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호 보기


한국 불교도, 무엇을 어떻게 생각하나3

이전 게시물 다음 게시물
해인리포트 - 편집실 1990년 03월 97호
불만족한 포교 실태
우리 불교계는 언제부턴가 포교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아마도 기독교세의 신장에 따른 위기의식의 발로가 아닌가 하는 분석이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그러면 우리 불교도의 포교에 대한생각을 살펴보자.
조계종 중앙총회 제도개혁특별위원회 설문 분석 1차보고서(이하 ‘제도개혁위’로 약칭)에 의하면, 한국불교의 포교 실태를 묻는 질문에 대다수의 불교도들은 포교 문제에 매우 심각, 종단적으로 획기적인 조치를 강구해야 하고(83.1%), 스님들이 조금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13.4%)고 대답한 반면, 포교활동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므로 문제가 안 된다고 생각한 불자는 극소수(24%)에 불과했다. 월간 「대원」(90년 2월부터 「대중불교」로 재창조})의 ‘80년대를 보는 불교인의 의식 조사’(이하 ‘대원’으로 약칭)에 의하면 지난 10년간 포교 성과에 대해 응답자의 약 80%가 현재는 부족하지만 장래의 희망성을 보여주었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이상에서 알 수 있듯이 비록 장래에 대한 희망은 있으나 현재 대부분의 불자들이 포교 실태에 만족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원’은 80%년대 포교에서 가장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룬 현상은 스님 및 재가법사들의 활동이 많이졌다(32.8%), 시내 포교당이 많이 늘었다(20.7%), 포교 문서 및 단행본이 많야졌다(14.3%), 종단적 차원의 지원이 제고되었다(6.6%)는 순서로 나왔다. 계속해서 ‘대원’ 조사를 살펴보면, 포교 방편 중 가장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은 서적출판과 법회가 각각 27.1%로 나타나 “전통적인 법회가 불특정 다수인을 상대로 한시적 출판과 그 가치를 같이 한다는 것은 의외의 사항으로서, 스님이나 사찰 위주의 신앙생활이 자기 구도적 지식 충족의 현상으로 전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듯하다”고 자체분석하였다. 또 영화, 음악, 문학 등 예술 부문(18.6%)에 대하여 사찰문화재 관광(17.5%) 보다 더 많이 응답한 것은 “이제 포교 방편이 사찰중심에서 대중문화쪽으로 옮겨져야 한다는 요구를 대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포교활동에 대해 구체적 질문을 많이 한 설문은 ‘한국불교사회연구소’의 ‘사회 및 불교에 관한 전국불교지도자(재가)의 의식조사연구’ (이하 ‘불사연’으로 약칭)이다. 우선, 포교가 잘 안되는 이유로는, 포교에 대한사명감 결여(61.6%)가 수행을 포교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 수행만 잘하면 포교가 된다는 믿음, 성불 후 포교 등의 응답을 모두 합한 것(37%)보다 더 높다. 즉 수행 때문에 포교가 안되는 것이 아니라 포교에 대한 사명감이 없기 때문이라는 반응이다. 포교활동의 애로사항을 묻는 질문에는 스님들의 무관심과 비협조(29.3%), 경제적인 생활 문제(22.8%)가 높았고, 이어 고정적인 활동 장소, 포교자료의 빈곤, 고립적인 활동 등을 꼽았다. 포교활동에 가장 필요한 것은 현대에 맞게 해석한 교리 및 경전해설서(39.3%), 신도 조직 및 사찰 운영에 필요한 구체적인 포교 자료(25.3%), 교육(11.9%), 전문 서적(10.3%) 등으로 나타났다.
‘제도개혁위’의 대안(포교 활성화)에 대한 질문은, 원칙적 방도와 제도적, 조직적 방도들로 나뉜다. 전자의 질문에는 전문적으로 포교에 종사할 수 있는 인력 확보(59.3%) 실제적인 포교 전문기관 설립(27.8%), 포교 예산의 대폭적인 확대를 들였고, 후자는 대졸 이상의 남녀 불자들을 교역자로 양성(62.8%), 군법사 출신을 조직화해서 각 사찰에 배치(13.9%) 등으로 나타났다. 이상에서 알 수 있듯이 대졸, 군법사 출신의 전문포교사의 활동에 주요한 기대를 갖고 있는 듯 하다. 그런데 우리가 다시 확인하고 싶은 것은, 맹목적인 교세 확장이 아니라 대중의 생활과 정신세계에 꼭 필요한 불교가 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시급한 복지 대책과 비구니스님 문제
삼보 중의 하나인 스님들의 반수 이상이 노후에 대해 걱정하고 있는 것이 오늘 한국불교의 현실이다. ‘대승불교승가회’의 환국 승가의 의식 및 실태에 대한 설문조사보고서’(이하 ‘대승’으로 약칭)는 노후에 대해 별로 걱정하지 않는 스님(47.5%) 보다 걱정하는 스님(12.5%)이 다소 많다고 한다. ‘대원’ 조사에 의하면 불교의 사회복지사업이 타종교에 비해 다수(77.7%)가 그저 그렇다거나 미약하다고 응답했다. 복지에 대해서는 불교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모두 낙후된 상태임을 보여준다. 구체적으로 스님의 의료비는 반수 정도가 본인이 부담하고, 사중(27.5%), 친척(8.5%), 신도(5.2%)의 순으로 담당하고 있다. 생활 대책은 은사스님(39·1%)과 사중(29.6%)의 의존도가 다수를 차지했다.
스님들의 노후복지가 잘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스님들(‘대승’조사)은 종단의 무관심과 불안정을 거의 절대적(95.3%)인 원인으로 꼽았다. 불교계의 (사회)복지사업이 부진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원’은 종단 차원의 정책 미약(46.4%), 불자들의 낮은 참여도(29.8%), 스님의 낮은 관심도(20%)로 대답했고, ‘제도개혁위’는 인재부족(39.6%), 불교도의 관심 저조(37.3%)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그밖에 재정 부족, 승려 교육 및 지도부재, 신도들의 비협조적인 태도 등등에 7% 안팎의 응답율을 보였다.
이러한 현실로부터 스님들의 생활보장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74%를 넘어섰고(‘제도개혁위’조사), 노후에 양로원이 필요하다(72%)고 느끼는 스님이 필요없다(21.6%)는 스님에 비해 세배나 많았다.(‘대승’조사)
또 활발한 복지사업 방도로 우선 꼽는 것은 승려와 신도의 의식이 바뀌어야(37.2%)와 전문인력 양성(29.9%) 이었고, 그 다음으로는 단위사찰의 역량을 모아 종단적으로 추진하자(19.4%) 등이었다. ( ‘제도개혁위’ 조사)
비구니스님에 대해 질문한 곳은 ‘대승’뿐이었다. 먼저, 종단 참여를 묻는 질문에 15%만어 어느정도 보장되었다고 응답했고, 나머지는 전무(41.4%)와 부족(43.2%)으로 응답해 거의 대다수가 부정적인 시각임을 보여주었다. 특히, 비구니스님 스스로는 10%만이 어느 정도 보장되었다고 보는 반면에, 비구니스님은 같은 항목에 25.9%의 응답율을 보이는 대조를 나타냈다. 비구니스님 활동 부족 원인을 보면, 종단풍토(52.6%)와 제도적 미비(25.5%), 수행 관습(14%) 등을 들었고, 팔경법(비구니스님의 비구스님에 대한 예의와 존경)에 대해서는 비구니스님은 80% 이상이 수정 또는 차별 폐지 견해를 보인 데에 반해 비구스님은 반수가 쪼금 넘는 수(54.59%)만이 여기에 동조했다. 그리고 팔경법의 존속여부에 대해서도 비구스님은 40.9%가 찬성하는 반면에 비구니스님은 14.9%만이 존속을 지지해 비구니스님 스스로의 문제의식이 비구스님보다 더욱 강한 것을 나타냈다.

요구되는 화합과 개혁
지루한 수치를 나열하며 네개의 설문조사를 비교하여 보았다. 다분히 산술적이고 평면적인 것이었지만 그러면서 일감으로 드는 생각은 각각 저마다의 특징이 있다. 보기를 들면, ‘불사연’의 조사는 재가불자의 지위와 역할의 신장에 강한 목적의식성을 느끼게 하였고 ‘대승’은 승가의 의식과 실태 조사에 충실하려 했다는 것 ‘제도개혁위’는 원리와 대안마련에 치중했고, ‘대원’은 질문이 구체적이고 흥미가 있는 것이었으나 다소 감각적인 면에 치우치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문항에 따라서는 질문 내용은 동일한데, 대답을 선택하는 지문이 판이한 것도 눈에 띄었다. 이는 조사의 주체단체들의 시각과 목적 동의 차이에 기인할 것이다. 그리고 주체단체들의 처지가 서로 다르다는 것이 또 하나의 원인이기도 하다. 즉 ‘대승’은 비교적 부담없이 종단을 비판할 수 있지만 ‘제도개혁위’는 그럴 수 없는 처지에 있는 것이다. 또한 중간중간에 언급했지만 재가불자와 스님들의 인식 차이, 재가불자의 스님들에 대한시각이 무언가 큰 변화를 예고하는 수위에 육박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느낌을 얻었다. 문항마다의 승가대 재가의 응답율은 전혀 비교되지 않고, 다만 ‘불사연’과 ‘대승’의 비슷한 질문에 대한 응답율을 비교하고 특히 ‘불사연’의 조사를 보는 청도의, 대략의 형편에 의한 것이지만 필자에게는 꽤 주목되는 대목으로 다가온다. 다시 한번 두드러진 것만 상기해 보면 사찰운영에 대해 재가불자의 절대 다수가 공영화를 주장한 반면에 스님들은 반수이상이 아직도 신도의 사찰 운영 참여에 반대하고 있다. 또 재가불자의 스님들에 대한 회의와 불신의 도가 적지 않음을 나타내는 대목으로는 현 수행방법이 문제없다고 생각한 재가불자는 극히 미미한데에 비해 대다수가 비판적 견해를 보였다. 불교 미래에 대해 스님들보다 더 밝은 전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재가불자들은, 그러나, 그 이유에서 스님들의 높은 중흥의지 때문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는 것은 그야말로 충격적인 보고이다. 이러한 시각은 불교의 사회활동 참여가 적은 이유로 스님의 의식 결여 때
문이라고 응답한 재가불자가 반수를 훨씬 넘는다는, 다소 무리한 정서까지 겹쳐 급기야는 재가불자는 성직자가 될 수 없다는 견해에 동조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는 것이 ‘불사연’의 보고이다. 옳고 그름을 떠나 기존 불교에 대한 혁명적 변화가 오늘 청년 불교지도자들의 심저에 깊숙히 흐르고 있다는 것만은 현실로서 받아들여야겠다.
그러면, 이제 다시 정리한다는 의미에서 우리 불교 대중들은 무엇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눈에 띄는 것을 중심으로 살펴보자.
첫째로, 우리 불교도는 현재 심각한 위기의식과 함께 미래불교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고도 희망 섞인 기대에서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개혁의 요구는 대단히 높으나 개혁을 주도할 신망있는 주체세력의 미형성과 깊은 관계가 있다고 본다. 부처님의 법은 바르나, 현재의 불교는 문제가 많으므로 혁신해야 한다는 것에는 누구나 동감한다. 그러나 누가 어떻게로 사고를 진전시키면 답답한 것이 오늘 우리 불교도들의 심정인 듯하다. 때문에 이러한 생각을 갖고 있는 집단과 개인의 대동화합을 통한 전망의 제시는 당위이자 대중의 요구이기도 한 것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또 하나, 대단히 유감스럽게도 현재의 종단과 스님들에 대한 불신이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셋째로, 그동안 논란이 많았던 불교계의 사회참여는 대부분 참여에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다만 수행자로서의 자기 본위를 지키는 방식의 개발을 요구하고 있는 듯 하다. 특히 스님들의 민중불교운동에 대한지지도는 다소 의외의 결과로 받아들여졌으며, 통일에 대한 요구나 반미, 평화 분위기는 민족종교로서의 불교의 위상을 확인시켜 주었다.
마지막으로 계속 종단의 주요 과제로 거론되는 제도개혁에 대해서는 제도에 앞서 불교사상 정립과 교육 문제의 우선 해결을 주장하는 의견이 꽤 많이 나타났다. 따라서 종무, 행정의 개혁보다 사상 교육과 관련된 제도개혁을 우선적으로 추진해 봄이 바람직할 것 같다.
이제 한국불교는, 90년대가 사활을 판가름하는 의미있는 시기가 되리라는 전망이 만만치 않은 가운데, 젊은 신세대의 화합과 개혁의 요구로 크게 물결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