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전설에는, 처녀가 들에서 오줌을 누면 그 자리에서 메꽃이 돋아난다느니, 처녀가 떨어뜨린 허리띠가 메꽃이 됐다느니, 메끈이 흘러내려 메꽃이 됐다느니 하는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렇듯 메꽃은 부끄러움 때문에 분홍빛으로 피는지도 모릅니다.
12세기 무렵 유럽의 십자군 부대에 한 젊은 연락병이 있었습니다. 그의 임무는 왕의 부대를 앞의 돌격 부대가 지나간 길로 인도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느 날, 그는 두 갈래의 길목에서 왕의 부대를 기다렸습니다. 그런대, 와의 부대가 도착하기도 전에 젊은 연락병은 적탄에 맞아 죽고 말았습니다. 적들은 왕의 부대를 전멸시키기 위한 술책으로 젊은 연락병을 없애 버린 것이었습니다.
적들은 오른편 길로 가라는 엉터리 표지를 해놓고는 그곳에서 공격을 할 태세로 매복하고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왕의 부대를 두 갈래 길에 와서 멈추어 섰습니다.
이때 현명한 늙은 장군 한 분이 부대를 멈추게 하고는, 신중하게 생각하였습니다.
언제나 두 갈래 길에는 연락병이 서 있도록 약속되어 있는데, 표지만 세워있고 정작 있어야 할 사람이 없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말에서 내려 그곳 주변을 자세히 조사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그곳에는 피가 흘려진 곳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핏자리에는 지금까지 보지 못한 나팔처럼 생긴 꽃이 피어 있었습니다.
늙은 장군은 “이것은 필경 기사의 나팔이다. 젊은 연락병은 이곳에서 죽었음에 틀림없다.” 하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꽃의 줄기가 나팔의 줄기와는 반대로 왼쪽으로 감겨 있는 것을 보고 두말없이 왼쪽 길로 접어들어 행군을 계속하여, 결국 무사히 돌격 부대를 만났다고 합니다.
바로 이 꽃이 충성스러운 젊은 연락병의 핏자국에서 돋아난 메꽃이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