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一實의 眞理(會緣入實의 體)
앞서, 현담 교체론이 갖는 세 가지 특성, 즉, 첫째 본래적 의미의 교체논쟁-가르침의 근거를 묻는 구체적인 교체논쟁, 둘째, 유부종과 경부종, 또 유식종 사이의 존재론적 논쟁, 셋째, 화엄교학 특유의 해석방법과 교리체계를 언급한 바 있다. 또한 詮의 구조에서 顯의 구조에로의 본성론적 전환을(諸法顯義體) 언급하면서 교체의 문제가 결국에는 해석되어진 교리체계 속으로 묻혀 버리게 된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제까지 소개했던 교체논쟁은 현담의 목적-과거 교체론의 의의와 난점들을 자신들의 교학체계 안에서 해소시켜 버리려는-을 위해 재해석되고 재구성된 것이다. 현담은 이 재해석한 교체논쟁을 본격적으로 자신의 교학체계와 연결지운다. 앞으로 소개할 세 단계의 교체(會緣入實, 理事無礙 , 事事無礙의 體)는 화엄교학이 본래 의도했던, 필요로 했던 교체론의 전말이다. 이제부터는 통상 四法界觀으로 알려진 화엄교학체계의 기본 골격이 교체논쟁을 대신하는 것이다. 이 새로운 교체론을 이해하기 위하여는 화엄교학의 교리체계를 먼저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두 가지는 결국 동일한 것이다. 이제 교체론은 사라지고 확실한 체계만이 남는다.) 그 교리체계의 골수가 현담의 第三, 義理分齊章에 전개되어 있다. 그 내용은 매우 복잡한 연관관계 속에 얽혀 있다. 의리분제장은 화엄교학의 골수 중의 골수라 할 수 있는 부분으로 그만큼 난해하며, 따라서 그 해석 또한 각양각색으로 분분하다. 그러므로 교체문제만을 따로 떼어 다루는 이 글에서 그 전모를 장황하게 설명할 수만은 없다. 그러나, 교체론을 다루는 현담의 사고방식이 결국 의리분제장의 사고방식과 동일한 것이기 때문에 간단하게나마 그 논리구조라도 따지고 넘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
(가)가르침에서 義理에로-法界觀의 논리구조
의리분제장은 四門으로 구성된다. 곧, 1, 所依體事, 2, 擔歸眞實, 3, 彰其無擬, 4, 周遍含容의 四門이다. 이 4문은 화엄종의 初祖, 杜順의 法界觀을 확충, 체계화한 것으로 四法界觀으로 알려져 있다. 현담에서는 이 4문이 두 가지 의의를 갖는다. 첫째, 가르침에서 義理를 발견해 내는 방법, 경문해석의 방법으로서의 의의와, 둘째, 가르침의 실질적인 내용, 인식과 실천의 원리로서의 의의가 그것이다. 현담에서는 이 두 가지 의의가 대충 뒤섞여 있다. 그것은 이 四觀門이 경전 뿐 아니라 모든 대상을 인식하는 최상의 원리로 전제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두 가지 의의를 절대로 혼동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중국화엄종의 전제들을 만고불변의 진리로, 부처님의 진짜 가르침으로 수용해야 할 아무런 이유도 근거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인식의 바탕이 되는 대상으로서의 事法-所依體事
위의 4문을 경문해석의 원리로 보든지, 삼라만상의 존재와 인식의 원리로 보든지 그 觀의 실질적인 대상은 현실의 事相이다. 즉 事相을 觀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관문은 사장에서부터 시작한다. 四門의 첫단계에서는 이 사상을 단계적으로 분석하여 이해의 길을 연다. 열 가지 단계의 대립구조(十對)를 활용한 사상의 분석이 여기서 행해진다(敎義, 理事, 境智, 行位, 因果…등의 對),이 十對의 분석이 가르침과 의미(능전 또는 능현의 敎와 소천의 義)의 상대로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보면 이 十對가 본래 경문해석의 방법으로 활용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쭉 가르침을 理와 事로 구분하고, 이를 다시 인식 주관과 대상 등의 이분법적 구조로 점
차 세밀하게 분석해 들어감으로써 그 확실한 의미로 나아가는 것이다.
㉡ 十對를 통한 事法의 분석에서 眞理로 도달함-總攝歸廣理
對의 구조를 활용하여 사법을 분석해 들어가면 眞實에 도달하게 된다.(여기서 歸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소위 性起라고 알려진 또 다른 원리, 理性에서부터 隨緣하여 파생한 것으로서의 현상을 발생론적으로 파악하는 또는 理性을 기준으로 隨流, 反流의 두 체계로 현상을 해명하는 사고방식에서 기인한다.) 이 門은 두순의 觀門에서는 眞空絶相觀에 해딩하는 것으로, 사상의 분석을 통해 自性空의 性法에 도달하는 것이다. 즉 진실이란, 예컨대 色자체가 空이며, 空자체가 色인(卽色, 卽空-「斷空, 實色이 아닌) 眞空이요 이것이 바로 진리진여가 된다.
㉢양자의 무애함을 밝힘-彰其無礙
사법에 대한 이해는 진리로 귀결한다. 이 진리야말로 사법용 사법이게 해주는 사법의 실체이며, 眞義이다. 눈앞에 현상하는 차별된 사상해서 무차별, 無分限의 보편성인 진리를 발견하는 것이다. 이 양자의 관계는 현상/본성, 차별/무차별, 국한/보편 등의 대립적인 관계이다. 이 대립하는 관계가 이제 무애라는 말로 통합된다. 실로 이 말이야말로 화엄교학의 체계를 이해하는 keyword 라 할 만큼 중요한 밀어며, 그만큼 오해의 소지도 넓은말이다. 현담에서는 이 무애를 다시 十門으로 갈라 해석하는데, 그 골격은 世親의 六相方便을 자기 식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法藏은 六相으로 대상을 구조적으로 분석하고, 다시 이를 통합하는 소위 육상원융의 방법을 창안 무애를 논증했다.) 화엄교학에서는 二分作對를 기본구조로 즐겨 활용하는데 여기서도 예외는 아니다. 그 중요함에 비춰 번거롭지만 六相과 무애를 논증하는 十門을 二分作對로 도식화하면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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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의 측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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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의 측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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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육상이 원융하여, 동시에 성립하는 것을 무애라고 하는 것이다.
㉣ 理를 매개로 한 事의 무애한 관계-사법에 대한 새로운 이해 周遍含容
진리는 普遍과 廣容의 두 뜻을 갖고 一切의 사법을 포섭, 내재한다. 이 二義에 따라 사법의 존재연관을 살피며 새로운 事의 德性이 드러난다. 이것이 사사무애의 관이다. 그 모습을 다시 十門으로 갈라 설명하니, 이것이 바로 十玄이라고 알려진 존재의 실상이며, 그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다.
(나)會緣入實의 體-事法의 교체에서 理性의 교체에로
현담교체론의 일곱번째 단계인 이 단계는 위 四門의 둘째 단계, 곧 攝擔歸眞實의 理법계에 해당한다. 이 글 본론의 첫부분에서 體性通局이라는 현담의 해석을 설명하면서 구체적이고 기능적인 측면의 교체론과 본성론적 측면의 교체론을 구별한 적이 있다. 현담의 의도는 바로 위 四門의 구조에 따라 전통적인 교체논쟁을 事法차원의 논쟁으로 해석하여 이를 이제 眞實, 眞理에로 환원시키려는 데 있다. 앞에 기술한 여섯 단계의 교체론은 一實의 진리로 환원된다
㉠진여의 본성에서 지말의 가르침이 隨緣生起함-以體收末
화엄교학에서는 진여의 성품을 불변과 수연의 두 측면으로 가르고, 불변의 본성에서 현상어 수연생기하는 과정을 隨流門, 현상으로부터 불변의 본성으로 환원하는 과정을 反流門로 갈라 설명한다. 부처님의 가르침도 또한 이 二門에 의해 해석되는데, 여기서는 첫번째 측면, 진여의 본성으로부터 가르침이 생기해 나오는 측면을 잡아 가르침의 自性온 바로 眞如라고 논증하는 것이다.
현담에서는 그 과정을 「梁攝論釋」第十을 인용, 네 단계로 나누어 해석한다. 즉, 첫째, 불변부동의 진여가 수연하여 무분별지를 생기한다. 이 지혜는 모든 지혜 가운데서 가장 수승하다. 둘째, 이 지혜에서 후득지가 유출한다. 셋째, 이 지혜는 大悲를 생기한다. 넷째, 이 대비로 인해 여래께서는 정법을 세워 중생을 교화, 제도하고자 가르침을 설하신다. 가르침은 이처럼 진여 본성에서 수연생기하여 나온 것이기 때문에 가르침의 본성 또한 진여이며 진실이다.
현담은 이를「섭대승론」이나「성유식론」등의 始敎의 전적들을 들어 敎證한다. 그러나 그 전적뚫 해석한 방법은 진성의 불변/수연, 수류/반류의 무애한 관계가 된다.
많랜 → E꿇 → 觀 → 팬펙
㉡ 一切의 敎法은 眞性으로 환원된다-會相顯性
이 측면은 위에서 말한 두번째 측면, 곧 反流門에 따른 해석이다. 모든 차별된 교법은 無性인 진성에서 수연 생기한 현상적 사법이다. 이 사법을 분석, 虛相을 제거해가면 진리, 진성으로 환원하게 된다. 이 환원의 측면이 바로 앞의 법계관의 논리에서 설명한 두번째 단계, 總攝歸眞實의 뜻에 해당한다. 법계관문에서는 事法으로부터 진성으로 환원하는 과정만을 다루고 있는데, 교체론에서는 같은 명목 아래 수류, 반류의 두 측면을 함께 들어주고 있다. 이러한 태도는 현담이 법계관을 경문해석, 또는 事相해석의 방법이라는 측면과 實相의 진여로 논증하는 현담의 입장은 이 두 측면을 단계별로 다르게 활용한다. 첫째, 가르침을 事法의 차원에서 해석하여 眞性으로 환원시킨다. 둘째, 일단 진성으로 환원되면, 전성을 기준으로 삼아 가르침과의 관계를 체계적으로 재구성한다. 이 둘째 단계에서는 진성의 불변/수연, 수류/반류의 두 측면이 함께 고려되어 완결된 교체론의 체계를 구성하게 되는 것이다. 會緣入實이라는 이름 아래 以本收末과 會相顯性라는 두 측면을 아우르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첫째 측면은 眞如卽敎를, 둘째 측면은 敎卽眞如를 설명한 것으로 이 진여와 ‘가르침의 相卽한 관계가 가르침의 본성은 진여’라고 체계적인 해석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