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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난제(佛陀難提) 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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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의 등불을 이어온 이 땅의 스님들 - 편집실 1986년 12월 58호
존자는 가마라국 사람이다. 성은 구담(題曇)이었으니, 정수리에 *육계(肉 )가 있고 말재주에 막힘이 없었다. 처음 바수 밀존자를 만나 출가하여 교법을 받았는데 오래지 않아 무리를
거느리고 교화를 떠나게 되었다. 그러던 중에 제가국(鐵伽國)의 서울에 있는 비사라(題舍羅)라고 하는 이의 집에 이르니, 지붕 위에 광명이 위로 솟는 것이 보였다. 존자가 걸음을 멈추
고 그의 제자들에게 “이 집에는 반드시 성인이 있을 것이다.
업으로 말은 못하나 참으로 대승의 그릇이요, 사방의 거리를 다니지는 못하나 더러운 것은 알리라”고 말하였다. 이 말을 마치자 장자가 나와서 인사를 드리고, 무엇을 요구하느냐고 물었다. 존자가 대답하기를 “나는 시자(待者)를 구한다” 하니, 장자가 말했다. “나에게 복타밀다(代駝密多)라 하는 외아들이 있는데 나이가 이미 오십이 되었건만 아직 말도 못하고 걷지도 못합니다.’
그러자 존자가 대답하였다. “그대의 말이 옳다. 그가 참으로 나의 제자이다.”존자가 이 말을 하고 그를 보니 복타밀다가 벌떡 일어나 절을 하고 게송으로 말했다.
부모도 나의 친한 이가 아니니 누가 가장 친한 이인가요.
부처님들이 나의 도가 아니니 어느 것이 가장 거룩한 도인가요.
존자가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네 말이 마음과 친하면 부모에 견줄 바 아니요.
네 행이 도와 합하면 부처님이 바로 네 마음이다.
밖으로 형상 있는 부처를 구하면 너와는 비슷하지도 않으리니
너의 근본 마음을 알고자 하면 합하지도 않고 여의지도 않었다.
복타밀다는 존자의 오묘한 계송을 듣자 곧 일곱 걸음을 걸었다. 존자가 말하기를 “이 사람이 옛적에 부처님을 만나 비원(悲願)이 광대하였는데 부모의 애정을 끊기가 어려울까 염려하여 말도 하지 않고 걷지도 않았다”라고 하니, 그말을 듣고 장자는 곧 아들을 놓아주어 출가하게 하였다. 존자는 복타밀다에게 구족계를 주고 다시 말했다. “내가 여래의 정법안장을 그대에게 전하노니, 끊이지 않도록 잘 지니고 회라”고 말하고는, 게송으로 이렇게 말했다.
허공은 안팎이 없으니 마음의 법칙도 그러하다.
만일 허공을 알기만 하면 이것이 진여를 아는 것이다.
복타밀다가 스승의 법을 받고 나서 계송으로 찬탄하였다.
나의 스승은 선백의 조사 중에 여덟번째 지위를 차지하시고
한량없는 무리를 교화하시니 모두가 아라한을 얻게 되었네.
그때에 불타난제 존자가 신통 변화를 나타내셨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서 고요히 열반에 드시니, 대중이 탑을 세워 전신(全身)을 그대로 봉안했다. 이는 곧 경왕(景王) 12년 병인(丙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