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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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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 - 편집실 1993년 11월 141호
국화菊花를 예전엔 ‘구화’라고 불렀습니다. 국화는 식물계에서 가장 진보된 식물입니다. 이런 것을 고등식물이라고 합니다. 국화과에 딸린, 관상용으로 심는 여러해살이 풀로서, 줄기는 나무와 비슷합니다.
동양에서 국화를 사군자의 하나로 꼽는 이유는, 꽃의 기품이 의젓하면서 호화롭고, 추위를 견디어내는 것이 마치 굽힐 줄 모르는 충신의 절개와도 같아서입니다.
옛날 중국 진晋나라의 문학자 도연명은 누구보다도 국화를 사랑한 대표적인 사람인데, 그의 시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유명합니다.

동편 울 밑에 국화를 따다가
우두커니 남산을 바라보다.

국화는 보고 즐기는 것뿐만 아니라 봄에는 움터 나오는 싹을 먹고, 여름에는 잎새를 먹고, 겨울에는 뿌리를 먹는 풍류로도 우리와 관계가 아주 깊습니다.
신라나 백제 때에도 국화를 가꾸는 이가 많았고, 훌륭한 품종들이 많았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중국의 옛적 이야기입니다. 장방이 환경을 찾아와 말하였습니다.
“금년 9월 9일 당신 집에 큰 재앙이 있을 터이니, 이제 곧 집을 떠나야 합니다. 그때 집사람들에게 주머니를 하나씩 만들어 그 속에 수유나무의 열매를 넣어 어깨에 메고 높은 곳에 올라가 국화 술을 마셔야만 그 화를 면할 수 있습니다.”
이 말을 들은 환경은, 곧 식구들을 데리고 뒷산에 올라가 국화 술을 마셨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다시 돌아와 보니, 집에 있던 닭이나 개, 소들은 모두 죽어 있었습니다. 국화 술을 마시지 못한 집에 있던 동물들이 그 화를 사람대신 받아 죽은 것입니다.
중양지연重陽之宴이라고 하여 높은 산에 올라가서 국화 술을 마시는 풍습이 아직껏 있는 까닭은 이 때문입니다. 국화 술이란 감국꽃, 생지황, 구기자나무 뿌리의 껍질 그리고 찹쌀을 섞어서 빚은 술이나 감국꽃 또는 그 싹으로 담근 술을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