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 - 좋은 일을 뜻하는 새
학에는 재두루미, 검정두루미, 벼슬이 빨간 두루미 등이 있는데 남아메리카를 뺀 세계 각 곳에 있고 습원이나 풀밭에 살며 나무 위에는 살지 않는다.
교오토 쇼코쿠지(相國寺)란 절에는 분세이(文正)씨가 그린 명학도鳴鶴圖 두 폭이 있는데 오카타 코우린(尾形光琳)씨가 그것을 본으로 병풍을 그렸다고 한다. 그만큼 학은 신비로운 새요 좋은 일을 뜻하는 새로 여겨 중국에서는 봉황 다음으로 꼽는다. 또 거북이와 함께 장수를 나타내기도 한다. 확실히 학은 오래 사는 새의 하나로 팔십년을 산다. 좋은 일을 뜻하는 새이므로 미나모토노 요시모토(源義朝)가 학 다리에 소원을 새긴 작은 금판을 매달아 놓아 주었다거나, 미나모토노 요리토모(源賴朝)가 금으로 만든 판을 달아 물가(由比?)하마에서 놓아 주었다는 이야기가 내려온다. 토쿠가와(家光)가 조정에 몸소 매로 잡은 학을 바친 것이 시초가 되어 해마다 역대 쇼군들이 궁중에 학을 바치는 의식도 있었다.
불전에도 학은 ‘할아버지가 구름인 새’라고 했고 그 주석에 ‘학은 천둥에 의해 알을 배므로 학의 아버지는 천둥이고 학의 할아버지는 구름이다.’(나카무라 하지메 감수, 마에다 젠가쿠 옮김,「쟈카타전집」3)고 한 것처럼 학은 신성시되었다.
또 학은 ‘사람에게 안전한지 위험한지를 울음으로 알린다.(나카무라 하지메, 하야지마 코우세이 옮김.「밀린다왕의 물음」3)고 하여 일반적으로 착하다고 알려져 있음을 알 수 있지만 「쟈타카」297에는 이런 학을 나쁜 새로 그려 겉만 봐서는 알 수 없다는 말을 했다.
옛날 석존이 어떤 마을 어느 집에 태어났다. 어른이 되어 오백 명이나 되는 도둑 떼의 두목이 되어, 길에서 지나가는 사람을 털거나 남의 것을 훔쳐서 먹고 살았다.
그런데 어떤 지주가 한 시골 사람에게 천 카하파나를 빌려 준 채 죽고 말았다. 그 뒤 지주의 아내는 병이 나서 죽게 되자 아들에게 말했다.
“너희 아버지는 어떤 사람에게 돈을 빌려 주고는 받지를 못한 채 죽었다. 만일 나마저 죽고 나면 그 사람은 네게 돈을 갚지 않을 게다. 그러니 내가 살아 있을 때 어서 가서 돈을 받거라.”
아들은 “네 알겠습니다.”하고 급히 가서 돈을 받았다.
어머니는 곧 죽었지만, 걱정이 되어서 다시 암놈 쟝카루로 태어나 길에서 아들을 기다렸다.
그 때 도둑 두목은 패거리들과 함께 길에서 사람들의 것을 뺏고 있었다. 아들이 숲에 다다르자 쟝카류는 “숲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 숲 속에는 도적이 있단다. 그들은 너를 죽이고 돈을 뺏을 것이다.”하며 몇 번이나 길을 막고 말렸다. 영문을 모르는 아들은 ‘이 재수없는 쟝카루가 내 길을 막는구나“ 생각하고는 흙덩어리 같은 것을 주얼서 쟝카루가 된 어머니를 쫓아버리고 숲 속으로 들어갔다.
그 때 학 한 마리가 “이 남자 손에는 천 카하파나가 있다. 그를 죽이고 돈을 뺏어라”하고는 울면서 도둑 쪽으로 날아갔다.
젊은이는 학 울음이 무슨 뜻인지 모르고 ‘학은 길조다. 내게는 이제 아무 일도 없을 것이다.’ 생각하고 학에게 “주인님, 우십시요”하면서 합장을 했다. 모든 소리를 다 알아 듣는 도둑 두목은 암 쟝카르와 학이 하는 짓을 처음부터 쭉 보고 있었다.
한편 젊은이는 그 길로 그냥 가서 마침내 도둑에게 붙잡혔다. 두목은 “어딜 다녀오는 길이냐”하고 물었다. 젊은이는 “어떤 마을에 받을 돈이 있어 거길 다녀오는 길입니다.” 두목은 “누가 너를 심부름 보냈느냐?” “저희 아버님은 돌아가시고 어머님은 병환이 났는데, 당신이 돌아가시면 돈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서둘러 저를 보냈습니다.” “지금 너희 어머니가 어찌 되었는 줄 아는냐?” “모릅니다.” “너희 어머니는 네가 떠나자마자 세상을 뜨셨지만 걱정이 되어 암 쟝카르가 되어서 네가 죽을까봐 길을 막고 못 가게 했다. 그런데도 너는 그런 어머니를 윽박질러서 쫓아 버렸다. 그리고 학은 네 적이다. 학은 ‘그를 죽여 돈을 뺏어라’하고 우리들에게 고자질했다. 너는 스스로의 어리석음 때문에 잘 되기를 바라는 어머니는 ‘내가 못 되기를 바라는 놈’이라고 생각하고, 정말 못되기를 바라는 학은 ‘내가 잘되기를 좋은 새’라고 했다. 학은 네게 아무 것도 베푼 것이 없지만 어머니는 네게 커다란 공덕을 베풀었다. 돈을 갖고 가거라”하며 보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