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자의 의지와 욕구의 산물로 나타난 허상 또는 가상의 현실은 굳이 컴퓨터시대에 컴퓨터 상에만 나타난 새로운 산물은 아니다.
부처님은 2500년 전 지금 우리가 발 딛고 있는 현실 또한 중생들의 의지와 욕구(業)대로 세상을 창조한다하여 우리 모두를 프로그래머라고 정의하여 일체유심조라는 말을 남겼다.
이제 우리는 자신이 창조한 세계(허상의 세계)에서 다시 컴퓨터를 통해 또 다른 세계(사이버 세계)를 창조하는 프로그래머이자 그 공간(세계)을 즐기는 사용자이기에 꿈속에서 꿈을 연속적으로 꾸는 것이니 무엇이 현실이며 가상인지는 자기를 바로 보지 않으면 이 꿈에서 저 꿈으로 자신을 잃고 헤매이는 방랑자가 되는 것이다.
이런 많은 사이버세계를 하나로 관찰하여 자기 정체성을 회복하는, 자기를 찾는 마음 공부는 중요하고도 시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점에서 현대문명이 발달할수록 자신을 찾는 선 공부는 매력을 더해 가는 분야가 될 것이다. 《화엄경》에 의하면 세계의 존재방식인 연기는 서로 동화하고 드나들며(相卽相入), 끝없이 이어지고 또 이어지는(重重無盡) 성격을 지닌다.
이처럼 모든 것이 걸림없는(事事無碍)세계가 법계이며 이러한 존재 방식이 법계연기라하였다. 컴퓨터상에서 창조되는 사이버세계가 화엄경의 법계연기와 다를 바 없이 전개되고 있다. 컴퓨터상의 사이버 세상이 가상이 아닌 실상의 법계연기가 되고 아니 되고는 자신을 찾는 공부에 달려 있다.
현대문명이 자승자박自繩自縛의 재앙으로 다가올지 화려한 연꽃을 피워낼 것인지를 묻고 싶다. 결제를 맞은 사부대중에게 해답의 무거운 짐을 지워본다.□