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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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수 그림마당 - 이철수
1993년 10월 140호
시절 어수선한 것이야 임자가 따로 있을 터, 가을은 저 혼자 속속들이 깊어 밤알이 벌고 가을비 한줄금에 붉은 대추는 쏟아져 내리고... 아이들은 주머니 그득하여 얼굴에 웃음기도 주체를 못하는 기색입니다.
천하가 한도량이라더니 곳곳에 좌복 터는 소리가 시끄럽습니다. 저기 홍시 떨어지는 소리 또한 그 소식일지?
마음에도 우수수 바람 없이 쏟아지는 것 많더니, 큰 허공도 밤새 그렇게 제 속 다 비워 버리고 가을 빈 하늘이 맑고 깊습니다.
자리에 누우면 베개 너머에서 귀뚜라미 웁니다.
밤새 그 소리들을 것 없으니 서둘러 잠들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