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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과 부모님 영전에 드리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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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편집실 1986년 08월 54호
정관일선 (靜觀一輝) 대사

망부소 (亡父疏)

법신(法身)은 만물에 응(應)해 나타나나니 마치 물 속의 밝은 달과 같고 환질(幻質)은 인연을 따라 없어지나니, 마치 허공 속의 어지러운 꽃과 같습니다. 영혼을 천도(薦度)하려 할진대 어찌 성역(聖域)에 돌리지 않아서 되겠읍니까? 그러므로 진실한 정성을 떨쳐 우러러 현휴(玄休)에 비는 것이니 이제 돌아가신 영혼을 생각하나이다.
우리 엄부(嚴父)님은 몸을 기르심에 온화하고 집을 다스림에는 근검 하셨읍니다. 나를 낳고 나를 기르시매 그 덕은 구로( 勞)에 지극하시고 부지런하고 은혜로 우매 그 꾀는 가르침에 깊으셨읍니다. 백천 년을 기약하고 수(壽)의 무궁함을 믿었아온데, 어찌 60세 뿐입니까. 환(幻)인지 꿈인지를 깨닫지 못하겠읍니다. 외로운 과부는 믿을 이가 없는데 다섯 아들은 누구를 의지하리까? 눈물은 두 줄기로 흐르고 끊는 애는 백 개로 맺힙니다. 아무리 슬퍼해야 미칠 수가 없아오매 오직 천발(薦技)이 마땅한 일입니다.
그리하여 이제 연복(練服)을 당해 재(齋)을 올리게 되오니, 그 절기(節뤘)는 바로 현동(玄장)입니다. 삼가 정사(精舍)로 달려가 수륙(水陸)의 훌륭한 자리를 베풀고, 스님네를 맞이하여 영산(靈山)의 묘한 예식을 드리나니, 화로에 우수향(牛首香)을 사르고 어음(魚音)의 음악을 올리며, 조주(趙州)의 차를 드리고 향적(香積)의 마지를 올립니다. 영체(營縮)는 비록 약소하나마 감응(感應)은 반드시 두루 하실 것입니다.
삼가 원하옵건대, 아무 영가(靈駕)께서는 이 천발(薦技)을 힘입고 고해(苦海)을 길이 벗어나, 도솔천 내원궁(兜率天 內院宮)에 올라가 나시어 자씨(慈氏)의 원음(圓音)을 친히 들으시고 극락국(極樂國)의 상련대(上運臺)에 바로 가시어 미타(彌陀)의 수기(授記)를 받으소서 다음으로 원하옵기는, 저회들은 현재에는 수복(壽福)을 더하고 재해(災害)를 멀리 떠나며, 장차는 정토(律土)에 나서 보리(菩提)를 증득하고 법우(法雨)가 흐르는 곳에서 함령(含靈)들이 다 목욕하여지이다. 호상(毫相)을 우러러 이 천소(薦疏)를 올리나이다.

망모소(亡母疏)

백호(白毫)의 광명을 놓아 법륜(法輪)올 굴리는 것은 우리 대각(太覺)님께서 중생을 제도하시는 방편이며, 훌륭한 회(會)를 베풀어 재공(齋供)을 닦는 것은 소자(小子)가 고비(考妃)를 천도(薦度)하는 참 정성입니다. 영혼을 고륜(苦倫)에서 제도하려 한다면 성인의 자비스런 묘한 힘을 의지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붉은 정성을 다하여 신령스런 구원을 우러러 비는 것입니다. 지금 이 가진 영혼은 바로 내 어머니입니다. 그 덕은 선량하고 신중하며, 그 몸은 곧고 조촐합니다. 젖은 자리에 나아가시면서 마른 자리를 돌려 주셨으니 몸을 부수어도 그 구로( 勞)의 덕을 갚을 수 없으며, 단것을 먹이고 쓴 것을 삼키셨으니 뼈를 가루로 만들어도 망극(罔極)한 그 은혜를 갚기 어렵습니다. 혜로( 露)의 마르기 쉬움을 슬퍼하고 수풍(樹風)의 그치지 않음을 설워합니다. 하늘을 우러러 부르짖어도 미칠 수 없고 땅을 치며 부른들 어찌 쫓을 수 있겠읍니까? 한낮 슬퍼해 보아야 마침내 죽음의 문에는 도움이 없겠기에, 마땅히 천수(薦修)해야 장차 저승길에 도움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이제 57의 재석(齋夕)을 맞이하여 삼가 수륙(水陸)의 훌륭한 자리를 베풀고 여러 스님네를 맞이하여 묘한 법을 연설하나니, 우수(牛首)의 향을 피우고 어음(魚音)의 음악을 울립니다. 벌려 단 동촉(燈燭)은 붉은 마음의 조각 조각을 드러내고, 찬란한 번기와 꽃은 간절한 뜻의 올올을 나타냅니다. 조주(趙州)의 차를 드리고 향적(香積)의 마지를 올리고는, 가섭(迦葉)의 춤을 춤추고 긴나(緊那)의 노래를 노래합니다. 개연(芥緣)은 5악(岳)의 한 티끌 같사오나 능감(菱鑑)은 천강(千江)의 외로운 달과 같습니다.
엎드려 원하옵나니 돌아가신 어머념과 돌아가신 조상님들께서는 모두 고해(苦海)를 벗어나고 즐거운 나라에 나시어, 몸은 9품(品)의 연대(蓮臺)에 오르고, 귀로는 1승(乘)의 묘한 법을 들어 친히 부처님의 기별(記別)을 받고 보리(菩提)를 빨리 증득하소서. 다옴에는 이 모임을 마련한 재자(齋者)들이 이 좋은 인연을 받들어 만덕(萬德)으로 장엄하여 복의 기초가 길이 튼튼하고 수명의 끝이 없어지이다.
또 원하옵나니, 그지없는 법계(法界)의 모든 함령(含靈)들이 다 금강(金剛)의 종지(種智)를 얻어지이다.
그리고 그 남은 물결이 미치는 곳에는 괴로워하는 무리들이 모두 소생 하여지이다. 황금의 모습을 우러러 삼가 이 글을 올리나이다.

망사소(亡師疏)
일실(實)의 모습의 각황(覺皇)은 사(私)가 없어서 곧 진사(塵沙)를 고루 비추고, 5온(蘊)의 몸의 뜬 생(生)은 죽음이 있어서 비록 묘한 촛불이라 하더라도 변하기 어렵습니다. 이제 망극(罔極)한 슬픈 정성을 품었아온데, 어디에 저승길의 천석(薦席)을 마련 하겠읍니까? 그 큰 서원(誓願)올 펴 미미한 이 정성을 굽어 살피옵소서. 생각하오면 가신 영혼은 조계(曹溪)의 척손(嫡孫)으로서, 타고난 성품이 환하나니 밝은 구슬이 큰 바다에 홀로 빛나고, 슬기의 눈이 트이었나니 가을 달이 푸른 하늘에 높이 달렸읍니다. 열 살에 이미 노고(魯誥)를 전공했으니 인의(仁義)의 연원(淵源)에 한가히 놀았고, 약관(弱冠)에 축분(竺墳)을 연구했으니 현미 (玄微)의 곤역( 域)에 깊이 들어 갔읍니다. 연기와 구름 같은 글씨요 금과 옥 같은 시문(詩文)이었읍니다. 그도(道)는 인천(人天)을 덮었고 그 이름은 이하(夷夏)에 퍼졌읍니다.
그 덕은 4중(衆)을 적셔 귀의하게 하였고, 그 연세는 80이 높아 항상 편안하였읍니다. 화연(化緣)은 방주(方周)에 미쳤고, 그 빛은 선후(先後)에 두루했읍니다. 세제(世諦)에 순응해 고루 이해하되 처음에서 끝까지 마음에 끼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 생(生)에서 길이 이별하매 따라가기 어렵거니, 또 어느 날에 다시 만날 수 있겠읍니까? 큰 들보가 이미 부러졌나니 조실(租室)을 어떻게 지탱하오며, 큰 배가 갑자기 가라 앉았나니 괴로운 강을 어찌 편안히 건너겠읍니까? 그러므로 두 줄기 눈물을 금하기 어렵나니 어찌 이 한 몸을 위함이겠읍니까? 그러나 이렇게 슬퍼한들 무슨 이익이 있겠읍니까. 스스로
추수(追修)하기에 힘써야 하겠읍니다. 이제 좋은 날을 가리어 훌륭한 자리를 베푸나니 영체(營諦)는비록 미미하오나 묘응(妙應)은 두루하실 것입니다. 엎드려 원하옵나니, 선령(仙靈)께서는 다시 조풍(租燈)의 신령스런 불꽃을 전하고 길이 선원(禪源)의 바른 갈래가 되시며, 항상 각황(覺皇)의 법의 신하가 되고 거듭 불일(佛日)의 훌륭한 빛을 이으소서. 그리고 남은 물결이 미치는 곳에는 뭇 싹들이 고루 목욕하여 지이다. 황금의 모습을 우러러 삼가 이 글을 올리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