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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량(  )의 노래(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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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 종림 1986년 08월 54호
7. 유식(唯識)의 세계

불교의 근본적 입장은 연기에 있다. 실재론적인 사고에 대하여 존재의 구조를 변화나 관계로서 파악하는 것이 연기의 논리인 것이다.
불타 당시 인도사상계의 창조주의적인 전변설(轉變說)이나 유물론적인 적취설(積聚說)에 대하여 연기의 논리로서 불변의 자성을 가진 실체로서의 존재의 개념이나 실재론적인 사고를 부정한 것이다. 이러한 연기의 논리는 원시불교에서 12인연으로 체계화되고 대승불교에서 법계연기(法界緣起) 뢰야연기(賴耶緣起) 그리고 육상연기(六相緣起) 동으로 발전하였다.
유식철학은 반야의 공사상과 함께 대승불교의 2대 조류이다. 연기의 발달된 논리인 공의 사
상은 부파불교 시대의 아비달마(阿毘達摩)철학의 유론적인 성격(說一切有部의 三世寶有 法界桓存과 같은 실재론적인 사고)에 대하여 원시불교의 연기론 적인 사고에로의 환원이라고할 수 있다.
불멸 후 600년 경에 출세한 용수(龍樹)는 일체개공 팔불중도(一切皆空 八不中道 : 不生亦不滅 不常亦不斷不 一亦不異 不來亦不出)의 기치를 들고 실재론적인 사고를 논파한 것이다. 그러나 후세에 내려오면서 파사(破邪)적인 변만 강조하는 악취공(惡取空)에 떨어졌다고 비판하고 유(有)의 입장에서 중도의 사상을 주장하고 나온 것이 유식의 철학이다.
불멸 후 900년 경부터 미륵(彌動), 무착(無着), 세친(世親)에 이어지면서 유식의 사상은 하나의 학파로 성립되었다. 유식에서는 현상계의 존재가 어떻게 공이고 중도일 수 있는지를 3종자성(三種自性)과 3종무성(三種無性)의 두 가지로 구분하여 유(有)의 입장에서 중도의 사상을 천명하고 있다.
현상계의 일체제법을 변계소집성(遍計所執性), 의타기성(依他起性), 원성실성(圓性實性)의 의미에서 유라고 보지 않올 수 없다. (이 有는 假有요 實有가 아니다)
그러나 본체적인 입장에서 본다면 상무성(相無性), 생무성(生無性), 승의무성(勝義無性)의 3종의 의미에서 무자성(無自性) 즉 공이라는 것아다.
변계소집성은 7식 망념의 소작으로서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상무성이라는 것이다. 의타기성은 객관적인 존재가 독립적인 실체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인연 소생이라는 의미에서 생무성이다. 연기의 논리를 주관에 적용시킨 것이 번계소집성이고 상무성이라면, 객관에 적용시킨 것이 의타기성이고 생무성이다. 변계소집성은 망념으로서는 존재하지만 실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비유(非有)이고 의타기성은 본질적으로는 무의 존재이지만 현상적으로는 유라는 의미에서 비무(非無)다. 이것이 유도 아니고 무도 아닌 중도라는 것이다. 원성실성은 아(我)와 법(法)이 공한 승의무성(勝義無性)의 진공묘유(眞空妙有)을 말한다.
반야와 유식은 무와 유의 대론(對論)이라고할수 있다. 반야가 본체적인 승의제의 입장에서 존재를 설명 한 것이라면 유식은 세속제의 입장에서 세계를 설명한 것이다. 이것은 추상적 논리나 구체적 사물이라는 대상의 차이나 또 같은 설명의 방법에서도 연역과 귀납적인 입장의 차이로 설명될 수도 있다.
현상세계의 제법을 분류하는데 원시불교에서는 명색(名色), 오온(五蘊), 12처(十二處), 18계(十八界) 둥의 분류법이 있고, 부파불교의 구사론에서는 5위75법(五位七十五法)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러나 유식에서는 5위 100법(五位百法)으로 분류하는데 구사론과의 차이는 구사에서는 색법(色法)을 중심으로 하여 세계를 설명하는 실재론적인 성격이 강하고, 유식에서는 마음을 중심으로 하여 현상계의 존재를 분류하여 설명하고 현상계의 존재는 실체로서의 존재가 아니고 가유(假有)로서의 존재라는 것이다.
유식의 오위백법은 심왕(心王: 8), 심소유법(心所有法: 5), 색법(色法:11), 불상웅행법(不相應行法:24),무위법(無爲法: 6)이다.
심왕법은 마음의 주체로서 안(眼), 이(耳), 벼(鼻), 설(舌), 신(身)의 전 5식과 6식의 의식(意識), 7식의 말라식(末那識), 8식의 아라야식을 말한다.
심소유법은 마음의 작용으로 변행(遍行: 5), 별경(別境: 5), 선(善:ll), 번뇌(煩腦: 6), 수번뇌(隨煩惱: 6), 부정(不定: 4 )이다. 변행은 모든 대상에 두루 작용하는 마음의 성질로서 촉(觸), 작의(作意), 수(受), 상(想), 사(思)이다. 별경은 대상에 따라 나타나는 마음으로 욕(欲), 승해(勝解), 염(念), 정(定), 혜(慧)이다. 선의 법은 신(信), 참(漸), 괴(塊), 무진(無 ), 무탐(無貪), 무치(無痴), 근(動), 경안(輕安), 불방일(不放逸), 행사(行搖), 불해(不害)이다.
번뇌는 본혹(本惑)이라고도 하고 유정(有情)이 윤회하는 원인이다. 탐(貪), 진( ), 치(痴), 만(慢), 의(疑), 악견(惡見)이다.
수번뇌는 근본번뇌에 따라 일어나는 번뇌로 분(忿), 한(恨), 복(覆), 뇌(惱), 질(嫉) 간( ), 광( ), 해(害), 교(嬌)의 10을 소수혹이라 하고 무참(無 ), 무괴(無塊)의 2를 중수혹, 도거(悼擧), 혼침( 沈), 불신(不信), 해태(懈怠), 방일(放逸), 실념(失念), 산란(散亂), 부정지(不正知)의 8올 대수혹이라고 한다.
부정은 선도 악도 아니라는 뜻에서 부정이라 한다.회(悔), 면(眼), 심(尋), 사(同)의 4를 말한다. 색법은 일체의 물올 말하고 안(眼), 이(耳), 비(鼻), 설(舌), 신(身)의 5근과 색(色), 성(聲), 향(香), 미(味), 촉(觸), 5경과 법처색(法處色)의 11이다.
불상웅행법은 물질도 아니고 마음도 아닌 비색비심(非色非心)의 존재로서 득(得), 명근(命銀), 중동분(衆同分), 이생성(異生性), 무상정(無想定), 멸진정(滅盡定), 무상이숙(無想異熱), 명(名), 구(句), 문(文), 생(生), 노(老), 주(住). 무상(無常), 유전(流轉), 정이(定異), 상응(相應), 세속(勢速), 차제(次第), 방(方), 시(時), 수(數), 화합(和合), 불화합(不和合)의 무체가립(無假假立)의 법올 말한다.
무위법은 오위백법증 앞의 94를 유위법이라 하고 나머지 인연소생의 법이 아니라는 뜻에서 무위의 법이라고 한다. 허공(虛空), 택멸(擇滅), 비택멸(非擇滅), 부동(不動), 상수멸(想受滅), 진여(眞如)의 여섯이다. 그러나 별체(別 )가 있는 것이 아니라 유위의 제법이 사라지면 현현하는 진여의 세계를 말하는 것이다.
중생이 윤회하는 세계를 삼계육도(三界六道)라고 설명한다. 욕계(欲界), 색계(色界), 무색계(無色界)를 삼계라고 하고 삼계를 다시 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 인간, 천상으로 나누어 육도라고 말하는 것이다. 삼계는 마음이 업력에 따라 외화(外化)된 세계이다.
삼계중에서 욕계는 망념과 오관에 의한 욕망의 세계로 물질적인 대상이나 선 악업의 행위에 의해서 나타난다. 색계는 물질적인 세계이지는 하지만 산란한 마옴이나 욕망이 사라진 물(色)의 세계로 기도적인 방법이나 명상을 통하여 도달되는 세계이다.
무색계는 욕도 아니고 색도 아닌 순수한 정신적 세계를 말하고 선정(禪定)을 통해서만 이를 수 있는 것이다. 무색계는 감정의 만족도 물의 아름다움도 없지만 윤회하는 중생으로서 바랄 수 있는 최상의 세계이다.
외화된 세계로서의 이 세계는 무명의 업력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무명의 업풍에 의해서 풍륜(風輪), 수륜(水輪), 지륜(地輪)이 만들어지고 이 지륜에 수미산이 형성된다. 수미산은 구산팔해(九山八海)에 둘러싸여 있고, 그 산의 중간에 인간의 세계가 있다. 이 인간세계를 중심으로 아래로 축생계가 있고 지하에 지옥이 있는 것이다. 아귀는 귀신으로서 몸을 가지지 못했으므로 인간이나 축생의 세계를 떠돌아 다닌다. 그리고 아수라는 수미산 밖의 바다에서 하늘과 관계를 가지면서 산다. 수미산의 정상에는 도리천이 있고 도리천의 주위 사방에 사왕천이 있다. 그 위로 욕계 4천, 색계 18천, 무색계 4천의 세계가 있는 것이다.
지옥은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최악의 세계로 상지옥, 혹승지옥, 퇴압지옥, 규환지옥, 대규환지옥, 소적지옥, 대소적지옥, 무간지옥의 8대 지옥이 있고, 각 대지옥마다 16소지옥이 있다.
아귀는 탐착(貪着) 때문에 몸을 받지 못하고 인간이나 축생세계를 떠돌거나 유·무정물에 기탁하여 사는 귀신들의 세계이다.
축생은 우치(愚痴)의 결과로 받는 과보이다. 자유로이 사고를 할 줄 모르고 자기의 생각만 고집하고 본능의 체계대로 움직이는 동물의 세계를 말한다.
아수라는 진심(瞋心)파 투쟁으로 이루어진 세계로 물질적으로는 인간세계보다 풍부한 일면이 있고, 천인들과 전쟁을 할 정도로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인간세계는 우리들 인간이 사는 세계다. 고통도 있지만 적당한 즐거움도 있고 탐욕을 추구하지만 절제할 줄도 알고 성내거나 싸우지만 화해나 반성도 하고 어리석지만 진실을 생각활 줄도 아는 인간이 사는 세계다. 우리가사는 세계는 수미산 남쪽 중간의 남섬부주(南 部洲)이고 또 북쪽에 북구로주(北俱盧洲), 동쪽에 동숭신주(東勝身洲), 서쪽에 서우화주(西牛貨洲)의 4세계가 있다.
육도(六道)중의 천상은 욕계 6천, 색계 18천, 무색계 4천의 세계가 있다. 욕계 6천은 4왕천(동:지국천, 남:증장천, 서 :광목천,. 북:다문천), 도리천, 야마천, 도솔천, 화락천, 타화자재천의 여섯이다.
욕계가 감정적인 세계라면 색계는 이성적인 세계이다. 색계의 4천은 18계로 구성되어 있고 초선천은 범중천, 범보천, 대범천의 3천이다. 2선천은 소광천, 무량광천, 극정광천의 셋이고, 3선천은 소정천, 무량정천, 변정천의 3천이다. 제4선천은 무운천, 복생천, 광과천, 무상천, 무변천, 무열천, 선현천, 선견천, 색구경천의 9천을 말하는 것이다.
무색계천은 물질적인 세계가 아니라는 의미에서 무색계라고 하고 시간과 공간의 한계는 벗어났지만, 식(識)은 남아있는 세계이다. 공무변처(空無遍處), 식무번처(識無遍處), 무소유처(無所有處), 비상비비상처(非想非非想處)의 4천이 있다. 공무변처의 공이 전 5식의 대상이 존재할 수 있는 공간이라면 식무변처의 식은 6식의 경험이나 관념이다. 무소유처는 7식 망념의 뿌리 깊은 자아의식의 소멸을 말하고 비상비비상처는 8식 아라야가 선악의 행을 일으키는 상(想)은 없지만 종자로서의 식은 남아 있다는 의미에서 비상비비상이라고 한다.
이와 같이 평면적인 설명이긴 하지만 유식에 있어서 현상계의 구조로서 오위백법이나 외화된 세계로서 삼계육도를 설명한 것이다. 그러나 이 세계는 직선이나 평면이 아니고 구형이다. 아니 구형이 아니라 도너츠형에 가깝다. 동과 서는 상대적인 개념이기는 하지만 동으로 동으로 가다보면 어느 듯 서가 되고 서쪽이라고 가다보면 동이 나오는 것이다. 도너츠의 표면을 따라서 안으로 가다보면 안은 없고 밖이 되고, 밖이라고 가다보면 어느 듯 안에 있게 되는 것이다. 안도 밖도 없는 것이다. 이러한 논리는 하나와 만물과의 관계에서도 성립된다. 일즉일체 다즉일(一卽一切 多卽一)의 중중무진(重重無盡)한 세계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