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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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사원 - 정유정
1997년 10월 188호
어느때, 뿌리없이 돋아나는 추억을 보았고 내 안 깊은 곳에
놓인 의자 하나 보았네 냉랭해서, 살속까지 투명하게 비치
는 사람을 안고 나의 의자는 슬프게 흔들리고 있었네 황폐
한 어느 가인의 뜰, 탄식으로 상한 목구멍에 걸리어 짐승처
럼 우는 바람을 보았네 헐렁한 옷깃 속에서 펄럭이는 상처
를 보았네 사람 사랑하는 일 어려워 세상에 태어난 것 하늘
로 돌려주려는, 무릎 구부린 앙상한 사람을 따뜻하게 잠재
우고 싶었네 아무도 살지 않는 빈방에서 홀로 흔들리고 싶
지 않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