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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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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경 - 편집실 1986년 05월 51호
옛날 어떤 왕이 딸 하나를 낳았습니다. 성미가 급한 왕은 의사를 불러 말했습니다.
“공주는 아직 어리다. 그대는 공주에게 약을 주어 당장 자라게 하라”
의사가 말하기를
“공주님께서 약을 잡수시면 당장 자라게 할 수 있습니다”
“정말 그렇게 할 수 있겠는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지금 당장은 그 약을 구할 방법이 없읍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겠는가”
“다만 대왕께서는 제가 그 약을 구할 때까지는 공주님을 보지 마십시요. 약을 쓴 뒤에라야 보여 드리겠읍니다”
왕은 의사의 말대로 공주를 밀실에 둔채 시종을 시켜 모든 것을 공급하게 하였읍니다. 그 리고 자신은 한번도 공주를 보지 않았읍니다.
한편 의사는 약을 구한다는 핑계로 아주 먼 곳에 가서 12년이나 지낸 뒤에 약을 구해가지고 돌아와 공주에게 먹인 뒤 왕에게 데리고 가서 보였읍니다.
왕은 다 자란 공주를 보자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읍니다. 그리고 혼자 생각했읍니다.
〈참으로 훌륭한 의사군. 공주를 이토록 잘 자라도록 하였다니 참 용하도다〉 하고 대신들에게 영을 내려 그 의사에게 큰 보상을 내리도록 하였읍니다.
이 사실을 안 온 국민들은 왕의 바보스러옴을 비웃었읍니다.
“공주가 태어나서 자란 햇수는 혜아리지 못하고 그 자란 모습만을 보고 약의 효험이라고
믿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