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쭉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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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쭉꽃 - 편집실
1993년 04월 134호
철쭉꽃은 진달래과에 딸린 꽃입니다. 철쭉과 진달래의 꽃 모양은 다릅니다. 더구나 철쭉꽃은 진달래보다 아주 늦은 5월 무렵에 꽃이 피어 구별하기 쉽습니다.
철쭉꽃은 고장에 따라서 ‘옥지’ ‘천죽꽃’ ‘철둑’ ‘철촉’ ‘체지꽃’ 따위의 많은 이름으로 불립니다.
철쭉꽃에 관한 이야기는 신라 향가에 이미 나타나 있습니다. 향가는 신라시대에 민간에 유행하던 노래를 기록한 것입니다.
신라 33대 성덕왕 때, 꽃을 극진히 사랑하는 수로라고 하는 부인이 있습니다. 이 부인은 꽃과 같은 아름다운 마음을 지녔을 뿐 아니라 얼굴도 꽃처럼 예쁜 여인이었습니다. 수로 부인이 강릉 원님으로 부임해 가게 된 남편 순정공을 따라 마차에 흔들리면서 가는 길이었습니다. 본디 며칠씩 걸겨서 가야 하는 먼 길이라 얼마 가다가는 쉬고, 또 얼마 가다가 쉬면서 가던 참이었습니다.
하루는 이들 일행이 점심을 먹으려고 어떤 해변가에 쉬게 되었습니다. 그속은 마침 병풍처럼 둘어싸인 아주 높은 절벽 아래였습니다. 이때가 5월이었던지 그 높은 절벽 끝에는 아름다운 철쭉꽃이 만발해 있어, 그들은 마치 꽃병풍에 둘러싸인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참다 못해 곁에 있는 하인에게 꽃 한 가지만 꺾어 오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원체 험한 절벽이라 감히 누구도 올라가지는 못하고 그저 아래서 성성대고만 있었습니다. 마침 이 때 어느 한 노인이 암소를 끌고 그 곳을 지나가다가 수로 부인의 이 무리한 말을 듣고 ‘오르지 못하는 절벽인 것을 모를 분은 아닐 것 같은데… 무던히 꽃이 갖고 싶은 게지….’ 이렇게 생각하고는 자기 소를 바위 끝에 메어 놓고 그 무서운 절벽을 기어 올라가서 꽃 한 가지를 꺾어 가지고 내려왔습니다. 그리고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웃음 띤 얼굴로 그 꽃을 수로 부인에게 주면서 노래르 읊었습니다.
“붉은 바윗가에 암소를 끌고 온 이 노인이 부끄럽지 않으시거든 부인 제 꽃을 받아 주십시오.”
그 다음은 어떻게 되었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아마 받았겠지요.
향가에 나타나 있는 것은 이 짧은 노래 한 구절뿐입니다.
‘헌화가獻花歌’란 이 노래인데, 몇 천년이 되는 오늘까지 철쭉꽃과 더불어 그때의 아름다운 정경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