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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와 마음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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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강 - 윤혜린 1998년 06월 196호
이 주제를 탐구하면서 주요하게 원용한 자료는 불교도이면서 환경물리학자연 로빈 쿠퍼Robin Cooper
가 쓴 「진화하는 마음 (The Evolving Mind) 1996」 이다. 그는 생명세계, 심리세계, 문화세계, 초월적인 세계라는 네 차원을 하나로 관통하는 진화하는 구조에 초점을 맞추면서 진화의 시간 축을 추동해 가는 요소로서 \'의식의 중심성’ 을 논증하고 있다.
상식적으로 진화 란 생물학적 종이 자연 선택적으로 환경에 적응하게 된 기제를 밝히는 사후적 설명 방식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로빈 쿠퍼는 생물, 특히 고둥동물의 혁신적인 행동이 환경 자체에 변화를 이끌어내는 능동성 때문에 단지 그것만으로 자연의 수동적인 놀이감이 아님을 주장한다.
새로운 행동의 가능성을 담보로 하는 곳이 \'의식’ 이라면 생물학적인 진화에서 이미 그 싹을 보인 의식의 중심 역활이 심성적 진화에서 더욱 강조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인간은 두뇌 또는 몸에 의존하여 마음의 기능을 창발시키게 되었으며, 마음의 차원이 상대적인 자율성을 가지면서 독자적인 세계로 진화시켜 간 것의 정점은 자기의식이다. 곧 의식에 대한 의식이라는 메타적 치원의 기능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특히 언어의 발달은 추상화와 논리화를 통해 자기 의식적인 개인의 반성적 삶에 영향을 주었다. 또한 자각적인 개인들이 집단적으로 더 나은 생활양식에 대한 지향성을 문화로 표출하였다. 더 나아가 자신과 세계에 대한 더 큰자각을 이룬 사람들은 \'세계와 나\'라는 이분법적 도식까지도 깰 수 있는 상태(깨달음)로 자신을 추동시켜 가는 것이 더 높은 차원에서의 초월적인 진화이다.
필자는 로빈 쿠퍼가 \'진화’ 개념을 생물학적 차원에서 마음과 문화, 초월적인 세계의 영역까지 확장함으로써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 점을 긍정적으로 수용한다. 하지만 몇 가지 제안을 추가함으로써 진화적 설명 방식을 보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생물학적 종이나 개체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생존경쟁에도 불구하고 전체 자연의 차원에서는 모종의 질서가 유지되고 있는 점을 ‘자연적 지향점’ 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것과는 다르게 인간은 자기 의식적 존재로서 더욱 보편적이고 가치가 있는, 실재에 접근하는 삶을 추구하는 \'문화적 지향성’을 갖는다.
이러한 구별된 개념으로써 인간이 생물학적 기초에 의존하는 연속성과 동시에 독자적인 심성 세계를 구축할 수 있는 불연속성을 함께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생물학적 진화는 비가역적으로 발생한다. 반면 우리의 마음, 문화세계는 의식의 중심을 놓치고 표류하는 과정에서 그 이전의 지층으로 퇴행할 수 있다. 인류가 다시 원숭이가 될 수는 없지만 사람이 동물적 의식 차원으로 내려갈 수 있으며, 한사회의 문화가 약육강식이 존재하는 밀림의 문화로 후퇴할 수 있다. 생물학적 진화의 선형적 인과 과정이 의식에서는 비선형적 궤적을 보인다. 이 점을 의식한다면 마음이나 문화에 대해 기계적인 진화적 해석을 피할 수 있다. 셋째, 자각적 마음이 끌어가는 초월의 세계는 언어적 그물로 포착되기 어려운 특유의 깨달음이라고 한다. 언어가 주는 세련된 가상 현실감에 도취되지 않고, 존재계 자체로 들어가는 수행적 체험을 또 하나의 진화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과학적인 설명으로 충족시키지 못하는 불교의 정념 수행의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할지 모른다. 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