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호 보기


호랭이 장가가는 날

이전 게시물 다음 게시물
신화엄변상도 - 김종표 2002년 06월 244호
꽃잎 땅에 떨어지고
하늘 반쯤 열리고
질펀한 길을 달리니
사람은 보이지 않고
늘어진 나무와
질펀한 땅만 보이네.

멀리 떨어지는 빗방울과
여기 떨어지는 햇살이 만나
묘한 색깔을 만드니
언제나 세상은
만남이 아름다운 모양.

멀리 빗방울 떨어지는 곳에서
흰 모자 머리 두르며 걸어가는
촌로村老의 뒷모습을 보며
날개 접은 소나무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보며
길을 간다.

비도 좋고
햇살도 좋은 날

길을 간다.
그리고
한마디
“날씨 좋구나.”
“장가가서 고놈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