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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가교육(僧伽敎育)에 대한 나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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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유진 1989년 11월 93호
개인이나 전체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데는 교육이 으뜸이라 생각된다. 그래서 독일의 철학자 칸트(Kant)는 “사람은 교육에 의해서만 인간이 되며, 교육만이 현실적 존재(Seim)인 인간을 이상적 당위(當爲, Sollen)의 상태로 되게 할 수 있다\"고 말하여 교육의 필요성과 생애교육이 요청됨을 시사하였다.
역사의 흐름에 따라 교육의 개념도 시대의 변천에 맞게 실용적으로 변화를 가져왔다. 오늘날 세계 여러 나라의 교육계에서 내리고 있는 교육개념의 정의에 근거하여 현 승가 대학의 교육실태를 파헤쳐 개선되어야 할 점을 지적하고 아울러 주관도 개입시키겠다.
교육이란 인간 행동의 계획적인 변화로 보는 견해가 오늘날 교육의 개념이다. 구체적으로 검토해 보면 인간 행동은 심리학적 개념으로 외현적 행동인 표출적 가시적인 행동으로서 웃음과 몸짓 등이 있고 내현적 행동인 내면적 불가시적인 행동으로서 지식 가치관 동기체제 둥이 포함된다.
교육은 외현적 행동보다 내현적 행동에 더 많은 비중을 둔다. 위의 정의에 비추어 볼 때 현재 승가의 교육은 어느 방향으로 편중되어 가고 있는지 심히 우려가 된다. 승가의 외현적 행동인 삼시(三時) 예불, 안행(雁行), 발우공양 운력 동은 특별히 나무랄 데가 없으나 내현적 행동인 지식의 양적 및 질적 측면 그리고 정서와 창의력과 같은 정의적(Affective) 영역에서 볼 때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된다. 지금 세계는 새로운 지식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이 시대의 조류에 발을 같이 하려면 부처님의 영구불변한 진리를 현실에 어울리도록 재조명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적(禪的)인 입장에만 너무 치우칠 것이 아니라 세속의 여러 학문들도 도입하여 다양한 지식의 폭을 넓히고 또 그들이 어떠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으며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그리고 인간의 양심에 비추어 보았을 때 병들어가고 있는 부분이 어떠한 것인지를 먼저 알아야 역사의 요구에 올바른 응답이 나올 것이고 이렇게 하는 길이 종교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외현적 행동과 내현적 행동이 조화롭게 발전이 될 때 승가의 새로운 가치관이 정립될 것이며 흥미를 잃지 않고 하는 일마다 동기 유발이 잘 되리라 믿는다.
둘째 계획적이란 개념에는 교육 목적 교육과정 등이 포함되어 있는 의도적인 작용을 말한다. 승가의 교육이념은 위로는 진리를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교화한다라고 되어 있다. 그런데 이 이념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교육목적과 교육목표가 정립되어 있지 않은 점이 유감이다. 인간행동을 계획적으로 변화시키려면 계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경험을 토대로 하여 올바른 교육과정이 구성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경전을 읽고 참선하는 것은 스님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고 그 외에 외국어, 역사, 철학, 자연과학, 논리학 및 기능, 기술 등을 익혀놓아야 포교 일선에 섰을 때 다소 어려움이 적지 않을까 생각된다. 요즘 사회전반에 비추어 봤을 때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한문은 이미 시대의 뒤안길에 문제가 있는 글자로서 대면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거부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현 실정이다. 그래서 한문으로 구성된 내전을 전면 개편하여 한글화하고 누구나 읽어서 알 수 있도록 전문용어 자체도 시대에 맞게 재정의를 내려야 한다고 생각된다. 부처님의 이력을 학제에 고루 분산시켜 주변 학문과 균형 있는 연구가 이루어지게 하여 세계관을 넓혀 주고 나아가서는 자아실현(Self-actualization)이 될 수 있는 교육과정이 짜여져야 한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학제도 6년으로 하여 2년 동안은 승려로서 기본 자질을 갖추는데 역점을 두고 나머지 4년은 심오한 학문 연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교육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본다. 이렇게 함으로써 풍부한 지식과 높은 지적 능력, 건전한 정서, 확고한 신념, 고상한 인격, 도덕적인 태도, 종교적인 정조, 원활한 신체운동, 다양한 기능 등을 겸비한 인간이 되어 오늘날 민주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이상적인 전인교육(Whole-Minded Education)이 실현되리라 믿는다.
셋째 변화란 육성, 발달, 개선, 개발 등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교육은 지식, 사고력, 기술 등을 변화시키는 역동적 작업인 것이다.
여기서 변화란 인간의 내면적인 사고방식과 외면적인 행동이 동시에 바꾸어지는 것을 말한다. 인간의 모습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지도한다는 것을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교육 전문가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 적어도 승가의 피교육자 앞에 설 수 있는 사람은 대학에서 불교학을 전공하고 부전공으로 교육학을 이수한 자가 교육계의 일선에 서야 승가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오늘날 승가의 교육환경을 자세히 살펴보면 예나 지금이나 크게 변화된 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 이는 다시 말해서 승가가 시대에 뒤떨어져 있음을 시사해 주는 것이다. 따라서 승가의 전체적인 질적 양적 변화를 위해서는 각계 각층의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개혁 방안을 구성하여 장기적인 실천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이상의 여러 내용을 종합해 볼 때 교육이란 인간의 발달 가능성을 도와서 바람직한 방향으으로 이끌어내어 현실화시켜 주는 작용이며 사회개조의 수단으로 어느 장소 어느 때에서나 수시로 이루어지는 모든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교육은 피교육자로 하여금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을 설정해 줄 수 있어야 하며 세계관 및 인생관을 제시해 줄 수 있어야 한다.
끝으로 인간의 삶을 행복하게 꾸며 줄 수 있는 지(智)․덕(德)․체(體)가 구비된 실질적인 산교육이 우리 승가에도 빨리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램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