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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휴가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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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비의 소리 - 현진 1997년 07월 185호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벌써부터 마음이 들떠 있는 것 같다. 올해에도 휴가 특수特需는 여전하다. 이미 유명 피서지의 항공권이나 숙박 예약이 끝났다는 소식이고, 예년보다 찜통더위가 더 기승을 부린다고 하니 모르긴 해도 산과 바다는 피서의 인파에 몸살을 앓을 것이다.
그나마 반가운 것은 해인사를 비롯한 산사의 수련회에 지원자들이 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단기적인 출가를 경험해 보는 산사수련회가 이제는 불자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크게 인기를 얻고 있음이다.
도시생활의 권태에서 벗어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수행이 바로 산사수련회다. 특히 참선을 통해 세속에서 찌든 심신을 맑히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볼수 있는 선禪수련회에는 해마다 모집 정원을 훨씬 넘어선다.
얼마 전 기독교 목사님들이 위파사나 수행을 한다는 보도가 있었고, 천주교댁 신부님들이나 수녀님들이 수련회에 참가하거나, 스님을 찾아 참선을 배운다는 사실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삼성그룹이 사원들에게 좌선을 지도하고 있으며, 특히 선경그룹 신입사원과 간부들이 세 차례에 걸쳐 동사섭 수련회에 단체로 참여한다는 보도가 있어 화제가 된 적이있다.
법보종찰 해인사 수련회를 다녀온 이라면 새벽예불의 감흥을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이다. 법당을 한가득 메운스님들의 범창 소리와 구도자의 형형한 눈빛은 타성에 젖은 수련생들의 마음을 일깨우기에 충분하다. 해인사 수련회는 군대의 신병 교육대처럼 엄격하기로 유명하다. 전국에서 가장 힘들다는 해인사 행자실의 기강이 수련생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는 셈인데, 어찌보면 제대로 된 행자 수업을 체험한다고 할 수 있다. 수련회 일정은 이론과 사상의 울타리에 갇혀있는 정신을 밝히고 널다란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산사의 수련대회는 신새벽의 청아한 산사를 우리에게 보여 준다. 새벽 세시 죽비소리에 맞춰 눈을 떠 바라보는 별. 잃었던 새벽을 되찾아 하늘의 별을 바라볼 때 그 감동은 어떻겠는가. 죽비소리에 맞춰 내면 깊숙한 곳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와 눈을 뜨면 푸르게 개어 있는 하늘을 만나는 기쁨. 어쩌면 우리는 산사의 수련대회에서 그 소중한 모든 것들을 만날지도 모른다.
산사의 수련대회를 찾는 분위기가 차츰 확산된다면 올바른 휴가 문화의 정착을 위해서는 아주 바람직한 일이다. 유흥을 위한 휴가보다는 배우고 성찰하는 시간으로 전환하면 어떨까. 앞서 말한 수련회에 참가한다거나 전국 사찰을 가족과 함께 순례하는 코스를 잡거나, 사회시설에서 봉사의 기회를 가지는 것은 바람직한 휴가의 한 방법이다.
걸망지고 떠나는 스님네의 만행처럼 휴가 또한 일상을 놓고 흥청망청 지낸다는 생각보다는 자신을 점검한다는 의식이 앞서야 하리라. 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