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현대사회와 포교사의 사명
지금의 현대사회는 하루 한시간이 바쁠 정도로 복잡하게 변화해가는 20세기 과학문명의 산업사회이다. 과학적 합리주의의 사고방식은 우주와 사회의 구조를 물질과 인간을 중심에 놓고 바라보게 하였으며, 과학기술 발달로 인한 문명의 비약적 발전은 사회를 거대한 자본화, 기계화, 대중화, 조직화, 정보화, 고속화로 나아가게 하고 있다. 그러나, 인간이 보다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사고를 하게 된 반면, 문명의 발전으로 인한 사회체제의 급격한 변동, 다변화는 현대인을 심각한 경제적 불평등, 극심한 공해의 오염, 따뜻한 인간성의 상실과 감각적 성행위의 범람 속으로 몰아넣어 무엇인가 새로운 가치관을 찾지 않으면 안 되게끔 하고 있다.
부처님의 위대한 진리를 전포할 임무를 짊어진 포교사들은, 이러한 복잡하고 다양한 현대사회 구조 속에서 갖가지 고뇌에 찬 현대인들에게, 세계와 사회의 구조를 올바르게 바라보게 하고 삶의 의미를 새롭게 일깨워 주어 부처님의 묘법 속에 모두가 인생의 참가치와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포교 일선에서 뛰어야 할 본연의 사명이 있다. 이같은 사명을 현실적 생활속에서 실현시키기에는 여러 가지 어려운 과제들이 제기되지만 여기서는 세 가지로 나누어 고찰해 보고자 한다.
2. 경제적 관점에서의 포교
현대 산업사회의 기본적 골격은 경제 즉 자본이다. 쉽게 말하여 돈이 없이는 제 아무리 좋은 일을 하고자 하여도 원만히 성취하기 힘들다. 부처님의 자비법이 무집착, 무소유를 근간으로 승가의 물질적, 경제적 토대를 중요시하지 않지만 문제는 승가의 경제적 부의 축적을 적극적으로 권장하여 무소유 정신으로 바르게 회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종교도 경제를 생활의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마땅히 받아들여야 하며 따라서 경제의 중심지에 파고들어 이를 교화의 수단으로 운용할 줄 알아야 한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경제의 중심은 거의 대도시에 집중되어 있다. 근래에 들어 도심 한가운데 포교당이 늘어나고는 있으나 아직도 대부분의 도심지가 포교의 황금어장으로 남아 있으며 포교사들은 이러한 곳을 포교의 활동 근원지로 삼아야 할 것이다.
경제적 관계가 밀집되어 있는 빌딩과 공장과 상가가 즐비한 곳에 포교당을 개설함은 빌딩 생활인이나, 공장 생활인이나, 상가 생활인으로 하여금 신앙참배뿐 아니라 여러 가지 정신적 의지의 휴식 공간으로서 이들의 공동생활처의 중심이 되어 줄 것이다. 그리고 포교당이 불교의 교화장인 만큼 건축과 설비에 있어 불교적 특색을 살리면서도 경제적 부담이 되는 가람식 보다는 실용적이고 다용도적인 현대 건축양식을 구비함도 좋을 것이다. 그리하여 도심 포교당이 유아, 아동에서부터 청장년, 노년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문화공간, 교양 수련의 공간, 생활의 직접적이고 경제적인 취미의 공간으로 활용하게끔 하여 포교당이 도시 생활의 사회적 중심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 포교당의 입정에서는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고, 도시 생활인에게는 가까운 곳에서의 신앙생활과 정신생활의 활력소를 찾을 수 있어 좋을 것이다.
3. 대중적 관점에서의 포교
개인이 사회를 떠나 홀로 존재할 수 없음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리고 오늘날 개인의 전체상을 좌우한다고 볼 수 있는 이 사회를 움직이는 동력은 한마디로 대중의 감각이며 대중의 힘이다. 마찬가지로 불교도 새로운 불교와 새로운 포교 형태를 창출해 내려면 불교대중의 감각과 힘을 의지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현대의 대중적 감각과 힘이란 모든 주변의 상황들이 대중화되고, 조직화되고, 사회화되고, 정보화되고, 인쇄화된다는 것이다. 가령, 어떤 집단이 자신의 요구를 관철시키자면 대중의 힘을 한 곳에 결집시키면 가능할 수 있다. 실례를 들어, 불교 발전의 장애가 되던 불교재산관리법이 폐지되고 불교가 자주화에로 한발 내디디게 된 것은 86년 해인사에 모인 이천여 승려의 대중적 힘과 목소리 때문에 가능하였다.
앞으로의 신도 포교에 있어서도 개별적 포교를 넘어서 포교당이 자리잡는 그 지역의 장소와 생활양태에 따라 지역신도 전체를 연계적으로 조직화하여 신도들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하나의 신앙공동체를 사회화시켜 나가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신도의 개인적 인적 관리도 기계화, 콤퓨터화를 도입하여 체계적으로 관리화하고 정보화하여 신도들간에도 서로 신속한 신앙 정보를 교환해 줌으로써 공동체적인 연대감을 형성시켜 더욱 철저히 신도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 또 각 포교당은 대중적 매체의 인쇄물들을 충분히 활용하여 각 포교당이 정기적 신문은 물론 각종 문서포교물을 통하여 신앙지침과 신앙사상을 통일화시켜 나가야 한다. 그리고 현대인의 생활시간과 감각에 맞추어 법회도 저녁 시간에 개설하면서, 이에 기계적 기술의 조명과 음향시설로 종교적 분위기를 만들어봄도 좋을 것 같다.
구태의연한 방식으로는 현대인의 대중감각을 따라갈 수 없으므로, 성공적으로 포교를 하려면 새로운 대중 감각의 포교 방법들을 개발하는 데 각 포교사가 고심할 일이다.
4. 포교사들의 공동이론작업과 연대사업
사회적 변화와 대중의 요구에 따라, 기존 사찰의 형식을 탈피하여 과감한 자기 변화로써 도심 포교당이 양적으로 증가는 하고 있으나, 각 포교당이 자기 중심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포교활동을 대중화시키고, 사회화시키기 위한 포교사들의 불교대중포교에 관한 공동이론작업과 연대적 활동사업은 오늘날 대중사회의 필연적 요구이다.
의식집이나, 의식의 집전, 또는 교화의 내용과 방법에 있어 실질적 이론작업의 연구팀을 조속히 만듦과 동시에 이러한 이론 작업의 결과를 실천화하여 각 포교당이 대규모의 연합 형식의 세미나나, 법회나, 대중집회를 통하여 현실화시킨다면 대중 포교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토대가 될 것이다. 그리고 포교사자신들도 스스로를 교육시키고 개혁시킬 수 있는, 정예화된 교육훈련의 공간을 마련하여 통일된 불법 사상으로 대중을 교화하도록 해야 한다. 이 지면을 빌어 잠깐 언급하고픈 것은 포교사의 자격 구분인데, 출가자와 재가자의 위치 선정과 역할을 엄격히 구분해야한다. 일례로 출가한 성직자와 재가자인 평신도를 똑같이 법사라고 혼용하여 부르는 것은 개념상으로도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여러 면에서도 합당치 못하다. 각 포교당 활동이 사부대중을 주체로 할수록 출가자와 재가자의 위상과 역할을 더욱 명확하고 확실히 해둘 필요가 있다.
이상으로 개인의 편협된 시각의 글은 제쳐두고, 포교 현장의 경험이 풍부하고 훌륭한 포교사들이 하루빨리 서로가 연계화 되고 조직화되어 포교에 관한 참신하고 획기적인 이론과 실천방법이 강구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