 所有佛處皆往詣하야 於中睹見大悲尊하고 靡不恭敬而瞻奉이로다]\"

지나간 법 허망하게 취하지 않고

제6, 견고한 선근에 수순하는 회향[隨順堅固一切善根廻向]에서는 60종보시를 총결하는 장항과 게송을 보자. \"불법으로 하여금 계속하여 끊어지지 않게 하며, 대비(大悲)로 모든 중생을 구호하여 크게 인자한 데 머물러 보살의 행을 닦게 하며 부처님의 가르친 말씀을 어기지 아니하고, 교묘한 방편으로 여러 가지 선한 일을 수행하여 부처님들의 종성(種姓)을 끊이지 않게 하기 위하여, 구하는 대로 보시하되 싫어하는 마음이 없고, 모든 것을 버리면서도 중간에 후회하는 일이 없으며, 온갖 지혜의 길로 부지런히 회향하느니라.[爲令佛法으로 相續不斷하나니 大悲普救一切衆生하며 安住大慈하야 修菩薩行하야 於佛敎誨에 終無違犯하고 以巧方便으로 修行衆善하며 不斷一切諸佛種性하야 隨求悉與하고 而無患厭하야 一切悉捨호대 未曾中悔하고 常勤廻向一切智道하나니라.]

마음은 모든 업을 분별치 않고 업 지어 과 받는데 물들지 않고 보리 성품 인연으로 생김을 알아 법계에 들어가서 어기지 않네.[ 心不分別一切業하며 亦不染着於業果하고 知菩提性從緣起하야 入深法界無違逆이로다]

지나간 법 허망하게 취하지 않고 미래 일도 탐내지 아니하오며 현재에 머물지도 아니하나니 三세가 공한 줄을 통달하였네[心不妄取過去法하고 亦不貪着未來事하며 不於現在有所住하야 了達三世悉空寂이로다]\"

여기서 소개된 두번째 게송은 『대혜서장』의 제16. 답왕내한答汪內翰 언장彦章 조에 소개된 바 있다. \"문을 닫아 걸고 벽관하는 가풍을 잇는다 하니 이는 참으로 마음공부하는 좋은 약이로다. 마음을 쉬고 나서는 지나간 일에 좋거나 나쁘거나 모두를 생각하지 말고 현재의 일에도 살피고 또 살펴서 한 칼에 두 조각을 내어 지체하거나 의심하지 않으면 본래의 일은 저절로 이어지지 않으리라.\" 여기서 고령신찬(古靈神贊, 唐代 선사)가 말하기를,

비어있는 문으로 나가지 못하고 창에 부딪치니 너무 어리석구나 백년을 묵은 종이 쳐다본들 어떻게 생사해탈을 기약하리오[空門不肯出하고 投窓也大癡로다 百年鑽故紙런들 何日出頭期리오]

라고 한 고사故事가 연상된다. 여기서 대혜선사(大慧宗 ,1089-1163)는, 단지 조주무자趙州無字 화두만을 생각할 일이지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생각을 비우라. 홀연히 생각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 이르러 이 한 생각마저 깨뜨려 버리면 단박에 삼세를 바로 깨달을 수 있으리라고 가르치신다.

한 몸 속에 온 법계의 말할 수 없는 몸을 용납하여도

다음은 제9, 집착이나 속박없이 해탈한 회향[無着無縛解脫廻向]의 내용이다. \"한 몸 속에 온 법계의 말할 수 없는 몸을 용납하여도 중생계는 증감이 없으며, 한 몸과 같이, 내지 법계에 가득한 모든 몸도 역시 그러하니라.[--- 於一身中에 悉能包納盡法界不可說不可說身호대 而衆生界가 無所增減하고 如一身하야 乃至周 法界一切身에도 悉亦如是하며]\"

또 제10, 법계와 동등하게 무량한 회향[等法界無量廻向]에서는 이런 게송이 소개된다.
\"부처님이 말씀한 모든 보살의 광대하고 좋은 행 성취하려면 마땅히 이 회향에 머무를지니 이 불자들 보현이라 이름하리라[若欲成就佛所說 菩薩廣大殊勝行인댄 宜應善住此廻向이니 是諸佛子號普賢이로다]
한 털로 허공 재어 끝낼 수 있고 온 세계의 티끌도 셀 수 있지만 이렇게 큰 신선인 여러 불자의 머무른 행과 원은 측량 못한다[一毛度空可得邊이며 衆刹爲塵可知數어니와 如是大仙諸佛子의 所住行願無能量이로다]\"
청량스님은 소에서 밝히기를, 여기서 덕이 깊고 뛰어남을 밝힌 것은 먼저 등지이상登地以上의 보살행이기 때문이니 첫째, 원융한 가르침이며 둘째, 뛰어난 원력을 의지한 까닭이다[一, 圓融敎故 二, 約殊勝願力故]라고 하였다. 비록 십회향품에 설해진 내용이지만 원력이 수승한 십지보살이라야 가능한 내용이리라. 이렇게 하여 다섯 번째 도솔천궁 설법이 끝이 난다.
남북회담 이후 그 첫 결실인 이산가족상봉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 중에 가장 관심을 끈 내용은 인천에 사시는 이영희(85세) 할머니는 인천상륙작전에 참전한 아들을 기다리느라 그 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이사가지 않고, 매일 조석으로 밥을 떠놓고 돌아오기 만을 일심으로 간절히 빌었다고 한다. 또 어떤 분은 지병으로 인해 상봉을 사흘 앞두고 숨을 거두었다는 안타까운 소식도 들려온다. 마치 여순麗順의 차디찬 감옥에서 조국광복의 희소식을 바로 앞에 두고 생을 마친 독립투사의 안타까운 소식과 다를 바가 없었다.
이래서 남북이 하루빨리 통일을 성사成事시켜야 하는 것이 아닐까? 남과 북의 눈물바다만 보이고 말아서는 안될 일이다. 오늘 우리는 한여름 밤에도 뜨거운 눈물을 아니 흘릴 수가 없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