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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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사원 - 천양희
1998년 06월 196호
바람이 구름을 밀고 있다.
밀리지 않으려고 버티는 저 구름!
해고 당한 명퇴자 같아
하늘 한족이 오래 들린다.
내가 바람이라면
구름의 등짝은 밀지 않겠다.
구름이 밀려난 자리에
또 구름이 밀려온다.
저 구름만큼이나
삶은 정처없는 것일까
누가 또 밀려나지 않으려고
누군가를 당기고 있나 보다
세상이 팽팽하다. 세상은 줄다리기
바람아 아주 넘어지지 않을 만큼만
밀어라 바람아
저 구름은 자리조차 없으니
그래도 구름은 유유하다
자리다툼도 자리바꿈도 없다. 없는 구름의 자리
그래<허虛 하면>어떻고
<무無>면 또 어떨까
하늘이 한 울이면 그만이다
한 울에서 하나면 그만이다
오늘도 바람이 구름을 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